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사랑 미소 365] 쌀도 보기 좋아야 산다

맛은 기본,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눈길'…쌀 인싸템 등극
포장재 기능 살리고 소비트렌드 반영
브랜드 정체성 담고 색다른 디자인에 이목 집중
서정학 기자l승인2019.07.2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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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서정학 기자] 

소비자의 눈길을 가장 먼저 잡아끄는 요소인 포장재. 쌀 산업에서도 포장재에 제품의 특징과 브랜드 정체성을 담고 디자인을 색다르게 해 이목을 끌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쌀도 보기 좋아야 사는 시대, 포장재 기능은 살리면서 대중의 소비트렌드를 반영해 변화하고 있는 쌀과 쌀 가공품 포장재를 소개한다.

▲ 왼쪽부터 STUDIO SP의 '라이스보틀', 일산쌀 농업회사법인의 '일산 프리미엄 오색쌀', 담양한과명진식품의 ‘스위트스틱’, 서울장수주식회사의 '인생막걸리'

# 미적감각·기능성 더한 쌀 포장재 ‘주목’

미적감각과 기능성을 더한 쌀 포장재가 소비자 이목을 끌고 있다.

컨설팅업체 ‘스튜디오 에스피(STUDIO SP)’는 지난해 페트병 형태의 포장재에 담긴 쌀 제품 ‘라이스보틀(Ricebottle)’을 개발했다. 라이스보틀의 장점은 우선 ‘꽤 괜찮은 디자인’이다. 페트병 형태의 포장재 앞쪽엔 제품로고가 깔끔하게 인쇄돼 있어 마치 음료수병의 느낌을 준다. 또한 마개로 열고 닫을 수 있어 냉장고에 넣어도 반찬 냄새가 쌀에 배지 않는다. 아울러 포장재에 눈금이 표시돼 있어 별도의 계량컵 없이도 적정 용량의 쌀을 소비할 수 있도록 했다.

라이스보틀은 목표 대비 22% 높은 소비자 펀딩을 받아 개발됐다. 포장재의 미적감각과 기능성을 더한 새로운 쌀 제품의 수요가 입증된 사례인 것이다.

이밖에도 ‘솔직한농부’는 독특한 서체로 브랜드명을 표기하고, 안이 보이는 투명한 필름 포장재 등 여러 쌀 포장재를 활용하고 있다. ‘일산쌀 농업회사법인’은 페인트통과 유사한 재질과 모양을 한 포장재에 쌀을 담아 판매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고 있다.

그간 쌀 포장재에는 흔히 지역명과 품종명이 강조돼 왔다. 많은 소비자들이 쌀 재배지와 품종을 좋은 쌀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이를 포장재에 표시해 소비자 선택을 이끌려는 전략에서다.

그러나 지역명과 품종명을 강조한 쌀 포장재가 점차 많아지면서 소비자에게 제품 고유의 특징과 브랜드 차별성을 나타내지 못한다는 문제도 지적돼 왔다. 여기에 2014년 기준 쌀 브랜드가 1800여개에 이를 정도로 많다는 점도 포장재로 차별화를 도모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 대부분의 쌀 포장재는 지역명과 품종명이 강조돼 있다.

# 쌀 가공식품 포장재도 젊은 층 겨냥해 변화

쌀 가공식품의 포장재도 젊은 층을 겨냥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먼저 기성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져 온 전통주의 포장재 변화가 눈에 띈다. 서울장수주식회사는 지난해부터 젊은 층의 주류소비패턴을 반영한 ‘드슈’, ‘인생막걸리’ 등을 연달아 선보였다. 서울장수주식회사는 2017년부터 온라인을 통한 전통주의 판매가 허용됨에 따라 젊은 층에 대한 수요관리를 강조해 왔다. 온라인 몰의 소비자 구매분석 결과 전통주 거래액 중 40% 가량이 30대가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젊은 대중의 선호도에 맞춰 최근 개발한 인생막걸리는 기존 막걸리 용기가 흔히 녹색인 것에 비해 투명한 용기를 사용해 이미지를 달리했다. 라벨에는 스테인드글라스를 모티브로 한 디자인을 적용했으며 ‘달달상큼’, ‘반해따’, ‘인생목넘김’ 등 젊은 층이 흔히 사용하는 인터넷 용어를 표기하기도 했다.

