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고갈·손해율 증가에 양식재해보험료 '늘고' 보험금 '줄인다'

"경영안정 목적인 만큼 정부서 점진적 제도개선 필요"
재해보험기금 고갈
기후변화·이상기후로 향후 재해보험 리스크 커
김동호 기자l승인2019.05.3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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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양식재해보험이 기금고갈과 손해율이 급증으로 기로에 놓였다.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양식어업재해보험은 2008년 제도도입 이후 납입된 보험료가 1522억원인 반면 지급된 보험금은 4388억원으로 누적 손해율이 288.3%에 달하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 3년간 지급된 보험금이 3465억원에 달했다.

연도별로 보면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지급된 보험금은 923억원이었으나 2016년에는 664억원, 2017년 672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2129억원의 보험금이 지급, 지난 3년간 지급된 보험금이 전체 누적보험금의 79%를 차지했다.

누적손실액을 보면 최근 3년간 누적손실액은 2476억원으로 전체 누적손실액의 86%를 기록했다. 이처럼 양식재해보험의 손해율이 커지면서 정부와 민영재보험사의 손실이 급격히 증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양식재해보험의 경우 손해율 100~150% 사이에서는 민영재보험사에서 책임을 지게되고, 150%를 넘어서는 금액에 대해서는 정부재보험으로 보험금이 지급된다. 양식재해보험의 손해율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정부의 양식수산물재해보험기금은 이미 고갈됐다. 또한 양식재해보험의 민영재보험사는 손해율이 높은데다 향후 손해율 개선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판단, 양식수산물재해보험의 재보험 참여를 거부했다. 이 때문에 정부와 민영재보험사에서는 양식보험사업의 안정화를 위해 보험료를 2배로 인상할 것과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올해 재해보험료는 평균 30% 가량 인상됐으며, 최근 5년간 손해율이 300%를 넘어서는 보험가입자는 자기부담비율을 40%로 의무화해 손해율이 높은 가입자에 대한 리스크 관리 강화조치가 마련됐다.

더불어 최근 5년간 손해율이 1000%를 넘어서거나 직전 2년간 연속으로 보험금을 수령한 가입자의 직전 보험가입금액의 80%로 보험가입금액을 제한한다.

수산질병특약의 판매가 중단되며 손해율이 높은 지역에 대한 할증도 부과된다.

최근 자연재해원인 수산질병특약의 가입과 보험금 지급이 증가하면서 양식재해보험의 손해율이 악화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자연재해와 수산질병간의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어려운 터라 평가방법이 개선될 때까지는 수산질병특약의 가입이 중단된다.

더불어 동일한 권역내에서도 손해율이 높은 지역에는 보험료 할증이 적용되는데 올해 기준 전남 완도군 금일읍의 전복양식어업인에게는 25%의 지역할증이 부과된다.

밀식에 따른 적조와 고수온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사육기준을 강화한다. 넙치의 경우 기존에 ㎡당 성어 1kg기준 30kg이 기준이었으나 앞으로는 15cm미만의 크기는 100마리, 15~40cm 미만은 26~90마리, 40cm이상은 25마리로 제한한다.

전복은 4cm미만의 크기는 1600마리, 4~6cm미만은 1333마리, 6~8cm 미만은 1067마리, 8cm이상은 800마리로 제한하며 우럭은 12cm미만 1만1816마리, 12~30cm미만은 7000마리, 30cm이상은 3386마리로 제한된다.

이같은 사육기준은 올해까지는 적용이 유예,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된다. 다만 사육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어업인들도 정책보험에 가입은 할 수는 있지만 올해 재해가 발생해 보험금이 지급돼야 할 경우 사육기준에 따라 보험금이 지급된다.

문제는 이같은 제도변경이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양식수산물재해보험 재보험 참여를 거부한 코리안리는 국내 재보험 시장의 점유율이 60%에 달하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양식재해보험의 재보험 중 80%를 맡고 있었다.

코리안리는 현행 양식재해보험이 보험료가 낮고 제도개선 내용이 미흡해 손해율 개선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재보험참여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최근 계속된 자연재해와 높은 손해율로 다른 재보험사들도 참여를 기피하고 있다.

정부 역시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재해보험기금이 고갈된데다 기후변화와 이상기후로 인해 향후 재해보험의 리스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 소득복지과 관계자는 “지난해 태풍으로 손해규모가 워낙 컸던 터라 기금이 전부 고갈된 상황”이라며 “양식보험이 지속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보험료 인상과 자기부담금 상향조정 등을 비롯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노성 수협중앙회 대표이사는 지난 5월 28일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에서 열린 양식수산물재해보험 현안사항 긴급 대책회의에서 “보험이란 다수의 특정 구성원이 모여 사고를 당한 일부를 돕는 경제제도로 손해율이 높아지고 손실이 커지면 사업운영이 힘들다”며 “양식보험이 내실 있는 보험으로 거듭나 어업인의 경영안정 장치로서 역할을 계속할 수 있도록 이번 제도개선에 대한 양식어업인의 이해와 회원조합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이같은 제도변경에 대해 현장의 어업인들은 반발하고 있다. 양식어업의 특성상 태풍 등으로 발생하는 피해의 규모가 농업에 비해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 보험의 손해율을 이유로 갑작스럽게 보험료가 급등하고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정책보험의 취지에 안맞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남 완도군의 한 전복양식어업인은 “양식재해보험을 가입해도 자기부담금이 40%에 달하고 사육기준에 따라 입식량에 비해 훨씬 적은 수준의 보험금만 받는다면 어떤 어업인이 이를 납득할 수 있겠나”라며 “규모가 크지 않은 어가에서는 차라리 보험을 가입하지 않고 재난지원금을 받는 것이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양식재해보험이 어업인들의 경영안정에 도움이 되는 제도인만큼 정부에서 제도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개선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김동호 기자  kdh0529@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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