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안수 농협창녕교육원 교수(경제학 박사)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 

이제 마늘·양파 수확이 마무리가 됐다. 그렇지만 마늘·양파 재배 농업인들은 그다지 편하지 않고 깊은 시름에 잠겨 있다.

언론 발표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저장용에 해당되는 중만생종 양파의 경우, 지난 겨울 온화한 기온과 충분한 일조량으로 작황이 매우 좋아서 평년 생산량보다 15만톤 이상이 많은 최고 133만톤의 생산량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2017년 6월 20㎏들이 한망 평균가격이 2만1390원이었으나 최근에는 그에 1/3값에도 미치지 못한 8000원 이하에 거래되고 있어 그야말로 풍년의 역설을 증명해 보인 듯하다. 더욱이 평년에는 직경 9㎝가 넘은 대과의 가격이 좋았으나 올해는 풍작으로 대과 수확이 50% 이상 증가돼 대과의 가격이 중과보다 15% 이상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이에 정부와 농협에서는 양파 과잉물량이라고 예상되는 12만톤을 모두 시장에서 별도 격리하고 수입예정으로 돼 있는 3만톤도 수입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또한 정부와 일부 지자체에서는 양파 2만톤 이상을 수출해 양파 수급에 안정을 기하겠다고 했다.

마늘 역시 재배면적의 증가와 작황호조로 평년수확량보다 6만6000톤이 더 공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3만7000톤을 선제적으로 시장에서 격리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정부에서는 농가소득을 4207만원으로 발표했다. 농가소득 중 농업소득이 오랜만에 290여만원이 증가했는데 이는 쌀값 상승과 농산물 가격 안정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을 하고 있다.

지금처럼 마늘·양파가격의 턱없는 하락이 예상될 경우 농가소득 증가에 크게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마늘·양파의 주산지인 무안, 함양, 거창, 합천 등 지자체를 비롯한 농협에서는 소비촉진을 위한 다양한 대책들을 발표하고 있고 대형유통업체와 소비협약을 체결하고 은행연합회 등 범금융권은 양파 소비촉진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유명 요리연구가로 하여금 양파의 손질과 보관법 특히 요리방법을 방영하는 등 여러 소비방안을 내놓아 가격지지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하지만 좀 더 근본적인 소비확대가 필요해 보인다.

마늘과 양파에는 건강에 좋은 알리신과 알리인이란 성분이 많다. 중국인이 미국인보다 돼지고기를 많이 먹지만 심장계 질환이 적게 나타나는데 이는 양파를 월등히 많이 섭취한 결과라고 한다.

양파는 비타민·칼슘·케르세틴 등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 있어 성인병 예방은 물론, 비만·고지혈증, 피로해소, 혈당조절, 암․염증 예방, 다이어트 등 우리 몸에 굉장히 좋은 식품으로 정평이 나 있다.

마늘은 단군신화에서도 등장하는 등 우리 민족과는 가장 친밀한 채소 중에 하나로 우리 체질에 없어서는 안 될 아주 귀중한 식품이다.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나 스핑크스를 건설할 때 마늘·양파를 제공했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주지의 사실이다.

오늘날 현대 의약에서도 마늘·양파를 주원료로 해 많은 의약품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마늘·양파는 모든 음식에 궁합이 참 잘 맞는 식품이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삼겹살에 양파는 필요·충분조건이다.

이밖에도 모든 김치를 담글 때 반드시 필요한 재료가 아마 마늘·양파이고, 양파김치는 물론 양파절임, 양파 즙, 양파튀김, 양파볶음, 모든 육수 등 양파를 재료로 해 다양한 음식을 만들 수 있다.

양파주산지인 경남 창녕군에서는 모든 모임이나 회식에서 소주에 양파를 희석시킨 양파소주를 만들어 소비를 확대하고 있다. 각 가정에서도 양파 1망, 마늘 1접 더 사주기 운동을 전개해 우리 농업인의 아픔을 함께 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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