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 산란 닭 사육 성공 비결은 '신뢰'

[농수축산신문=장인식 기자] 

▲ 재래 산란 닭을 사육하는 이몽희 닭실재래닭연구소 대표이사.

이몽희 농업회사법인 (주)닭실재래닭연구소 대표이사는 대학에서 축산을 전공했으며, 졸업년도에 지도교수로부터 받은 자료를 참고해 경북도 전역을 다니며 재래 닭 종류와 사육현황을 조사한 바 있다.

그 후 직장에서 해외 주재원을 지내고 건설업 등 개인사업을 경영해 오던 중 학창시절 전공을 찾아 남이 하지 않는 축종을 선택해 시작하게 된 것이 현재의 ‘재래 산란 닭’ 사육이다.

이 대표는 “성공의 비결은 신뢰가 가장 큰 힘이었다”며 “친구·친지 등 주위사람 모두가 재래 닭을 고집하다 결국 실패할 것이라는 반대를 무릅쓰고 남이 따라하지 못하는 품종이 바로 차별화된 재래 산란 닭 사육이라 판단하고 사업을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닭실재래닭연구소를 설립해 경북 영천지역에서 생활안정자금 3300만원으로 재래닭 사육을 시작했다. 하지만 수 년 동안 시설허가 문제를 비롯해 인근 주민과의 갈등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고진감래 끝에 20억원을 투입, 본격적인 재래 닭 사육에 나선 이 대표는 3년 간 8200마리(산란 닭 7000마리) 규모로 키워 월 순소득 1500만원을 올리는 안정적인 사업발판을 마련했다.

그 후 현재의 영양군 영양읍에 사업 확장을 위한 새로운 사업장을 준비하던 중 청천병력 같은 DDT(살충제) 계란파동을 맞게 돼 1차 사업은 완전 실패로 막을 내렸다.

당시 8200마리의 재래 닭을 폐사 처리해 충청지역에서 1차 소각처리를 한 후 영천시에서 2차 소각처리한 잔류물은 특정폐기물처리로 매립하면서 살충제로 인한 사업실패는 완전히 마무리됐다.

이 대표는 현재 8명의 회원과 함께 산란 닭 7200마리(1일 3600개), 중병아리 1500마리 규모의 농업회사법인을 경영하고 있다. 1000마리 규모의 계사 7동에서 생산된 계란은 세심한 수작업으로 이물질 제거와 선별·포장을 거쳐 96%는 ‘한살림소비자협동조합’, 4%는 대구지역에 유통되고 있다.

그는 토종닭과 교잡종이 아닌 재래 닭의 순수혈통을 늘리기 위해 순도선별, 후대점검, DNA검사 등을 거쳐 향후 2만마리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닭실재래닭연구소는 친환경 계란을 생산하기 위해 일체의 소독약을 쓰지 않는다. 살충제파동 이전에 철저한 소독으로 계사를 관리했으나 오히려 소독으로 인해 안전성 검사에 사소한 문제가 발생해 유통에 애로를 겪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동물복지란 동물이 자유로워야 한다”며 “1000마리가 집단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에 흙과 모래를 제공하고 일광욕을 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개선하는 한편 곡류와 풀 등 다양한 먹이를 제공하는 등 닭이 더 좋은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열악한 환경에서 어려운 생활을 했던 옛날의 농촌을 생각하며 새로운 농업을 보급하고자하는 심정으로 재래 닭 사육 의사가 있는 농업인에게 종자를 보급할 용의가 있다”며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봐서 누구나 1000마리 규모의 1동 계사로도 적정한 농외소득을 올릴 수 있는 사업”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는 또 “재래 닭 사육은 적은 자본으로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사업”이라며 “후배 양계인들이 실패로 인해 허송세월을 보내지 않도록 적극 도와 풍요로운 농촌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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