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사랑 미소 365] 쌀의 맛, 다 거기서 거기일까?

쌀의 윤기·향기·찰기·경도에 따라 맛도 천차만별 서정학 기자l승인2019.07.3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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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서정학 기자] 

‘쌀’이라 해서 다 똑같은 맛이 아니다. 품종과 품질등급 등에 따라 쌀의 윤기와 찰기, 맛이 달라진다. 특히 쌀 품종 중에는 밥맛이 좋기로 평가된 것이 있으며, 각양각색의 토종품종도 고유의 맛으로 소비자 입맛을 만족시키고 있다. 쌀의 맛을 달리하는 요소와 더 맛있는 쌀을 고르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 우보농장이 직접 재배한 벼 토종품종. 토종품종은 독특한 고유의 맛으로 소비자의 다양한 입맛을 만족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진 농촌진흥청 제공

# 투명하고 단백질 함량 낮은 쌀 품종 선호

쌀의 맛은 외관, 향기, 찰기, 경도에 따라 다르게 평가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찰기가 있고 딱딱한 정도가 덜한 쌀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국내에선 일반적으로 아밀로오스 함량이 낮아(추청벼 기준 20%) 찰기가 있고, 단백질 함량이 6.5% 이하로 낮아 쌀알의 경도가 낮은 품종이 밥맛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쌀의 외관은 쌀알 가운데와 옆면이 하얗기보다 투명할수록 좋다.

농촌진흥청은 쌀의 외관과 맛, 수량성과 병충해 저항성 등을 기준으로 ‘벼 최고품질’ 품종을 선정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기준 농진청이 개발한 밥쌀용 벼 품종 285개 중에서 최고품질은 삼광, 운광, 고품, 하이아미, 영호진미 등 14품종이다. 최고품질은 수량성이 10a 당 500kg 이상을 나타내고 쌀알이 투명해야 한다. 밥맛은 기준이 되는 ‘일품벼’ 이상의 맛을 내야 하며 2개 이상의 병충해 저항성을 지녀야 한다.

이와 함께 농진청은 밥맛을 중심으로 평가한 ‘밥맛 좋은 품종’으로 삼광(비료 평균 시비 시 단백질 함량 5.7%), 하이아미(6%), 영호진미(6%), 해품(6.2%), 수광(6.1%), 호평(7.4%)을 추천한 바 있다. 국립종자원은 이중 호평 품종을 제외한 5품종을 올해 정부보급종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밖에 도정한 쌀의 등급도 쌀의 맛에 관여한다.

정부는 양곡관리법에 따라 쌀 포장재에 쌀등급을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도정된 쌀은 수분량, 싸라기쌀 함유량, 부서지고 변색된 쌀 함유량, 이물질 함유량 등을 기준으로 삼아 특·상·보통 등급으로 나뉜다. 높은 등급의 쌀일수록 수분량이 적고 부서진 쌀 등이 적은 만큼 더 좋은 맛을 낼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 각양각색의 토종품종으로 새로운 맛 경험을

‘토종품종’도 쌀의 맛을 풍부하게 하는 데 일조한다.

토종쌀은 생산량을 늘리고 미질을 높이기 위해 개량된 품종에 밀려 점차 시장에서 사라져 왔다. 다행히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유전자원센터는 현재 유전자원으로서 재래종 벼 4497 품종을 보관하고 있고 소수의 농가가 소량재배를 통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그 중 경기 고양시의 ‘우보농장’은 2011년부터 토종벼를 재배하기 시작해 현재 약 280여품종의 토종쌀의 가치와 맛을 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근이 우보농장 대표는 ‘전국 지역별 토종벼 품종 특성 연구 및 토종볍씨 보존과 보급’ 연구보고서를 통해 토종쌀의 품종별 맛 특성을 정리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토종 찰벼 ‘까투리찰’은 은은한 단맛을 내며 향이 구수하고 찰진 정도가 적당하다는 특징이 있다. 토종 메벼 ‘늦닭벼’는 아밀로스 함유량이 17% 가량으로 낮아 찰기가 적당하다. 토종 메벼 ‘화도’는 일본 개량종 쌀인 고시히카리와 비교해 백미로 밥을 지으면 향과 맛이 뛰어나고, 식어도 식감이 좋다.

