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랭지 배추 주산지 3곳 생육 우수…정시 출하 이상 無
매봉산, 가장 먼저 출하
연작피해 발생 우려에 타작목 전환
배추 재배지 1만6500㎡ 줄어

▲ 산지유통인과 대아청과 직원들이 등이 매봉산 내 고랭지 배추 재배지를 둘러보고 있다.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서울을 비롯한 경기지역에 비 예보가 있던 지난 7월 24일 3곳의 고랭지 배추 주산지 중 가장 먼저 출하가 시작되는 태백 매봉산은 화창한 날씨를 보였다. 당초 이 지역에도 비 예보가 있었지만 고지가 높아 내리는 안개비를 제외하면 장마기간이라는 말이 무색했다.

매봉산은 해발 1200m으로 132만㎡(40만평)에서 배추가 재배되고 있다. 8월 초·중순경 출하를 앞둔 배추들은 일부 포전의 바이러스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정시 출하가 가능할 정도로 품위가 좋았다.

노성상 태성화물 소장은 “매봉산에서 가장 빨리 정식된 배추는 지난 5월 22일로 8월 초면 출하가 가능하다”며 “지난해는 가뭄 후 폭우 이후의 고온으로 무름병이 확산돼 출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는 피해를 본 배추가 없다”고 설명했다.

배추는 수분함량이 많기 때문에 비가 내린 후 고온이 지속되면 무름병이 발생하고 녹아 내려 판매할 수가 없다.

매봉산 근처에서 만난 농업인은 “7월 말까지 비가 내린 후에 일주일 날씨가 배추 품위와 출하량을 좌지우지 할 것”이라며 “무름병 등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배추 가격은 지금보다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배추는 어떻게 그렇게 잘 자랐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난해와 달리 쌩쌩한 모습이었다.

올해 매봉산의 경우 연작피해 발생을 우려한 농업인들이 배추에서 타작목으로 전환해 배추 재배면적이 지난해 대비 1만6500㎡(5000평)가 줄었다.

산지유통인들은 현재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세가 10kg 상품기준 4000원 정도인데 고랭지 배추를 재배해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서는 경락가격이 적어도 7000원 이상은 돼야한다고 설명했다.

포전계약 비용에 농약·비료비, 작업비, 망값, 장비투입비, 운송비, 위탁수수료 등을 고려할 시 손익분기점 기점이 7000원이며, 후작기 농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8000원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농업인들과 산지유통인, 농협 관계자 등은 비가 온 후 고온이 이어진다면 전체 재배면적의 30% 정도가 자연 감모될 것으로 내다봤다.

상황은 귀네미와 강릉 안반데기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에는 폭우가 내려 유실되고 배추 재배도 어려웠던 이 지역도 올해는 파릇파릇한 배추들로 꽉 찼다. 귀네미 배추는 8월 말부터 출하되는데 일부 포전에서 가격 상승을 기대한 농업인들이 늦게 정식한 배추가 보였다.

귀네미 지역은 최근까지 59만4000㎡(18만평)에서 배추가 재배됐으나 산림청에서 백두대간 산림복원으로 토지를 매입해 16만5000㎡(5만평 정도)가 줄었다.

가락시장 경매사를 포함한 산지 농협 관계자는 “귀네미 배추는 토질이 좋지 않아 상품성이 떨어지고 있으며 산림청의 토지 매입으로 주산지로서의 명성이 사라질 위기”라고 밝혔다.

9월 초·중순경부터 배추가 출하되는 안반데기. 123만7500㎡(37만5000평)에서 재배되고 있는 배추는 장관이다. 지난해는 정식 후 내린 폭우로 유실된 곳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올해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파릇파릇한 배추가 포전에 꽉 차 있었다.

배추를 재배하고 있는 조용학 씨는 “지난 6월 25일부터 정식된 안반데기 배추들의 품위, 출하량 예상은 적어도 8월 중순이후에나 확인 가능하다”며 “지금까지는 고랭지 배추 주산지 3곳의 생육이 우수하고 병해충 피해도 거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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