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L Interview] 박극제 부산공동어시장 대표이사
공동어시장 현대화 시급…공영화와 무관하게 진행돼야
잘못된 관행 도려내고 직원교육 강화

[농수축산신문=제영술 기자] 

“부산공동어시장은 주주조합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진 조직입니다. 직원들은 저를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 회사를 위해, 주주조합을 위해 일하면 됩니다. 직원들이 우리가 몸담고 있는 회사를 위해 최선을 다해준다면 경영성과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제가 지겠습니다.”

박극제 부산공동어시장 대표이사는 경영성과에 대한 모든 책임은 자신이 지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전임 대표이사 시절의 비위행위 등으로 공동어시장의 명예가 실추되고 직원들의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어시장공영화와 현대화 등도 수행해야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다. 박 대표로부터 향후 시장 운영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취임후 시장을 진단해보니 어떤가

“부산 서구청장을 세번을 하는 동안 하나도 변하지 않은 곳이 부산공동어시장이다. 시대상황 변화에 누구보다 빠르게 변화해야하는 곳이 식품을 다루는 시장인데 어시장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화장실만봐도 문제를 알 수 있다. 화장실은 문화의 척도라고 하는데 어시장 화장실은 굉장히 낡았다. 시장 현대화계획이 있다고 해서 이런 낡은 환경에서 고객을 맞이해선 안된다.

또다른 문제가 위판과정이다. 어업인들이 어획한 수산물을 양륙·배열하는 과정을 보면 여전히 바닥에 내려놓고 경매를 한다. 위판장에는 제대로 된 금연표시도 없으며 경매하는 과정에서도 담배를 피면서 일한다. 소비자들이 이 광경을 본다면 무슨 생각을 하겠나.

이제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는 대한민국의 시장이 이래서는 안된다. 무작정 현대화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당장 개선할 것은 개선해야한다. 이 때문에 시장내에 CCTV를 설치했다. CCTV로 시장의 하루를 다시 살피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찾아내 이를 고쳐 나가려고 한다.

시장의 조직구조 역시 문제다. 하루 수익금이 17만~20만원 일때도 있는 주차장에 연봉 6000만~7000만원의 직원 5명이 근무한다. 이건 말이 안된다. 보통 피라미드형 조직이 돼야하는데 공동어시장은 역피라미드 상황이다. 이를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 불필요한 인력은 과감히 줄이고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조직이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것은 대표의 책임이다. 취임하면서 어시장의 경영상황이 계속 악화된다면 당연히 경영자인 내가 책임지겠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책임을 피하고 부하 직원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리더의 도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 어시장 공영화·현대화에 대한 생각은

“부산공동어시장의 공영화와 무관하게 현대화가 진행돼야 한다. 구청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에 현대화 사업 예산이 배정됐으나 아직 첫삽도 못뜨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내년에 완공을 했어야 하는데 아직 공사는 시작도 못한 상황이다. 공영화는 공영화대로 진행하고 현대화는 현대화대로 진행돼야 한다. 국내 최대의 산지시장이 다른 나라에 내놓기 부끄러울 정도의 시설로 방치돼선 안된다.

공동어시장의 현대화는 한시가 급한 과제인데 지금처럼 차일피일 미뤄서는 안된다. 누가 하든지간에 조속하게 시장을 현대화해야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고 어업인들이 생산한 수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게 된다.”

 

# 중도매인과 대형선망업계간 갈등 해결방안은

“수산물이 거래되는 시장은 굉장히 특수한 사업이다. 고기를 어획해오면 선도가 가장 중요한데 토·일요일을 쉰다면 선도가 급격히 떨어져서 가격이 떨어지게 된다. 결국 대화로 해결해야한다. 결국 선망업계가 3개월간 휴어를 하는 동안 중도매인들은 뭐 먹고 사냐? 이게 포인트다. 성어기가 왔을때까지 이문제가 이어진다면 선망업계는 선망업계대로 피해를 보게되고 중도매인 역시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공동어시장 역시 그 피해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같은 상황은 잘 인지하고 있는 만큼 중도매인들과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아가고 있다. 현재 대화가 무르익어가고 있는 상황인만큼 성어기가 오기전에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 어시장 수익개선과 정상화에 대한 계획은

“어시장이 현대화된다면 24시간 선별기를 운영할 수 있는데다 선도가 크게 개선될 수 있다. 선도가 좋아지는 만큼 가격에 있어서도 긍정적이다. 다만 조직슬림화는 피할 수 없다. 자동화가 되면 사람이 하는 일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시장현대화 과정에서 인력투입이 불필요해진 부분은 전환배치 등을 통해 효율화를 꾀할 계획이다.

더불어 시장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들을 깨끗이 도려내야 한다. 80여명의 직원 중 17명이 인사비리와 연루돼있는 상황이다. 당시에는 관행이었다고 하는데 이런 관행과 작별하지 않는한 내부의 신뢰는 쌓이기 어렵다. 직원들이 회사와 회사의 시스템을 신뢰하지 못한다면 인사비리와 같은 문제는 언제든지 반복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를 개선할 수 있도록 시장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려고 한다. 조직이 안정세에 들어가면 전문강사를 초빙해 직원에 대한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더불어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고 시장 발전을 위한 건설적인 대안을 논의하기 위한 워크숍도 추진하고자 한다. 직원들이 직접 느끼고 고민하고 잘 쉴 수 있어야 일도 더 잘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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