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쇄신 절실한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경영' 공백'·내부통제 '마비'·예산집행률 '바닥'
단발적 대책·보여주기식 보다 장기적 성장위한 대대적 조직쇄신 필요
신현석 공단 이사장 역할 중요
김동호 기자l승인2019.06.1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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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 지난 13~14일 강원 속초시에서 열린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연찬회의 기념촬영. 공단은 경영공백과 부실한 내부통제, 직원간 반복과 갈등 등이 이어지며 쇄신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이 경영공백과 직원간 내부 분열, 내부 자정능력의 상실 등으로 공단 조직 전체를 쇄신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수산자원관리공단은 최근 국세청 세무조사결과 43억5000만원의 추징금을 부과받은데 이어 상임이사인 경영본부장의 사표가 수리되며 경영은 공백에 놓였다. 이 가운데 직원간 분열과 반목이 이어지고 있으며 예산집행률마저 저조한 상황이다.

이에 수산자원관리공단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향후 공단이 어업인을 위해 봉사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필요한 방안에 대해 살펴본다.

# 경영은 ‘공백’ 내부는 ‘사분오열’

수산자원관리공단의 경영공백이 심각해지고 있다.

공단 본사의 간부는 이사장과 경영개발본부장, 기술개발본부장, 사업본부장 등 4명이 있다. 이중 사업본부장은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공석인 상황이며 경영본부장은 차기 본부장 선임을 위한 공모절차도 들어가지 않은 상황에서 황진욱 전 본부장의 사표가 수리, 적어도 2개월 이상의 공백이 예상되고 있다.

경영이 공백상태라면 조직내부는 직원간 대립과 반목이 이어지면서 직원이 서로를 고소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공단 감사실에 따르면 현재 공단의 직원간 형사고소가 이뤄진 것 중 확인된 것은 2건이다. 공단의 보직자인 조 모씨가 노조 간부인 김 모씨로부터 개인정보보호법과 협박 등으로 형사고소를 당했다. 이들은 모두 국립수산과학원 출신으로 최근 계속 개인적인 갈등이 이어져왔다. 이 가운데 공단의 보직자가 해당 노조 간부의 과거 미성년자 성매매로 처벌받았던 전력 등을 거론하면서 갈등이 격화, 김 모씨가 협박 등으로 형사고소를 한 것이다.

또한 공단의 감사실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는 김 모 변호사는 공단의 한 과장으로부터 욕설 등을 들었다는 이유로 협박죄로 형사고소했다.

이처럼 직원간 형사고소가 이뤄지는 것은 직원간 갈등과 반목의 수준이 도를 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마비된 내부 통제

수산자원관리공단은 직장내 성폭력과 관련한 대통령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내부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을 은폐, 내부통제기능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공단 동해본부에서는 직장내 성추행 문제가 불거졌다. 동해본부 소속의 한 중간관리자자가 당시 계약직 직원을 성추행했기 때문이다. 당시 미투운동의 확산 등의 영향으로 직장내 성폭력의 경우 엄중히 처리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단에서는 성추행 문제에 적극 대응하는 대신 은폐했다. 공단은 가해자를 다른 지역으로 발령을 냈고 이후 이어진 인사위원회에서는 해당 가해자의 신청에 따라 명예퇴직을 받아들였다.

이 과정에서 공단의 부실한 내부통제가 여실히 드러났다. 직원의 비위사실을 인지했을 경우 적극적으로 이를 시정해야할 감사실과 직장내 성폭력 문제에 대응해야하는 인사관리실, 휘하 직원의 성추행 문제에 엄중하게 대응해야할 동해본부장 중 누구하나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결국 성추행 문제는 해수부의 감사결과 사실이 밝혀졌고 해수부는 공단 측에 당시 책임자를 문책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공단은 직장내 성폭력 은폐문제를 두고 감사실과 인사관리실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를 보였다. 본지 취재과정에서 감사실에서는 직장내 성폭력 문제는 인사관리실 소관업무라고 선을 그었고, 인사관리실은 직장내 성폭력 고충상담센터의 역할을 할 뿐 직원의 비위사실에 대한 감찰은 감사실 업무라고 책임을 감사실로 넘겼다.

또한 공단의 성추행사건 은폐는 문재인 대통령의 경고를 무시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2017년 11월 21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직장내 성폭력에 대해 기관장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한 바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2017년에는 공단 직원이 용역을 수행하는 업체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수수하고 관련 정보를 알려주는 등 내부통제에 허점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을 반영이라도 하듯 기관의 청렴도 평가는 낮아졌다.

수산자원관리공단은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종합평가와 외부 평가가 각각 전년대비 1등급씩 하락한 3등급을 기록했다. `

# 추징금 43억5000만원 부과, 예산 집행률은 ‘바닥’

수산자원관리공단은 부실한 회계업무처리로 국세청으로부터 43억5000만원의 추징금을 부과받은데 이어 5월 말 기준 예산집행률도 바닥을 치고 있다.

공단은 올해 실시된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부가세 17억원과 법인세 26억5000만원 등 43억5000만원의 추징금을 부과받았다. 공단 설립이후 회계처리가 부적정하게 처리되면서 발생한 일이다. 공단의 특성상 추징금으로 사용할 예산이 없는 터라 국세청의 추징금을 모두 은행에서 차입해야하는 실정이다.

이에 해수부에서는 공단설립이후 회계업무를 담당했던 담당자를 문책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 공단 감사실에서는 이와 관련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예산집행률은 저조하다. 해수부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공단의 올해 예산집행률은 15% 수준에 그친다. 통상적으로 5월 말이면 40~60% 수준의 예산집행률을 보인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문성혁 해수부 장관이 해수부 회의에서 이례적으로 공단의 낮은 예산집행률 문제를 지적, 공단에서는 지난 10일 부랴부랴 예산 집행률을 높이기 위한 회의를 열기도 했다.

# 대대적 조직쇄신 이뤄져야

수산업계의 관계자와 전문가는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이 처한 지금의 상황에 대해 대대적인 조직쇄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것이 아닌 조직의 장기적인 성장방안과 쇄신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직 수산자원관리공단 고위 관계자는 “최근 국세청 세무조사와 감사원감사 등을 통해 과거 잘못된 관행이나 조직관리의 허점 등이 드러나고 있는 것 같다”며 “과거에는 조직과 사업의 안정화에 몰두했다면 이제 공단의 쇄신을 통해 미래비전을 찾아나가야 하며 그 과정에서는 신현석 공단 이사장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산업계의 한 전문가는 “공단은 지금 조직관리와 내부통제, 사업관리, 인사관리 등 모든 방면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며 “단발적인 대책이나 보여주기식의 쇄신이 아니라 조직의 모든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신 해수부 수산자원정책과장은 “신 이사장이 최근 보직자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하고 공단의 개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신 이사장의 쇄신의지가 강한 만큼 믿고 기다려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kdh0529@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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