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돼지는 비발열성 동물
계절적으로 하절기 가장 취약
돈사 내 온도 상승·고온스트레스 유발
모돈 번식 능력·육성돈 생산성 감소

젖소는 폭염일수 빈도·더위 강도 따라
원유생산량 차이 극명

혹서기 피해 예방 위한 
철저한 사양관리 필요

 

최근 30도가 넘는 날씨가 이어지면서 벌써부터 역사상 가장 무더웠던 지난해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폭염일수는 31.4일로 역대 최악의 더위로 기록됐던 1994년 31.1일의 기록을 넘었다. 지난해는 7월 전국 평균 폭염일수가 15.5일로 평년 3.9일에 비해 5배 가까이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8월도 상황은 비슷해 폭염일수는 14.3일로 평년 5.3일의 3배에 달했다.  

이 같은 여름철 폭염은 특히 가축 생산성과 직결된다. 그래서 폭염에 따른 고온 스트레스를 대비한 철저한 사양관리는 반드시 필요하다.<편집자 주>

폭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는 지난해만큼 길지는 않지만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된다. 예보로는 다음달 후반에는 주로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무덥고 습한 날씨가 되겠고 기압골의 영향을 받을 때가 있어 기온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월평균기온은 평년 24~25도와 비슷하거나 높겠다. 또한 8월 들어선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무덥고 습한 날씨가 되겠고, 대기불안정으로 강한 소낙성 강수가 내릴 때가 있겠지만 지역 편차가 클 것으로 예보됐다. 월평균기온은 평년 24.6~25.6도와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정준용 농촌진흥청 재해대응과장은 “올 여름에도 폭염일수가 열흘 이상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폭염에 취약한 가축 사육 농가의 시설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비발열성 돼지 폭염에 치명적

돼지는 비발열성 동물이기 때문에 돼지에게 계절적으로 하절기는 연중 최악의 시기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역대 최악의 폭염으로 양돈에선 어려움이 많았는데 올해도 사정은 비슷해 오는 8월 10일부터는 35도 이상의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8월 중순 이후에는 극심한 무더위가 올 가능성이 있다”며 “기호성 증진을 위한 돼지에 맞는 최적의 감미제나 유기산제, 복합 향미제 첨가는 물론 냉방기 등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하절기 폭염은 돼지 생산성에 있어 치명적이다. 돈사 내 온도 상승과 고온스트레스를 유발해 모돈의 번식 능력을 떨어뜨리고 육성돈의 생산성을 크게 감소시킨다. 

폭염은 돼지의 대사에 영향을 미쳐 사료 섭취량이 감소하고 증체를 저하시키는 것은 물론 사료효율이 저하되고 도체품질도 함께 떨어질 수 있다. 수태율에도 영향을 주는데 산자수 감소, 수태율 감소, 재귀발정 지연, 정자 품질 저하 등을 유발한다. 폐사율도 함께 증가해 모돈의 급사나 비육돈 급사도 증가한다.  

때문에 환경관리, 음수관리, 번식관리, 영양관리 등은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원유생산량과도 밀접

돼지 못지않게 더위에 민감한 축종 중 하나인 젖소는 더위의 강도와 폭염일수의 빈도에 따라 올해 원유생산량이 극명한 차이를 보일 것이란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올해는 구제역 백신 일제접종이 지난 5월 동시에 이뤄진 터라 여름 더위를 대비하는 젖소들의 건강상태도 고르지 못할 것이란 걱정도 크다. 

게다가 현장에선 지난해 폭염이 올해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장 농가들은 “구제역 백신 접종에 따른 생산량 저하는 5월 일제 접종 후 소폭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오히려 지난해 최악의 폭염에 따른 생산량 변화가 더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여름 수정이 되지 않아 더위가 한풀 꺾인 10월과 11월에 수정이 이뤄지면서 올해 7월과 8월 분만예정인 젖소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올 여름 생산가담군이 늘어나면 원유생산량이 늘어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6~9월 젖소 사육 마릿수가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초과원유 가격인상으로 낙농가들의 원유생산의지가 증가하면서 원유생산량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농경연의 원유생산량이 다소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도 불구하고 올 여름 더위를 걱정하는 낙농가들이 많다. 

실제로 더위는 원유생산량에 가장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6월 평균기온은 22.2도로 전년보다 1도 가량 높았고 지난해 일평균 원유생산량은 5650톤으로 5739톤보다 2%가량 줄었다. 지난해 7월 평균기온은 26.8도로 전년과 비슷했고 원유생산량도 각각 5423톤과 5442톤으로 비슷했다. 

또한 젖소개량사업소가 발표한 ‘2018년 한국 유우군 능력검정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젖소 마리당 산유량은 전년보다 0.9%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젖소의 경우 기온이 25도 이상이 되면 고온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고 30도에 산유량이 15%정도 감소하게 된다. 

올해는 5월부터 25도 이상 기온이 이어지면서 젖소가 고온스트레스를 받는 기간은 평균 4개월 정도로 볼 수 있다. 4개월간 평균 산유량이 10% 감소한다고 했을 때 산유량 감소는 대단히 큰 상황이다.

낙농업계의 한 전문가는 “올 여름철 고온 스트레스는 내년 원유생산량까지 좌우할 만큼 여름을 어떻게 나느냐가 목장의 생산성에 중요하다”며 “충분한 그늘을 제공하고 선풍기, 스프링클러, 안개분무기 등 혹서기 피해 예방을 위한 철저한 사양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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