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 결함 의심…검사 결과 관건

[농수축산신문=서정학 기자]

최근 전북·전남 지역에서 무에 추대가 발생해 피해를 본 농업인들이 종자의 결함을 원인으로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종자를 공급한 업체는 객관적 원인 규명이 우선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전북 고창군과 전남 부안·영암군 등의 일부 농가에선 최근 무에서 꽃이 피면서 꽃대가 웃자라는 추대 피해가 발생했다. 무에 추대가 나타나면 꽃으로 영양분이 몰려 뿌리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게 된다.

논란이 되고 있는 건 피해 농가들이 이번 추대 현상이 종자의 결함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안군 줄포면의 한 농업인은 “지난 수년간 A종자를 심어왔는데 올해만 유독 추대가 심하고 근미가 맺히지 않는 피해를 입었다”며 “그간 생육 초에 저온현상이 발생해도 이 정도의 추대는 일어난 적이 없어 종자의 결함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영암군 신북면의 다른 농업인도 “A종자에서 자란 무에서만 꽃대가 웃자라고 무 뿌리에 심이 생겨 상품성이 거의 없게 됐다”며 “A종자가 추대에 강하다고 해서 샀는데 이런 피해를 입어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당 지역 지자체는 현장 조사에 나섰지만 원인을 규명하고 이에 따른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창군청 농생명지원과 관계자는 “고창군 내 추대 피해면적은 150ha 정도이고 40여농가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현장에선 A종자와 B종자를 파종했는데 A종자의 무에서만 추대가 일어나고, 지난해에 구입한 A종자와 올해 구입한 A종자를 동시에 파종한 농가의 경우 올해 구입한 A종자의 무에서만 추대가 발생하는 등의 사례가 있어 농업인들이 종자가 문제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부안군청 축산유통과 관계자도 “부안에서도 추대 피해가 일어나 현장 조사를 실시했고 원인을 파악 중이다”며 “농업인들의 주장대로 종자가 문제가 있어 추대가 발생한 것이라면 업체와 농가가 피해보상을 협의해야 하는 상황으로 군에서는 자연재난으로 인한 농업재해가 아니라 지원 방안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종자 공급업체는 우선 객관적인 원인 규명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A종자 공급업체 관계자는 “A종자를 오랫동안 애용해준 농업인들이 추대 피해를 입어 마음이 무겁다”며 “다만 기상청 확인 결과 지난 3월 기온이 지난해 대비 낮았던 게 사실이라 이상저온으로 인한 추대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다른 종자가 섞였을 수도 있어 객관적 원인 규명을 선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현재 추대가 일어난 무 종자 시료를 무작위로 채취해 국립종자원을 통해 검사를 진행 중이며 추후 검사 결과에 따라 농업인과 도의적·경제적 협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