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 등 농식품 수출과 수입 의존도 높은 농산업 분야 등 우려 목소리
국산화 위한 연구개발 투자 확대·지원 절실

[농수축산신문=이한태 기자, 박현렬 기자] 

일본과의 무역전쟁이 첨예화되면서 농식품 수출과 종자, 농약(작물보호제) 원제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농산업 분야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이들 품목에 대한 규제나 애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농업인과 농산업계의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어 이에 대한 사전 대책과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이 강조되고 있다.

최근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우리 정부에서도 피해 우려 기업에 대한 지원, 일본산 농식품과 폐기물 등에 대한 검사 강화 등 대응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양국의 무역전쟁이 점차 심화·확산 일로를 걷게 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농업 현장에서는 향후 일본의 수출·입 규제가 우리 농산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일본으로의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백합의 경우 이달 수출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20~30% 감소할 것이란 우려와 함께 농업인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기성 한국백합생산자중앙연합회장은 “오는 15일은 일본 최대 명절인 오봉절로 백합소비가 가장 많은 시기 중 하나지만 지난해 폭염으로 품위가 낮아진 가운데 수출규제 얘기까지 나오면서 이달 수출량이 지난해대비 20~30% 가량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게다가 백합이 많이 수출되는 가을까지 현 상황이 지속되는 등 장기화되면 국내 백합시장이 무너지고, 농가 피해는 막심할 것이다”고 말했다.

파프리카 역시 일본의 분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는 일본의 파프리카 수요가 있고, 유럽 등의 작황이 좋지 않지만 향후 통관 규제 강화 등의 우려가 있어 현지 분위기를 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입 분야에 대한 우려도 있다. 골든시드프로젝트(GSP)를 통해 국산화가 추진되고 있지만 종자 분야에서는 여전히 수출보다 수입 비중이 높다. 이에 따른 로열티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종자 수입액은 1억6000만달러였던 반면 수출액은 5100만달러에 그쳤다. 이중 일본으로부터의 종자 수입액은 1250만달러였으며 수출액은 385만달러였다. 이를 전년도와 비교하면 수입은 16.6% 증가한 반면 수출은 34.7%나 감소했다. 수입 의존도 심화가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농약도 마찬가지다.

농약연보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농약 원제 수입 의존도는 97%에 달했다. 이중 일본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은 29.2%로 독일, 중국 등을 제치고 23개국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당장 일본과의 무역전쟁에서 피해가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 확대와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김광천 한국농축산연합회 사무총장은 “농산물 수출이나 농자재 수입 등 농업 전반에 걸친 불안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농업과 농산업 전반에 대한 점검과 개선이 요구된다”며 “이번 일을 기회로 반도체 등 국가 수출 주력산업뿐만 아니라 국내 농업관련 전후방 산업의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이뤄져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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