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로 시장 공략…아이디어로 부가가치 높여

[농수축산신문=이한태 기자]

농업이 청년의 꿈을 싣고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경북 김천시의 작은 농업회사법인 우준식품은 ‘천년초’라는 낯선 작물을 비롯해 와송, 흰민들레, 곰보배추, 부추, 엉겅퀴 등을 재배해 다양한 형태로 가공·판매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농사의 ‘농’자도 모르던 도시 청년이 처가식구들과 함께 농사를 시작해 어느덧 연매출 2억원이 넘는 농식품회사의 CEO가 된 성공스토리를 소개한다.

# 농업으로 인생 2막을 열다

▲ 자주색 열매가 장관을 이루는 천년초밭

박진호 우준식품 대표는 군 제대 후 온라인 마케팅 광고대행사를 운영했다. 그러던 중 수확한 농산물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장인, 장모를 돕기 위해 경북 김천시에 내려왔다. 박 대표는 광고대행사를 운영했던 경력을 십분 발휘해 바이럴 마케팅을 활용하고,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판매를 했다. 이렇게 소소하게 시작된 농업과의 인연은 점점 본격화돼 2010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게 됐다. 농사의 농자도 모르던 그였던 만큼 가장 재배하기 쉬운 작물이 무엇인지가 가장 중요한 작목선택 기준이 됐다. 그러던 중 우연히 상대적으로 특별한 지식이나 기술을 요하지 않으면서도 사람 손이 많이 가지 않는 작물로 천년초를 접하게 됐다. 선인장과의 식물로 알려진 천년초는 플라보노이드, 폴리페놀, 마그네슘, 칼슘, 식이섬유, 칼륨, 비타민C 등이 풍부한 건강식품이면서도 재배가 용이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렇게 시작된 박 대표와 천년초의 인연은 2013년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면서 보다 활기를 띄게 된다. 660㎡ 규모로 시작한 천년초 농장은 현재 2310㎡로 규모가 커졌다. 와송, 돼지감자 등 다른 작물들까지 합하면 8900㎡나 돼 온 가족이 함께 농사를 짓고 있다.

# 부가가치 높이는 팔방미인 조력자

▲ 보자기 아트를 활용해 포장한 제품들을 전시해 놓았다.

이런 박 대표의 곁에는 언제나 든든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조력자가 있다. 아내인 최시영 이사는 자격증만 20개가 넘는 팔방미인으로 우준식품의 끊임없는 변화를 이끄는 주인공이기도 하다. 박 대표가 농산물 재배와 즙, 환 등으로 만드는 가공과 관련한 일들을 도맡고 있다면 최 이사는 이를 보다 높은 부가가치 상품으로 업그레이드 시킨다. 약용식물, 수제청, 천연발효식초, 담금주 키트 개발 등 다양한 가공상품화는 물론 보자기 포장만으로도 제품의 품격을 더하는 보자기 아트 등 그녀의 손이 닿기만 하면 모래도 진주로 바뀐다. 최근에는 프리저브드 플라워, 하바리움 등 꽃과 관련한 자격증을 활용해 꽃차, 하바리움 장식 등 다양한 상품을 구상·개발 중이다. 농산물이나 농산가공품을 눈으로도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신념이지만 이를 위한 개발에는 나름 한계도 있다고 한다.

최 이사는 “청년들이 많은 아이디어를 통해 농업의 차별화를 도모하고 있지만 정작 비용부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건조방식만으로도 제품의 차별이 가능하지만 영하 70도에서 농산물이나 꽃을 온전한 상태로 건조시키는 냉풍건조기 같은 경우는 가격적인 측면에서 청년들이 엄두를 못 내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 [인터뷰] 박진호 우준식품 대표

“농업은 화려하거나 멋진 모습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먹는 것인 만큼 사람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습니다. 가장 안전하고 건강한 농산물로 ‘내 아이가 먹는 것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키우고 만들고 있습니다. 회사 이름 ‘우준’ 역시 아들 이름입니다. 아들 이름을 걸고 누구에게도 떳떳한 먹거리를 생산해 공급하는 게 모토입니다. 농사도 사업인 만큼 하나의 가치관을 정립해 이를 꾸준히 실천해나가야 소비자의 신뢰가 쌓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아울러 농업을 시작하는 청년들이 농업기술센터 등 다양한 농업관련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길 권장합니다. 교육은 하는 것이나 받는 것 모두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초기에 훌륭한 이정표를 찾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우준식품은...]

경북 김천시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으로 천년초, 와송, 돼지감자 등을 재배하며 천년초 줄기즙과 열매즙, 와송즙 등을 비롯해 다양한 농산물과 농산가공품을 판매한다. 직영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직거래 판매가 주를 이루며 최근에는 쇼룸 형태의 오프라인 매장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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