한국쌀가공식품협회가 주관해 매해 선정하는 ‘쌀가공품 TOP10’ 중에서도 젊은 소비자의 입맛을 만족시키고자 제품의 특성과 포장재를 새롭게 한 제품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쌀가공품 TOP10 제품 중 ‘국순당’의 ‘1000억 유산균 막걸리’는 투명한 용기에 하늘색과 검은색만으로 표기된 라벨이 부착, 현대적인 이미지가 강조됐다. ‘담양한과명진식품’의 강정제품 ‘스위트스틱’은 허니버터맛, 초코맛에 따라 흰색과 진한 갈색으로 포장재를 달리했다. 묶음 팩 전면에는 꿀을 안고 있는 곰 일러스트를 그려 놓아 단맛을 강조한 제품의 특징을 강조하면서 친근한 이미지를 어필했다. 쌀 가공식품이 타겟 소비자 층을 넓히기 위해 새로워질수록, 이를 소비자에게 가장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매개체인 포장재도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 [사례 1] STUDIO SP

▲ 페트병 형태의 라이스보틀. 기능성과 함께 깔끔한 디자인이 더해져 출시 당시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식품 컨설팅 업체 스튜디오 SP는 지난해 2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와디즈’를 통해 ‘라이스보틀 프로젝트’를 진행, 소비자 펀딩을 받아 라이스보틀 제품을 개발했다.

스튜디오 SP는 기능적인 면과 미적 아름다움을 균형있게 고려해 라이스보틀의 포장재를 만들었다. 이는 라이스보틀에 담긴 ‘보성특수농산’의 쌀 특성에 따른 판단이기도 하다. 보성특수농산의 쌀은 주산지에서 자란 건 아니나 질이 좋아 가격은 낮지 않은 쌀이다. 이에 스튜디오 SP는 포장재로 먼저 고객의 관심을 끄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홍성필 대표는 “고객이 라이스보틀의 아름다움을 인식해 제품에 관심을 갖도록,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디자인으로 포장재를 개발했다”며 “포장재에 끌려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주요지역에서 자란 쌀이 아니더라도 맛이 좋은 걸 확인하고 높은 재구매율을 보였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처럼 쌀의 품질만큼 쌀 포장재도 소비자에게 중요하기 때문에, 소비자 관점에서 끌릴만한 포장재를 개발하는 일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제언했다.

그는 “농가가 많은 노력을 들여 재배한 고품질의 쌀이라도 포장재가 허술하면 소비자 관심을 끌기 어렵다”며 “지금의 고객들은 제품 사진을 흔히 찍어 올리고 집안 인테리어와의 조화 등을 고려해 제품을 구매하는 만큼, 소비자 수요를 만족시킬 만한 쌀 브랜드·포장재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사례 2] 서울장수주식회사

▲ 서울장수주식회사의 인생막걸리. 보라, 노란, 파란색을 중점으로 한 멀티 패키지로 출시됐다. 

서울장수주식회사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인생막걸리’는 출시된 지 8개월만에 누적 판매량 250만병을 돌파해 화제가 됐다. 인생막걸리는 서울장수가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하고자 22년만에 내놓은 생막걸리 신제품이다.

서울장수는 자사 제품이 갖는 고유의 감성과 스토리가 소비자에게 직관적으로 전달되도록 소비자 중심의 포장재 기획을 진행한다. 인생막걸리는 2030세대를 주 고객으로 삼아 그들이 열광하는 ‘복고’ 감성을 녹여 포장재를 디자인했다.

또한 녹색이나 하얀색 등 원색을 사용한 기존 막걸리병과 달리 투명한 병을 사용해 차별점을 뒀다. 흔히 막걸리는 유통기한이 짧아 자외선을 효율적으로 차단하는 색깔과 재질로 된 용기에 담겨 유통된다. 그러나 원색을 사용한 막걸리병은 자칫 고루한 느낌을 주기 십상이기에 투명한 용기를 통해 시각적으로 투명하고 신선한 느낌을 주도록 디자인됐다.

서울장수는 차별화된 포장 디자인이 인생막걸리의 판매를 늘리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상민 서울장수 영업기획팀장은 “포장재 디자인은 소비자 경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다”며 “제품 포장재가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긍정적인 이미지는 장기적으로 그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이미지 제고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존의 농식품 포장재에선 제품 특징만을 단순하게 알리는 공급자 위주의 디자인이 적용되는 사례가 많다”며 “제품 타겟이 되는 소비자의 속성과 시대의 흐름을 다방면으로 고려한 제품 패키지를 실시해야 더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서정학 기자  sjhgkr@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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