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신 '메디푸드'… 건강한 축산식품으로 시장 공략

[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 그린그래스(주)는 오메가밸런스를 유지시켜 주는 축산식품을 생산하며 농축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은 그린그래스 본사 전경

[프롤로그]

FTA(자유무역협정)·고령화 등 농업 환경변화는 한국농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과 글로벌시장에서의 경쟁력 제고를 필요로 하고 있다. 특히 FTA로 대변되는 개방화 속에서 농식품부문의 글로벌시장 경쟁에 대비하고 식품·외식산업의 새로운 추세와 변화에 대한 대응책 마련도 시급하다.

이에 본지는 우수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무기로 치열한 글로벌시장 경쟁과 수입 농축산식품의 공세 속에서도 꿋꿋이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농식품 벤처·창업인을 찾아 소개하는 ‘농식품 벤처·창업 농업혁신을 견인하다’를 기획연재 한다. 이번 기획연재를 통해 우리나라 농업인들과 예비 창업농들에게 그들의 성공 노하우를 벤치마킹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FTA로 대변되는 개방화 속에서 지속가능한 농업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를 살펴봤다.

그 첫 번째 주자로 전국 2200여개의 농식품 관련 벤처기업 중 빼어난 기술력과 성장속도, 농업의 기여도를 인정받아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1호 ‘이달의 어(A)벤처스’로 선정된 ‘농업회사법인 그린그래스(주)’(대표 신승호)를 소개한다.

 

# 확고한 신념으로 일군 기업

충북 충주시 주덕읍에 위치한 그린그래스. 지난 2015년 9월 창업했으니 올해로 설립 4년차를 맞은 신생기업이다. 이 신생기업이 최근 농식품부가 올해 처음으로 제정한 ‘이달의 어벤처스’에 첫 스타트를 끊었다. ‘어벤처스’는 농식품(Agri-) 벤처라는 의미와 농식품산업의 미래를 이끌어 갈 ‘어벤저스’라는 중의적 의미를 합친 신조어다.

그린그래스가 2200여개에 달하는 농식품 관련 벤처기업을 제치고 제1호로 어벤처스로 선정된데는 신승호 대표라는 한 사람의 장인정신에서 출발한 특별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신 대표가 도시생활을 접고 고향인 충북 음성에 귀농한 때는 자신의 나이 불과 27세였다. 젊은 나이에 축산업에 뛰어들어 그 후 28년간 충북 충주와 음성에서 한우를 사육했다. 한때 한우 1200마리 가량을 키우며 무항생제 축산물, 친환경 축산물을 전량 초록마을에 공급, 연간 20억원이라는 큰 돈을 벌기도 했던 남부럽지 않은 축산인이었다.

그런 그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 건 2005년경이었다. 당시 축·수산물에서의 항생제 내성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육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자 정부가 배합사료 내 항생제 첨가를 단계적으로 축소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에 평소 ‘건강한 삶은 건강한 먹거리로부터 나온다’라는 소신을 갖고 친환경 축산을 일궈 왔던 신 대표는 ‘메디푸드(MEDIFOOD)’에 관심을 갖고 자신만의 특별함과 차별화를 찾기 시작했다.

▲ 오메가3와 오메가6의 비율이 1:4인 유제품들.

# 축산식품의 미래 ‘메디푸드(MEDIFOOD)’에서 찾다

“국내에서 생산 유통되는 축산물이 가축 질병 등의 안전성 문제로 인해 소비자로부터의 불신이 깊어지고 있고 이런 틈을 타고 수입육과 수입 유제품 시장 점유율의 지속적인 증가는 축산농가와 축산업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어요. 이에 축산업의 미래는 보다 더 건강한 식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메디푸드(MEDIFOOD)에 관심을 두게 됐어요.”

메디푸드는 주로 건강 상태를 고려한 식품 등을 일컫는 용어지만, 최근에는 웰빙 트렌드와 함께 약 대신 건강을 다스릴 수 있는 다양한 음식에도 적용되고 있다.

‘선서오메가3’라는 브랜드명에서도 알 수 있듯 그린그래스는 오메가 밸런스를 맞춘 축산식품을 생산하고 있다.

