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글 싣는 순서>
1. 우리나라 농산물 수급관리의 역사와 aT의 역할

2. 고객 중심의 비축사업 통해 양질의 농산물 공급역할

3. 식량작물 생산기반 구축

 

3. 식량작물 생산기반 구축

 

식량작물인 콩의 자급률을 높이고 콩 산업발전 기반을 다지기 위해 논에서 생산된 콩을 우선 수매, 콩 판로에 대한 농가의 고충을 덜어주고 국산 콩 소비확대를 위한 수요처를 확보하기 위해 aT 식량관리처가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과잉 생산되는 쌀을 대신한 작목전환 효과를 위해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연간 국내 총 콩 소비량은 45만톤 수준이나 국내 콩 생산은 2013년 15만톤 정도에서 올 들어 9만여톤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산 콩 가격이 수입 콩보다 4배나 높고 불리한 생산 여건 등 열악한 환경으로 국산 콩 자급률은 2014년 35.9%에서 2017년 22%로 하락했다.

이에 정부에서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콩 수매계획량을 지난해 5만5000톤에서 올해 6만톤으로 책정해 논타작물 콩을 전량 수매할 계획이다. 수매가격은 2017년 1등급 기준 kg당 4011원에서 지난해 4200원으로 4.7% 인상됐으며, 올해는 kg당 4500원의 특등규격을 신설했다.

aT는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 추진을 기회로 수매 경로 다양화와 생산자 단체의 논 타작물 재배 참여 유도를 위해 수매대상을 들녘경영체, 국산콩생산자연합회까지 확대했다. 수매약정물량도 2017년 1846톤에서 2611톤으로 확대했다. 논콩 수매계약 약정에 참여한 생산자 농가 11개소를 대상으로 aT와 농촌진흥청이 공동 주관해 현장 컨설팅도 진행했다. 관련 전문가, 논콩 재배 선도농가들과 함께 지역별 생육상황에 대해 공유하고 콩 재배 농가의 고충과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 목포항에서 FAC 원조 쌀을 선적하고 있다.

# 자급률 향상 도모... 국내 생산 기반 강화 지원

aT는 콩 외에도 국산 밀 수매와 함께 소비 촉진에도 앞장서고 있다.

우리 밀은 수입밀과 가격차이로 낮은 소비자 인지도와 접근성으로 올해 자급률이 1% 미만으로 하락할 위기에 봉착했다. 이에 정부는 2022년까지 자급률 9.9%, 생산량 22만톤까지 확대하고자 밀 산업 중장기 발전대책을 발표했다. 국산 밀 수매비축제를 35년 만에 부활시키고 2019년 예산 100억원을 편성해 1만톤을 수매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aT는 식량신사업TF를 구성, 지난 3월 2017년산 밀 과잉재고 문제 해소를 위한 특별매입을 통해 6061톤을 우선 수매한 바 있다. 국산 메밀의 계약재배를 통해 생산기반을 강화하고 자급률 제고를 도모했다. 메일 약정수매로 농가소득을 지지해 국산메밀 생산기반을 조성하고 메밀관광화 및 농촌유휴지 활용 등을 통한 국산 메밀 산업을 육성한다. 메밀 관련 사업의 관광화를 통해 지역사회의 농촌문화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다.

지속가능한 국산 밀 산업 발전을 위해 소비 확대, 판로 개척에도 힘쓰고 있다. 계약재배를 위한 메밀 종자 및 농자재 구입비와 생산과정 중 공통비용(비료, 농자재)를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밀의 우수성을 알리고 인지도를 제고하기 위해 제15회 부산도시농업박람회, 국제외식산업박람회에 참가, 우리 밀 홍보관을 운영해 우리 밀 가공식품 전시 및 시식행사 등을 진행했다. 또한 국립식량과학원과 협업한 국산밀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초청 세미나를 개최해 알러지 저감 밀 ‘오프리’, ‘유색밀’, ‘아리흑’ 등 기능성 밀의 산업화 연계 방안을 모색하고 밀 추출물을 활용한 건강기능식품 개발 등 우리 밀 농가의 판로개척을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은석 aT식량관리처장은 “수매뿐만 아니라 침체된 우리 밀 산업 활성화를 위해 우리밀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앞장서겠다”며 “소비 확대, 판로개척을 위한 새로운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 직배용 국산 콩을 살펴보는 모습

# 국영무역기관으로서 경쟁력 발휘

다국과의 FTA(자유무역협정)로 외국 농산물의 수입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민간이 사업을 수행할 경우 무분별한 저가 농산물의 반입 가능성이 높다. 그런 면에서 aT는 WTO 협상에 따라 시장접근물량을 수입 관리하는 기관이다.

