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MSC, 경쟁을 넘어 공생으로 9. 우스터라이, MSC인증으로 안정적인 판로확보
유럽 지역 MSC인식 확산…생산어가에 동기부여

[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유럽의 주요 굴 생산지 중 하나인 네덜란드 후스(Goes)시.

후스시의 굴 생산량은 네덜란드 전체 굴 생산량의 거의 100%에 달한다. 후스시의 굴 생산어업인들은 어업의 지속가능성 확보와 안정적인 판로확보를 위해 MSC(해양관리협의회) 인증을 취득했다.

후스시에 위치한 굴 업체 우스터라이(Oesterij)를 찾아 MSC인증 취득배경과 인증으로 달라진 점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우스터라이는 굴 양식장 최초로 MSC인증을 받은 기업으로 적정생산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있다.

# 세계최초의 MSC인증 굴 양식장

1906년에 설립된 우스터라이는 세계 최초로 굴 양식장에서 MSC인증을 받았다.

우스터라이가 MSC인증을 받은 품목은 굴과 홍합, 2개 어종이며 판매규모가 미미한 로브스터나 뱀장어는 별도의 MSC인증을 취득하지 않은 상황이다.

우스터라이가 취득한 MSC인증은 후스시에 위치한 네덜란드 굴 생산자협회 차원에서 취득한 인증으로 네덜란드 굴 생산자협회는 30명의 회원들의 동의를 얻어 MSC인증을 추진, 2013년 2월에 MSC인증을 취득했다.

네덜란드 굴 생산자협회가 MSC인증을 취득할 당시 네덜란드 정부의 지원도 도움이 됐다. 네덜란드 농업부는 MSC인증의 필요성을 인정, 인증에 소요되는 비용중 8만 유로를 지원했다.

당시 굴 생산자협회의 영세한 회원들이 인증비용에 대한 우려가 컸던터라 이를 해소키 위해 재정을 지원한 것이다. 당시 네덜란드 농업부의 재정지원 조건은 자금 지원 이후 5년 내에 인증을 취득해야하며, 인증을 취득하지 못할 경우 이를 반납하는 것이었다.

얍 드 루이 네덜란드 굴생산자협회 사무국장은 “MSC인증을 추진할 당시 규모가 작은 어가에서 반대가 있었다”며 “하지만 네덜란드 정부의 자금지원을 바탕으로 굴 생산자협회 차원에서 논의를 거친 결과 세계 최초로 굴 양식장에서 MSC인증을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우스터라이의 직원이 지역 어업인이 어획한 대형 로브스터를 들어보이고 있다. 우스터라이는 연간 15만명의 방문객이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 적정생산으로 지속가능성 확보

우스터라이는 품질 좋은 개체굴의 적정한 생산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있다.

우스터라이는 우리나라처럼 수하식 양식시설을 설치하지 않는다. 종묘를 방류하고 바다에서 자연 그대로의 성장을 유도한다. 또한 밀식 역시 하지 않는다.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밀식을 하는 것은 해양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품질문제가 발생할 공산이 크다. 특히 밀식으로 인해 해양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은 MSC인증에도 불리하게 작용한다.

더불어 다양한 국가에서 생산된 굴과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품질이 저하되는 것은 경쟁력을 해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우스터라이 측의 판단이다.

장 도흐 우스터라이 제너럴매니저는 “굴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밀식을 하는 것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후스지역의 굴 품질이나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우리는 저가 굴 시장과 경쟁을 하지 않기 때문에 무리하게 굴 생산량을 늘리는 대신 일정수준의 품질을 유지, 경영효율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 MSC, 판로확보 원동력

우스터라이는 MSC인증을 통해 생산된 수산물의 판로를 확보하고 있다.

우스터라이는 굴과 홍합, 로브스터, 뱀장어 등 4개 품목을 주로 취급하고 있으며 연간 4000만개 가량(5000톤)의 개체굴을 생산, 내수시장에 4000톤을 공급하고 1000톤은 수출하고 있다. 또한 2만5000여톤의 홍합을 생산해 유럽시장에도 공급하고 있다.

생산량 중 품질이 좋은 프리미엄 상품 1000톤 가량은 수출시장으로 고가에 판매되고 나머지는 내수시장에 판매되고 있다.

MSC인증으로 우스터라이를 비롯한 네덜란드 굴 생산어업인들은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했다.

서유럽과 북유럽 지역에서는 MSC 또는 ASC(양식관리협의회) 인증수산물의 비율이 70~80% 에 달해 수산물이 인증이 없이는 안정적인 판로확보가 불가능하다. 즉 MSC인증 효과를 톡톡히 체감하고 있다.

장 도흐 제너럴매니저는 “유럽시장에서 MSC, ASC와 같은 지속가능성인증에 대한 요구가 계속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MSC와 ASC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생산어가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장 도흐 우스터라이 제너럴매니저

“호텔과 주요 유통기업들이 우리 회사에서 생산된 굴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됐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우리가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인증을 받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거죠.”

장 도흐 우스터라이 제너럴매니저는 MSC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가고 있다고 지적한다.상품의 수요자들이 MSC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자들이 이를 거스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상황과 네덜란드 굴 생산자협회의 상황은 다르다”며 “네덜란드의 경우 MSC인증 전부터 밀식을 하지 않아왔고, 굴 생산에 이용되는 모든 선박에 블랙박스가 장착돼 있어 별도의 기록관리를 할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MSC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더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모든 노동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로 시간은 1분이라도 모두 기록을 남기는 것이 자연스러운 유럽의 문화와 국내 수산업계의 문화는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더불어 혼획의 문제가 전혀 없더라도 혼획이 없음을 스스로 증명해야하는 MSC규격의 특성상 여러 어려움도 상존한다.

“MSC규격이 까다로운 것은 분명합니다. 여러 가지 이슈에서 스스로 문제가 없음을 증명할 수 있는 기록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MSC인증을 받으면 주요 호텔 등에 납품하는데도 유리하고 수출에도 굉장히 유리한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MSC를 통해 어업의 지속가능성을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MSC인증을 취득한 것에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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