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강조’ 마케팅 집중·단제 등록 증가
다수·잠정 등록 내세워 홍보 지속
합제보다 단제 개발·등록 늘 듯

[농수축산신문=이한태 기자]

작물보호제(농약)업계는 PLS(농약허용기준강화제도)가 전면시행된 지 6개월이 지나면서 PLS를 강조한 마케팅에 주력하는 등 변화를 보이고 있다.

PLS 전면시행으로 농가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다수의 등록과 잠정등록을 내세우며 PLS 하에서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PLS 전면시행 이후 농약업계의 변화상을 살펴봤다.

# ‘多多益善(다다익선)’

PLS 전면시행 이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등록이 많이 된 제품에 마케팅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이들 제품에 대한 수요증가로도 확인되고 있는데 ‘혹시 모를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농가의 심리가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상반기 업계의 매출은 지난해 동기대비 소폭 감소하며 경색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바스타, 에이팜 등 등록이 많이 된 제품은 나쁘지 않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에이팜 유제를 제조·판매하고 있는 신젠타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PLS 전면시행으로 올 상반기 업계가 전반적으로 매출이 위축된 모양새지만 PLS와 관련해 등록이 많이 된 제품들을 중심으로 홍보를 지속하고 있다”며 “농가 입장에서도 잘 알려진 유명 제품, 등록이 많이 된 제품을 찾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 단제 증가

또 다른 변화는 합제보다는 단제에 대한 개발·등록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PLS가 잔류에 대한 기준이 강화되는 것인 만큼 여러 성분이 더해진 합제는 자칫 의도치 않게 특정 성분이 잔류허용기준을 초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내년 적용을 앞둔 잔류GLP(우수실험실운영기준)와 2022년부터 시행되는 다포장 등으로 등록비용이 증가할 예정이어서 일부 제조사에서는 단제를 중심으로 한 등록계획을 전하기도 한다.

한 작물보호제 제조업체 관계자는 “PLS 전면시행으로 잔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합제보다는 단제 개발과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대신 이러한 경우 내성이나 저항성에 대한 우려가 있어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유통채널 명암

유통채널에서도 명암이 갈리고 있다. PLS 전면시행으로 전체 시장에서 시판 주문이 줄어드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는 반면 농협은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계통거래 실적을 보면 계약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물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판매마진, 영업형태, 재고관리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일부에서 등록여부의 정확성보다는 마진율이 좋은 제품을 농가에 권장했으나 이러한 판매가 부담스러워기 때문이다. 이는 재고에 대한 부담으로도 이어져 선별적 주문으로 불필요한 구매가 줄어들고 있다. 아울러 농협에서는 계통시스템을 통해 재고관리와 공급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만큼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설명도 있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PLS 시대를 맞아 안전한 사용과 관리 측면에서 농협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이는 전체 유통구조에서 농협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것만 봐도 확인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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