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방역 문제 해결… 폐사축 처리기 지원해야

[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폭염으로 인한 폐사 가장 많아
처리기 한 대에 2000만원
농가 부담…정부 지원 필요

 

올해도 막강한 폭염이 몰려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육계 사육 농가들 사이에서 폐사축 처리시설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닭은 폭염으로 인한 폐사가 가장 많은 가축인데다 기존의 폐사축 처리시설은 악취와 환경·방역 등에서 문제점이 많아 새로운 방식으로의 폐사축 처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존 방식 ‘악취·환경 문제’ 있어

지금까지 육계 농가들은 폐사한 닭을 태우거나 분쇄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처리해 왔다. 그러나 태우는 방식은 환경에 무리를 줄 수 있고, 분쇄하는 방식은 분쇄 후 남는 사체 찌꺼기 처리 과정에서 문제점이 계속 불거져 왔다.

경북에서 육계 7만여마리를 키우는 박준호 씨는 “폐사축을 태워서 처리해 나오는 재는 훌륭한 거름으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환경오염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며 “폐사축을 분쇄하는 경우에는 정부가 개 사육 농가에서 사체 찌꺼기를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어 이를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폐사축 마릿수가 적은 경우 분쇄해 계분 처리시 함께 묻어 썩히는 방식을 쓰는 농가도 많다. 하지만 양이 많을 경우 이마저도 불가능해 일부 농가에선 불법인 줄 알면서도 몰래 땅에 묻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건조 후 가루화…지원 확대 필요

이에 한국육계협회는 폐사축을 고온에서 바짝 말려 가루화하는 방식의 폐사축 처리기 도입 확대를 위해 정부에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김상근 육계협회장은 “일부 지자체에서 도비 50%, 자부담 50%의 비율로 가루화하는 방식의 폐사축 처리기 설치를 지원하고 있지만 예산이 한정돼 있어 애로점이 많다”며 “기계 한 대에 약 2000만원 정도여서 농가 부담이 커 정부에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매년 폭염이 길어지고 있는데 하루 빨리 농가들이 안정적으로 폐사축을 처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미 폐사축 처리기 지원 사업을 진행 중인 지역의 농가들은 폐사축을 건조·가루화하는 방식을 조속히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안한욱 마니커농가협의회장은 “우리 지역은 3~4년 전부터 도비·군비 50%, 자부담 50%의 비율로 폐사축 처리기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10시간이면 처리가 끝나 효율적이며, 업체에 맡기는 등 외부에서 처리하지 않고 자체 처리하니 방역 문제에서도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안 지부장은 이어 “냄새도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구수한 냄새가 전부여서 바로 땅에 뿌려 퇴비로 써도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라며 지원 확대를 강조했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