이 대표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농업인, 요리사, 도시민 등을 초청해 토종쌀을 시식하고 맛 평가를 실시하는 ‘토종쌀 테이스팅 워크숍’을 개최하기도 했다. 2014년에 약 30여명의 시식평가단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 결과 토종쌀 ‘흑갱’ 품종의 향과 맛, 식감, 색감이 종합적으로 우수하다고 평가받았다. 2016년의 워크숍에서는 평가자들에게 토종쌀 품종의 외관과 맛 특징을 주관적으로 서술하도록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토종쌀을 직접 맛본 사람들은 토종쌀이 기존에 자주 먹던 개량종 쌀에 못지않거나 더 낫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며 “이는 기존의 맛과는 다른 맛, 새로운 맛에 대한 경험으로 인한 것이며 토종쌀의 가치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 대표는 “이 같은 토종쌀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려면 먼저 농업인들이 지역 특성에 맞는 자신만의 품종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이후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러 행사를 통해 토종쌀의 가치와 맛을 지속적으로 알려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 [Interview] 김종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곡물관측본부 부연구위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곡물관측본부는 쌀 관련 정책의 근거가 되는 과학적 연구결과를 도출하고 쌀 생산량, 재배면적 등의 관측치 등을 수집·공개한다. 이곳에서 쌀·식량정책에 관한 연구를 오래도록 진행해 온 김종인 농경연 곡물관측본부 부연구위원으로부터 쌀의 맛을 좌우하는 요소와 좋은 쌀을 고르는 방법을 들어봤다.

 

Q. 쌀의 맛을 좌우하는 요소는

“쌀의 맛을 결정하는 요소로는 외관(시각), 향기(후각), 찰기(촉각), 경도(촉각)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찰기가 있는 쌀을 맛있다고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아밀로오스 함량이 낮을수록 찰기가 있는 편이다. 또한 단백질 함량이 높은 쌀일수록 쌀의 경도가 높아 밥맛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곡물협회는 밥맛을 기준으로 쌀의 등급을 결정하는 ‘식미랭킹’이라는 순위를 1970년대부터 매해 발표하고 있는데, 그 평가기준으로 외관, 향, 맛, 점성, 경도를 활용하고 있다.”

 

Q. 좋은 쌀의 재배와 보급을 위해 정부가 노력하는 바는

“정부는 고품질 쌀 보급을 위해 쌀 등급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과거에는 쌀 등급을 기재하지 않고 미검사로 기재하는 비율이 높았다. 이에 지난해 10월부터는 정부가 미검사 항목을 삭제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해 본래 취지에 맞게 쌀 품질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정부는 고품질쌀 유통을 촉진하기 위해 2017년부터 공공비축미 대상 품종에서 일부 다수확 품종을 제외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Q. 고품질의, 맛 좋은 쌀을 고르기 위한 방안은

“쌀의 외관은 모양이 균일하고 광택이 나며 색이 맑은 것이 좋다. 부서지거나 금 간 쌀, 이물질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쌀 등급을 확인하면 된다. 특·상·보통 순으로 싸라기가 적은 쌀이니 높은 등급의 쌀이 품질과 맛 측면에서 뛰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단백질 함량이 표시돼 있다면 이를 확인하는 게 좋다. 단백질 함량이 낮을수록 맛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단백질 함량은 낮은 순으로 수·우·미로 구분해 표기한다.

마지막으로 혼합 품종 보다는 단일 품종으로 표기된 쌀 제품이 밥맛이 좋을 개연성이 크다. 품종의 순도가 80% 이상이어야 단일 품종으로 기재할 수 있는데, 동일 품종의 쌀일수록 일정한 맛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서정학 기자  sjhgkr@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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