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산업 전반 위축… 대책 서둘러야

[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수입·출하 감소에도
소비부진으로 재고량 증가

제품 개발·차별화 노력
유통단계 축소해 가격 인하 유도

 

최근 돼지고기 시장 동향이 심상찮다. 돼지 출하감소에도 불구하고 하계휴가 시즌 구이류 소비가 크게 활성화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정육류 판매는 하계방학으로 오히려 소비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생산농가는 물론 식육포장처리업체로 불리는 1차 육가공업체들도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 맞춤형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삼겹살 판매 부진 계속돼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도 구이류 중 삼겹살은 예년과 달리 대형유통점에서 휴가철 할인행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정육류 중 등심은 냉장 판매는 수월하지만 냉동은 감소추세이고 돈가스와 탕수육 업체의 구매수요 감소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전지와 후지도 판매 약세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그동안 판매가 부진했던 목심은 캠핑 활성화로 판매상황이 나아지며 덤핑물량은 사라졌고, A지방은 원료육 업체의 구매수요로 인해 원활한 판매가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족발과 목등뼈 등이 판매부진으로 재고가 쌓이는 등 부산물에서 발생하는 적자로 1차 육가공업체는 손익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급과잉 해소 안 돼

지난 상반기 돼지고기 수입량이 24만7558톤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동기 대비 6.9% 감소한 가운데 국내 돼지고기 시장은 국내 생산량과 재고량이 증가하고 소비부진이 이어지면서 공급과잉 상태를 보이고 있다.

정육 재고량은 국내산의 경우 지난 2월 기준 7만6200톤으로 지난해 동월 3만7947톤과 비교해 100.8% 증가했고 수입은 4월 기준으로 9만1669톤으로 지난해 동월 5만4111톤과 비교해 69.4%나 재고가 증가했다.

공급과잉과 소비부진으로 지난달 돼지 도매시장 가격은 지난해 동월보다 19.1% 하락한 kg당 4200원(등외와 제주가격 제외)을 나타냈다.

전반적인 돼지고기 시장이 이렇다보니 1차 육가공인 식육포장처리업체들의 경영상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 되고 있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의 지난해 35개 식육포장업체의 경영 분석자료를 살펴보면 돼지 탕박(제주제외) 연간 평균 kg당 4296원, 지급률 77% 적용시 수입은 평균 지육 마리당 42만5756원인 반면 비용은 45만7819원을 나타내 작업을 하면 할수록 손실이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변화 대응·지원책 서둘러야

최근 소비 트렌드가 급변하면서 새로운 돌파구나 정책적 관심이 없으면 1차 육가공업계의 생존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일부에서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또한 1차 육가공인 식육포장처리업체가 위축되면 생산농가는 물론 사료업체, 동물약품 등 관련 산업 전반의 위축도 불가피한 상황이 된다는 게 중론이다. 

이는 돼지고기 소비시장의 최일선에서 수입육과 실질적인 경쟁을 벌이는 식육포장처리업체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김태경 식육마케터 겸 한돈 명예홍보대사는 “유통업계 종사자도 놀랄 정도로 최근 소비자 트렌드가 급변하고 있다”면서 “부산물을 포함해서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품질을 차별화하는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선우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국장은 “국내산 돼지고기 소비 활성화를 위해선 유통단계를 축소해 소비자가격 인하를 유도하는 식육포장처리업체의 축산물직거래 판매장 개설 지원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더불어 식품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금속검출기 등의 정부 지원도 함께 적극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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