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장비로 생산비 절감…순수익 높여

[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 무지개농원에 설치된 환경계측센서. 무지개농원은 환경계측센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산비를 절감하고 있다.

청년농업인의 전문성이 지역 농업인들의 경영비 절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남 함양군에서 사과 과수원을 운영하는 이찬 무지개농원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과수원에서 일을 도와온 이 대표는 군 전역 이후 한국농수산대에 입학, 원예를 전공하며 전문성을 길러왔다.

경남 함양군 무지개농원을 찾아 이 대표를 만나봤다.

 

# 첨단장비로 생산비 절감

이 대표는 생산비 절감을 통해 순수익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무지개농원은 청년농업인 경쟁력 제고사업에 선정돼 환경계측시스템과 환경계측 드론, 고소작업차량 등을 지원받았다. 청년농업인 경쟁력 제고사업의 성과는 우수했다.

환경계측 시스템을 이용해 농장 모니터링에 소요되는 노동력을 30% 가량 절감하고 과수원 관리를 고소작업차량을 이용해 실시해 노동력 절감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환경계측장비 등에서 확보한 과수원 환경 관련 정보를 이용해 적기에 비료를 시비하고 작물보호제 살포횟수를 줄여 생산비를 절감하고 있다.

무지개농원의 경우 작물보호제 1회 살포 시 200~300만원 가량 소요된다. 기존에는 연간 15회 가량의 방제작업을 실시해왔는데 꼼꼼한 기록관리와 환경계측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방제횟수를 12회까지 줄였다. 더불어 비료 역시 토양의 온도를 측정, 적기에만 시비해 품질을 유지하면서 생산비를 줄이고 있다.

이 대표는 “농사가 아무리 잘되고 생산성이 높아져도 비료나 작물보호제에 사용하는 돈이 늘어나게 되면 남는 게 없다”며 “기술이 올라갈 수 있는 만큼 올라간 상황인데다 사과 가격은 오히려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생산에 투입되는 비용을 절감, 실질소득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노하우 전수로 지역농업 경쟁력 ‘UP’

무지개농원이 위치한 경남 함양군 일대는 함양 관내의 사과 주산지로 이 대표를 비롯한 30여명의 농가가 사과 과수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한국농수산대에서 배운 전문지식과 현장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지역의 농업인들과 함께 공유한다. 무지개농원에 설치된 환경계측장비의 데이터를 공유하고 농장관리 노하우를 인근의 농가에 전수하고 있다. 이 대표의 이같은 노력은 지역 사과농업인들의 경영비절감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역의 농업인들이 이 대표의 전문성을 인정하면서 현재는 30여 농가에 과수원 관리와 관련한 컨설팅도 실시하고 있다.

김현철 함양군농업기술센터 주무관은 “이 대표가 비료 시비시기나 약제방제 시기와 관련한 노하우를 지역농업인들에게 전수하며 지역 농업인들의 생산비를 절감하고 있다”며 “청년농업인의 전문성이 지역 농업인들의 소득향상으로 이어지는 좋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전문 컨설턴트가 아닌 터라 전문적인 컨설팅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알고 있는 지식들을 동네 어른들에게 알려주는 것에서 시작했다”며 “이제는 동네 어른들께서 정식으로 컨설팅을 해달라고 하면서 30여 농가의 과수원관리 컨설팅을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이찬 무지개농원 대표

“지난해 병해충 방제를 12회 실시했는데 올해는 10회 정도까지 줄여보려고 합니다. 사과의 품질을 유지한 가운데 방제횟수를 10회까지 줄이면 연간 1000만~1500만원의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실질 소득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찬 무지개농원 대표는 방제횟수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농업인의 실질소득을 크게 높일 수 있다며 운을 뗐다.

이 대표가 생산비 절감에 집중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사과가격이 오르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가격은 이미 형성돼 있어 큰 폭으로 가격이 오르지 못한 상황에서 농장의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생산비절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일부에서는 수천만원짜리 효소를 사용해 농장의 생산성을 높이려고 노력하는데 비싼 효소를 쓰는대신 제일 싼 비료를 치고 적정 품질의 사과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오히려 이익일 수 있다”며 “농사가 아무리 잘되더라도 비료나 작물보호제에 사용하는 비용이 늘어난다면 남는 게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학교에서 배우고 현장에서 쌓아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현장 컨설팅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확산시켜 농업인의 소득이 함께 높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과수원을 운영하며 쌓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향후 전문적인 컨설팅을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다양한 노하우를 확산시킨다면 농업인들의 실질 소득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무지개농원은...]

경남 함양군에 위치한 무지개농원은 2ha 규모의 과수원으로 사과를 생산하고 있다. 생산된 사과는 지역의 공판장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장기간 공판장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품질을 인정받아 무지개농원의 사과 가격이 높게 책정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농촌진흥청의 청년농업인 경쟁력제고사업에 선정돼 다양한 ICT장비를 농업에 활용하면서 무지개농원 뿐만 아니라 인근의 농업인들의 비용절감에도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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