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 대비 추가 공급량 차이 커 수매대책 실효성 의문
산지 거래 활성화와 소비촉진 결과에 따라 성패 갈릴 듯

[농수축산신문=길경민 기자, 이한태 기자]

공급과잉으로 양파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농협은 2만톤의 추가수매를 결정했다. 하지만 정부와 현장에서 예상하고 있는 평년대비 추가 공급량이 차이가 커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일고 있다.

지난달 농림축산식품부는 중만생종 양파 수급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단수 증가의 영향으로 양파 생산량이 평년대비 13%, 15만톤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출확대(1만5000톤), 수매비축(6000톤), 채소가격안정제 약정물량 출하정지(1만2000톤) 등의 내용을 담았다. 농협 역시 최근 시장 격리물량을 3만톤에서 2만톤을 추가해 수매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10일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양파가 1kg에 397원에 거래됐다. 대책의 효과에 대한 판단을 갖기도 전에 양파재배농업인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이던 400원마저 무너진 것이다.

정부의 수급안정 대책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생산자들은 예상 공급물량에 대한 정부와 현장의 추정치 차이를 지목한다. 정부에서는 단수 증가로 15만톤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이보다 2만톤 가량 많은 17만톤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협에서도 수매물량을 5만톤으로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가격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정부에서 수매 확대 등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김원석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대표는 지난 11일 강석진(자유한국, 산청·함양·거창·합천)·서삼석(더불어민주, 영암·무안·신안)·엄용수(자유한국,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긴급간담회에서 “양파 가격안정을 위해서 지자체와 협력해 수매물량을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다”면서도 “대책 이후 가격회복이 안 되면 정부가 농수산물유통공사를 통해 정부수매를 확대하는 등 추가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건의했다.

다음으로 산지 거래가 얼마나 활성화 될 수 있는가와 그 시점이다. 현재 산지 양파 거래가격은 20kg망당 5000~7000원선이다. 지난해 농협의 평균 계약거래 단가가 9000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격차가 너무 커 현장에서는 지켜보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농협에서는 최근 계약단가를 무안 8000원, 완주 9000원 등으로 결정, 8000~9000원선에서 안정화를 유도하고 있다. 다만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인 양파 수확이 시작되는 만큼 이번 주가 가격회복을 위한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어 산지 거래가 얼마나 활성화될 수 있을지가 변수가 되고 있다.

무안군에서 양파를 재배하는 한 농업인은 “현재 산지에서 양파 거래가격은 20kg망당 5500원선으로 대책과의 차이가 크다”며 “정부 대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산지에서 반응이 와야 하는데 수확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불안한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소비촉진 결과에 따라서도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정부는 농협과 함께 추가 공급물량 15만톤 가운데 12만톤을 시장에서 격리시키고, 3만톤에 대해서는 소비촉진 등을 통해 시장에서 흡수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최근 양파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느끼는 심리적 가격은 전혀 ‘싸지 않다’는 반응이어서 소비촉진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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