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농식품 벤처·창업 '농업혁신'을 견인하다 ⑦'3D스캐너'로 돼지 체중 잰다 (주)일루베이션

3D스캐너로 돼지 무게 측정, 정확한 출하시기 계산…빅데이터는 덤 서정학 기자l승인2019.07.0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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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서정학 기자] 

3D스캐너를 통해 돼지의 몸무게를 잴 수 있는 일이 가능해진다. 전북 전주시에 위치한 (주)일루베이션(대표 원형필)은 3D스캔과 영상처리 기술 등을 활용해 돼지의 체중을 측정할 수 있는 ‘양돈 스마트 체중측정기’를 개발했다. 지난해 12월 설립과 함께 이전에 없던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을 개발해 양돈농가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는 일루베이션을 소개한다.

▲ 일루베이션의 양돈 스마트체중측정기. 측면에서 돼지의 영상을 촬영하기만 하면 화면에 체중이 나온다

# ‘찰칵’하면 돼지 체중 나와…정확도 95% 이상

일루베이션의 양돈 스마트 체중측정기는 손쉽게 돼지의 무게를 측정해 농가수익성 향상에 기여한다.

양 손바닥 크기의 스마트측정기로 돼지의 사진을 찍으면 채 5초가 지나지 않아 체중이 화면에 뜬다. 3D스캐너를 통해 돼지의 3차원 정보를 얻고, 체중환산 알고리즘을 거쳐 무게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흔히 양돈농가들은 한 장소에 고정돼 있는 무거운 체중계에 돼지를 한 마리씩 몰고 가 체중을 잰다. 반면 양돈 스마트 체중측정기를 이용하면 기존 장비 대비 약 60배 빠른 시간에 95% 이상의 정확도로 돼지 무게를 측정할 수 있다.

양돈농가에게 돼지의 정확한 체중을 재는 일은 곧바로 소득 제고로 이어진다. 돼지의 무게가 115~120kg일 때 출하해야 가장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어서다. 그러나 공간이 협소하거나, 300만~1000만원에 이르는 체중계 값을 감당하기 어려워 체중계가 아예 없는 농가도 많다. 이에 현장에선 눈대중으로 돼지의 몸무게를 가늠해 출하하는 경우도 있다.

양돈 스마트 체중측정기를 사용하면 돼지에 손을 대지 않고 무게를 측정해 정확한 출하시기를 알 수 있다. 정확한 출하시기를 알면 높은 등급을 받을 확률도 높아지고, 늘어날 수 있는 사육일수와 사료비도 줄일 수 있다.
 

▲ 현재 양돈농가에선 돼지의 체중을 재기 위해 돼지를 일일이 체중계로 끌고 가는 노고를 겪고 있다.


# 돼지 생체데이터 자동 수집·분석해 영농의사결정 도와

일루베이션의 제품은 촬영한 돼지의 생체데이터를 수집·분석·활용할 수 있다.

양돈 스마트 체중측정기는 인터넷을 연결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다. 인터넷망이 구축되지 않거나 신호가 약한 지역의 농가도 기기를 사용해 돼지의 체증량, 사육마릿수 등의 생체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 이를 인터넷에 연결하면 축적된 데이터가 일루베이션의 서버로 전송된다. 일루베이션은 이를 빅데이터로 관리하고 다시 사용자에게 전송해 농가의 의사결정을 돕는다.

일루베이션은 돼지의 생체데이터와 함께 사료공급량 등을 파악해 사료효율, 증체량 대비 사료 요구량 등을 정확히 계산할 수 있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양돈 스마트 체중측정기 공급과 함께 빅데이터와 이를 활용한 컨설팅 서비스까지 패키지로 제공하기 위함이다.

원형필 일루베이션 대표는 “보다 많은 데이터를 얻을수록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도 올라가기 때문에 현재 전국의 농가를 대상으로 한 돼지 생체데이터 수집을 계획하고 있다”며 “양돈 스마트 체중측정기와 함께 양돈농가의 소득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될 데이터의 수집·분석·활용방안도 점차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지역 기반 IT스타트업에서 세계로 나아갈 것

전북을 기반으로 한 IT스타트업인 일루베이션은 세계 시장으로의 진출도 꿈꾸고 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인력과 정보를 얻기 편한 서울에 몰려있는 것에 반해 일루베이션은 전주시에 위치해 있다. 이는 양돈 스마트 체중측정기의 개발과 고도화를 위해 필수적인 양돈 농가와의 네트워크를 전북에 구축했기 때문이다. 일루베이션은 제품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데이터를 전북 양돈 농가 현장에서 얻었고 앞으로도 이를 기반으로 성장해 나가겠단 입장이다.

이처럼 일루베이션은 지역에 탄탄한 기반을 다져가면서 중국과 유럽, 미국 등으로의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양돈 시장은 전 세계 시장에서 약 1%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데 비육돈의 경우 종이 세계적으로 비슷해 일루베이션의 양돈 스마트 체중측정기가 통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원 대표는 “양돈의 종이 전 세계적으로 비슷해 일루베이션의 체중연산 알고리즘이 해외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시장경쟁력을 갖췄다고 본다”며 “가장 큰 양돈시장인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오는 11월 중국 상해의 ‘중국국제수입박람회’ 참가를 계획하고 있으며, 추후 시장 반응을 살피며 진출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Interview] 원형필 ㈜일루베이션 대표

“일루베이션이 양돈 스마트 체중측정기를 개발하는 데에는 양돈농가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제품의 필요성과 시장가능성을 알아본 양돈농가들이 자신의 농장에서 실험을 하라며 손을 내밀어 줬죠.”

원형필 일루베이션 대표는 창업의 계기와 제품개발의 원동력을 얻는 데에 양돈농가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은 점을 강조했다. IT전공자인 그는 현장의 양돈농가에서 요구사항을 듣고, 이를 제품화하기 위해 여러 실증실험을 거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처음에는 돼지의 스트레스나 방역문제 등을 이유로 실험을 거절하는 농가도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양돈 스마트 체중측정기의 필요성과 파급효과에 공감하는 농가와 교수 등을 만나면서 제품 개발에 탄력을 받게 됐다.

이에 원 대표는 “일루베이션이 양돈농가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보답은 제품을 통해 소득을 높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제품을 정식 출시하는 오는 10월까지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양돈 체중 측정이 가능하도록 전국 농가에서 실증 실험을 진행하며 제품 완성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정학 기자  sjhgkr@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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