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겸임교수, 팜한농 상임자문)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 

 6월말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에 앞서 지난 11일과 12일 일본 니가타에서 개최된 G20 농업장관회의에서는 ‘혁신적인 농업기술로 농업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였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G20 국가와 FAO(세계식량농업기구), 태국, 칠레 등이 참가한 이번 회의는 공동성명을 통해 “농식품 분야에서 혁신과 지식은 지속가능한 농업생산성 향상에 필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ICT(정보통신기술), AI(인공지능), 로봇, 드론 등 새로운 기술이 농업 분야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무한히 놓여 있다”며 “농업계, 학계, 타산업 분야 간의 협력”을 당부했다.
 

2018년 FAO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76억명의 인구 중 8억2000명이 정상적인 생활에 필요한 식량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지속적인 인구증가에 대비한 농업생산성 향상은 인류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물론 생산성 향상만이 유일한 답은 아니다. 전세계 농업 분야 무역의 80%를 차지하는 G20 국가들의 농업장관들은 생산, 유통, 소비 단계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공유하며, 음식물 쓰레기 감소를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공동성명은 또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이나 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와 같은 가축 및 식물 질병에 관한 정보공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중국에서 작년에 발병한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효과적인 백신이 없으며, 현재 베트남과 몽고 등지로 확산되고 있어 우리나라도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인구고령화와 인구감소가 심각한 일본은 이번 회의에서 자율주행 트랙터, 작물 모니터링 드론, 토마토 수확 로봇, 무거운 물건을 쉽게 들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 등의 기술을 선보이며 젊은이들을 농업에 유인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제시했다. 같은 문제에 봉착하고 있지만 관련 기술 개발이 아직 걸음마 수준인 우리나라에 큰 자극이 되고 있다.
 

생물 다양성 확보와 기후변화에 관한 대안 마련도 시급한 과제로 대두됐다. 급속한 농업개발이 이루어질 경우 향후 10년간은 그 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수준으로 생물 다양성을 위협할 것이며, 약 100만종의 동식물이 멸종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되는 상황에서(IPBES: 생물 다양성 및 생태계 서비스에 관한 정부 간 과학정책 플랫폼, 2019 보고서) 새로운 대안 마련이 급선무다. 
 

애그테크(Agtech)는 농업 분야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망라하는 첨단기술과 농업을 접목하는 기술을 통칭한다. 이스라엘을 세계 1등 창업국가로 만든 시몬 페레스 전 이스라엘 대통령은 “토지가 사람에게 기여할 수 있는 것보다 사람이 (과학기술을 통해) 토지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더 많다”고 역설하며 농업 분야를 첨단과학의 한 분야로 육성했다. 
 

새로 구성된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가 애그테크 분야에 얼마나 전문성을 갖고 논의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농업의 4차산업혁명을 위해 애크테크 분야 인력 개발과 투자를 게을리 해서는 결코 농업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다.
 

G20 농업장관회의에서 논의된 미래 농업를 위해 효율적인 자원배분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