TRQ(저율관세할당)는 농산물의 관세화 개방으로부터 국내 농업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로 국내 시장에 영향이 큰 주요 농산물에 대해 일정 물량 만큼을 저율관세로 수입하고 이를 공공기관인 aT가 관리해 시장교란을 최소화한다. 수입이 불가피한 농산물을 국내 생산시기 등을 고려해 도입함으로써 국내 농산물의 수급과 가격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다.

aT는 2017년 기준 21개 농산물에 대한 TRQ 수입관리를 진행했다. 최소시장 접근물량 품목은 고추, 양파, 마늘, 생강, 팥, 녹두 등이며 현행시장 접근물량 품목은 참깨, 콩(콩나물콩), 땅콩이다.

aT는 국내 작물 수확기를 감안한 분산 도입 후 단경기에 방출하고 있으며, 과잉생산 시에는 건조품을 대체 수입해 국내 농가를 보호한다.

국내 자급률이 낮은 농산품은 곡물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상시 비축을 추진 중이다. TRQ사업의 수익은 농산물가격안정기금에 적립돼 유통개선과 수출지원 등 농식품 산업발전을 위한 밑거름으로 사용된다.

aT는 용도별·곡종별 도입으로 TRQ 쌀 관세화 검증 협상에 대응하고 국내 수요처 요구에 부합하는 등급·규격·품질의 쌀을 도입할 계획이다. 또한 국산 쌀 수확기 도입·판매중단, 구곡 용도전환으로 국내쌀시장 영향 최소화, 가공용 쌀(현미) 운송 및 보관관리제도 개선(톤백 포장 등)으로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한·미, 한·EU FTA 협상을 통해 주요 양념류(고추, 마늘, 양파)와 참께, 녹두, 팥, 메밀 등의 농산물에 대한 관세 철폐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산 농작물의 관세 철폐로 참깨, 고추, 마늘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농산물의 무분별한 수입 및 정부 수급조절 기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관세 철폐화가 국내 농업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연구 중이다. 더불어 관세 철폐 품목의 생산기반 확대를 위해 국내 소비처를 확대하고 민간 독점 견제를 위한 수매비축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 지난 5월 10일 열린 FAC 쌀원조 기념식

# 해외원조 등 식량지원 역할

국내 쌀 소비감소와 공급과잉 이중고는 2000년대 이후 농업인들에게 큰 아픔이 되고 있다.

1997년 102kg이었던 1인당 쌀 소비량은 2016년 62kg으로 40% 정도 줄었지만 생산량은 같은기간 약 20% 감소에 그친 420만톤을 기록했다. 정부는 쌀 수급조절을 위해 2013년 애프터(APTEER)를 통한 해외원조를 추진했다. 애프터는 아세안+3국 간에 식량부족, 기근, 재난 등 비상사태 대비를 위해 쌀 비축물량을 사전에 약정·비축, 비상 시 약정물량을 판매·장기차관·무상지원 하는 공공 비축제도이다. 2013년 국회가 애프터 협정을 인준함으로써 우리나라는 15만톤의 쌀을 비축하고 비상시 약정된 물량을 해외에 판매·장기차관·무상지원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에 aT는 2014년부터 전업농, 들녘경영체, 농업법인 등 규모화 된 생산자들로부터 공개모집을 통해 쌀 수매사업을 추진해 매년 3만톤 물량의 쌀을 비축했으며, 2017년 5월 국내 최초로 쌀 750톤을 해외에 원조했다. 캄보디아 250톤, 미얀마 500톤으로 결정된 애프터 원조 쌀은 광양항 컨테이너에 선적됐다. 올해는 지난 4월에 미얀마와 라오스 등에 1000톤의 쌀을 원조했으며 식량원조협약(FAC)에는 상반기에 5만톤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 쌀은 예맨과 에티오피아, 케냐, 우간다 등에 지원될 예정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