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쌀과 관련된 모든 지표가 올해 쌀값 하락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수십년간 정체돼 있던 쌀값이 최근 2년간 가격이 회복되면서 다소 숨통이 트였던 농가들이나 쌀값 지지가 지상과제인 정부 모두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가 쌀 과잉공급 기조가 이어지면서 올해 쌀값이 하락할 것을 예상해 연초부터 각종 대책을 추진 중이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에 쌀값 하락의 요인과 정부가 추진 중인 대책의 실효성을 점검해 보고 현 시점에서의 대책은 없는지 살펴봤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상) 현실로 다가오는 쌀 값 하락 그 원인은
-(하) 과연 대책은 없는가

# 재고부담 가중에 가격 하락폭 확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 전국 산지 평균 쌀가격은 80kg 기준 19만1104원이었다. 지난해 수확기(10~12월)보다 2464원(1.3%) 떨어졌다. 수치로만 보면 쌀값 하락이 크지 않게 보일 수도 있지만 문제는 지난 4월부터 하락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단경기 가격이 전년 수확기보다 낮아지는 현상인 역계절진폭을 살펴보면 지난 3월까지는 평균 0.4%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1.3%까지 확대됐으며, 이같은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올해 쌀값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계속 제기되고 있는 데는 쌀 소비 감소와 높은 가격으로 구매처들이 시장상황을 관망하면서 산지유통업체의 쌀 판매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산지유통업체들로서는 시간이 갈수록 재고부담이 커지면서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농가 재고량은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한데 반해 산지유통업체의 매입량은 1~4월 18만1000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28.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산지유통업체의 매입량이 증가했지만 정작 쌀 판매는 감소했다. 농협중앙회 등 쌀 관련 단체의 1~4월 산지유통업체 판매량은 총 62만8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감소했다. 결국 4월 말 기준 산지유통업체 재고량은 전년 동기 대비 34% 늘어난 77만5000톤에 달한다는 게 농경연의 조사결과다. 이는 농경연이 지난 5월 2~10일 조사한 자료에서도 소비감소와 구매처의 시장관망 등의 영향으로 판매가 줄었다는 응답이 농협RPC(미곡종합처리장) 65.8%, 민간RPC 61.5%를 차지했다.

일반적으로 6~8월에는 쌀 판매가 감소하는 소비지시장의 계절적 패턴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쌀 판매가 늘어나기는 힘든 상황이며, 5~8월 월 평균 재고 소진량이 14만6000톤 가량임을 고려하면 오는 10월 경에 재고물량이 소진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농경연은 단경기(7~9월)때 쌀 평균 가격을 80kg 기준 18만7000원으로 전망했다.

# 2019년산 쌀값도 불투명

올해산 쌀값을 담보하기도 불투명하다. 쌀의 과잉생산 기조가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벼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0.9% 감소한 73만1000ha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감소폭인 2.3% 보다 적은 수준으로, 쌀값이 전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자 굳이 타 작목으로 전환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서다.

이에 농경연은 최근 5개년 평년단수(10a당 530kg)를 적용할 경우 올해 쌀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0.2% 증가한 387만5000톤, 신곡 예상 공급량은 320만3000톤 수준으로 추정했다. 따라서 신곡 예상 수요량 302만~307만톤을 감안할 때 올해도 13만~18만톤의 초과공급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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