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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농수산물도매시장에 투기성 자금을 비롯한 대형자본 진출이 잇따라 이뤄지면서 단기 투자처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 초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의 구리청과가 사모펀드인 넘버원구리홀딩스(주)에 약 285억원에 매각됐다.

이에 앞서 2010년 동부한농이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의 동화청과를 280억원에 인수한 후 2015년 칸서스자산운용에 540억원에 매각했다.

칸서스자산운용은 1년 만인 2016년 한일시멘트 자회사인 서울랜드에 600억원 정도로 되팔았으나 최근 동화청과 매각설이 또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인수자는 신라교역으로 막판 가격 협상을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가격은 600억원대 중반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매물로 나왔었던 대아청과 역시 지난해 사모펀드가 인수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도매시장 법인 인수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2~3년 만에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까지 차익실현이 가능한 데 따른 것이다.

도매시장 법인의 수익 구조는 사실 위탁수수료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 만큼 기업이나 투기 자본 입장에서는 치열한 마케팅이나 홍보전을 하지 않아도 되며, 추가적인 연구개발(R&D)을 하지 않아도 된다.

농수산물시장이 급격한 하락장을 맞지 않는 한 큰 노력 없이도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구조인 것이다. 
 

상법상 이같은 기업 인수가 법에 저촉되는 일은 아니다. 
 

그러나 공영도매시장은 국가가 농수산물 가격 안정과 유통을 위해 지정한 공공기구이다. 각 도매시장 법인들이 거래하는 가격은 전국 농산물 가격의 ‘기준 가격’ 역할을 하고 있으며, 도매시장은 국내에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는 허브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 도매시장은 사실 농업인들이 지불하는 수수료로 운영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이유로 최근 잇따라 이뤄지고 있는 ‘인수전’을 바라보는 농축수산업계dml 시선은 따갑다. 
 

기업 입장에서는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는 게 중요하겠지만 그 이전에 도매시장은 공익성을 추구하는 공공재이며, 이 테두리 안에서 각 주체들이 이해하는 범주를 넘어서서는 안될 일이다.  
 

또 이같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데는 그동안 도매시장의 각 법인들이 위탁수수료만 받았지 출하자를 위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여론도 깔려 있다.
 

공영도매시장이 더 이상 투기 자본들의 안정적인 투자처로 전락돼서는 안된다.

지금이라도 이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인 손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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