신 대표는 “오메가3와 오메가6 지방산은 신체의 세포를 보호하고 원활한 신진대사를 돕는 필수 지방산이지만 몸 스스로 만들 수 없어 음식으로 반드시 섭취해야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며 “더 중요한 것은 체내의 오메가 밸런스로, WHO(세계보건기구)와 FDA(미국식품의약국)에선 오메가3와 오메가6의 비율을 1:4로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그린그래스는 2007년 사료개발에 착수, 13년간의 연구 끝에 가축을 오메가3와 오메가6의 비율이 1:4인 특별한 사료를 만들었다.

선서오메가3 사료는 흔히 사료에 사용하는 옥수수를 빼고 오메가3가 풍부한 잣 솔방울과 들깨 부산물 등 총 32가지의 원료로 만들어졌다. 특이한 점은 국내산 친환경 곡물과 농업부산물이 90% 이상이라는 점이다. 여기에 실제 소와 돼지, 닭 등 모든 축종에 걸쳐 최적의 오메가밸런스(1:4)를 유지시켜 준다. 이미 국내외 각종 특허 인증을 통해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사료를 개발하기까지 몇 차례의 실패로 인해 어렵게 일군 농장과 집이 경매에 넘어가고 실험사고로 손가락이 4개나 잘리기도 했던 신 대표. 하지만 열정과 신념이 있었기에 지난 2016년 꿈에 그리던 오메가밸런스를 유지시켜주며 증체와 등급, 비용까지 절감가능한 사료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게 되면서 이제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주목받는 경영인이 됐다.

▲ 지난해 5월 최초로 소사료를 미국에 수출했다.

# 오늘보다 미래가 기대되는 기업

그린그래스는 지난해 74억8900만원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창업 초기인 2016년 7억6800만원이었던 매출은 2017년 17억1800만원으로 늘어났고 지난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직원들도 초기 7명에서 지금은 31명으로 늘었고 협력 농가도 50여 농가에 달해 농식품분야의 일자리 창출 역할은 물론 농가소득 증대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그린그래스의 주력 품목은 선서오메가3 사료와 오메가3 한우·돼지·닭고기, 계란, 우유·치즈 등 20여개 제품 등으로 다양하다. 여기에 올 가을이면 기능성 갖춘 쌀까지 출시할 계획이다. 영업망도 현재 서울 잠실점, 충주 연수점, 부산 해운대점·광한리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다음달 서울 테허란로에 서울사무소를 오픈할 예정이다. 이곳을 해외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생각이다. 이처럼 제품 다양화와 시장 다각화를 통해 올해 300억~4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신 대표는 “가축이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축산물의 가치는 달라진다”고 강조하며 “건강한 사료를 먹은 소와 돼지는 건강한 고기가 되며, 이러한 고기를 먹고 몸의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면 어느 소비자가 선택을 가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인터뷰] 신승호 (주)그린그래스 대표

“지금은 맛이 좋아서만도, 위생적이고 안전해서만도 소비자가 먹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맛과 안전 이외에 먹었을 때 보약처럼 실제 몸에도 좋은 건강한 식품이어야 소비자가 선택하는 시대죠. 그것이 밀려드는 수입 농축산식품과 경쟁하며 당당히 자래매김할 수 있는 길입니다.”

신승호 대표는 소비자에게 우리 농축산물을 선택토록 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회사의 설립 목표인 ‘안전한 사료를 개발해 건강한 축산물을 생산, 인류의 건강을 선도하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건강하고 정직한 제품을 공급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신 대표는 “처음에는 정말 좋은 소를 만들겠다는 목표하나로 시작한 것이 이제는 내가 만든 축산식품으로 사람들이 건강한 삶을 영위토록 하자는 게 목표가 됐다”고 전했다.

 

[신승호 대표가 전하는 성공 Tip]

■ 첫째; ‘농업은 인내다’ - 어차피 농축산업은 어렵고 반드시 시련은 있는 법. 꾸준히 노력하고 실력을 쌓아야 한다.

■ 둘째; ‘나만의 기술과 상품 그리고 브랜드를 가져라’ - 남들과 차별화된 무엇이 있어야 성공한다.

■ 셋째; ‘장인정신으로 입문하라’ - 처음부터 돈을 많이 벌겠다는 생각은 버려라. 확고한 가치관과 신념을 갖고 하다보면 성공에 가까워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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