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보령 청소농협

[농수축산신문=김창동 기자] 

조합사업 전이용율 95% 넘어
지도·교육 분야에만 3억 환원

귀농·귀촌인이 생산한
농축산물 전량
조합이 판로 제공

 

한때 ‘강소농’이 유행처럼 퍼져가더니 요새는 쏙 들어갔는데 그야말로 강소농협 한 군데를 소개한다. 충남 보령의 청소농협(조합장 전익수)이다. 

청소농협은 조합원의 응집력이 강하고 조합원 봉사능력이 강하다. 청소농협 조합원들의 조합사업 전이용율은 95%가 넘는다. 비료, 농약, 농기구 등 영농자재는 거의 100%이고 부식, 생활용품 등 소비재도 거의 조합 하나로마트에서 구입한다. 물론 무겁고 부피가 큰 것은 안마당까지 배달한다. 70세 이상 고령조합원과 독거농가가 많으니 주문배달 서비스는 일상화되다시피 했다. 

이처럼 청소농협 1150명의 조합원과 20명의 직원은 똘똘 뭉쳐 있다. 이렇게 잘 뭉치니까 보령시, 농협중앙회에서도 무이자자금이나 보조금, 정책자금 등을 팍팍 지원해 주고 있다다.

전익수 조합장은 “아마 두 마지기의 논농사도라 조합에서 다 대행해 주는 곳은 충남에서 우리 조합이 유일할 것”이라며 “아무래도 민간인과 조합은 수수료율 차이가 크기 때문에 조합이 농작업을 대행하면 농가는 그만큼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청소농협은 농기계관련법이 국회에서 개정돼 농기계 임대사업이 정책적으로 퍼지기 전부터 농기계 임대사업을 시작한 곳이다. 이앙기는 기본이고 무인헬기, 드론까지 다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여성농업인과 고령 조합원의 농작업을 조합 직원들이 대신 해주고 있다.

전 조합장은 “보령시는 청정지역이라 귀농·귀촌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며 “이들의 영농지도 가이드 역할을 조합이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귀농·귀촌인이 생산한 농축산물은 전량 조합이 판로를 열어 주고 있다”며 “속된말로 고구마, 감자, 개복숭아 한 소쿠리라도 팔아준다”고 설명했다. 영농 걱정 안하게 하고 판매 걱정 안하게 하는 것이 조합의 제1의무요, 존재이유라는 것이다.

농협중앙회가 강력 추진하는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과 무관치 않지만 청소농협은 요즘 호랑이강낭콩 작목반과 방울토마토 작목반을 새로 육성, 이들에게 1억2000만원의 무이자자금을 빌려줬다. 사업에 도움을 주고자 컨설팅도 제공했다. 

청소농협은 소득을 안정시키고 되도록 배당을 통해 조합원 편리를 도모하기 위해 지도경제 사업을 매우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연간 당기순이익 6억~7억원을 내는 조합이지만 지도·교육 분야에만 3억원을 환원할 정도다.

전 조합장이 지난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5선 고지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데에 연유한 조합원들의 강력한 ‘러브콜’에 힘입은 바가 컸다.

청소농협의 고령 조합원들은 애로사항이 있으면 조합장에게 문의한다. 그야말로 조합에 전화하면 만사형통이고 모든 것이 해결된다. 지금의 면 단위 농협들은 복덕방, 요양시설 버금가는 고객 응대 자세를 취해야 하고 또 그렇게 하고 있다. 뭐든 애로가 있으면 면사무소에 전화하지 않고 농협에 한다.  

최근 가을에 벼 수매시기가 되면 입고 날짜를 배정받고도 당일에 기다랗게 줄을 서서 대기하는 조합이 많다. 하지만 청소농협은 다르다. 조합원이 생산한 벼를 전량 비축할 수 있는 DSC(벼건조시설) 사일로가 확보돼 있어 수확 당일 입고된다.

전 조합장은 “서류로 하는 농정은 안된다”면서 “가까운 광천장날에 가보면 이름도 모를 과일이 넘쳐나고 보령시 이마트에도 각종 수입축산물에 남아프리가공화국에서 생산한 자몽까지 와 있다”며 현장중심의 농정을 강조했다. 

취약지역 농협 조합장이지만 농정시각이 예리한 그는 농학을 전공한 조합장이다. ‘저자세로 보살펴드린다’가 그의 농정 철학이자 조합장 복무 자세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