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균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기술지원과 농업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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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사균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기술지원과 농업연구관

우리나라 축산업은 농업의 다른 어떤 부문보다 숨 가쁘게 달려왔고 괄목할 정도로 성장했다. 우리나라 농업을 작물과 축산으로 나눴던 1970년, 농업생산액 규모는 작물이 91%, 축산은 9% 정도였지만 49년이 흐른 지금 축산업은 전체 농업생산액의 40%를 차지할 만큼 농업의 중심으로 진입했다.

또한 대한민국 농업생산액의 상위 10개 품목 중 돼지, 한우, 닭, 우유, 계란 품목이 61.8%(2017년 기준)에 달한다. 우리나라 축산업은 한국인의 영양 지도도 바꿔 놓았다. 축산은 국민의 수명 연장과 신장, 신체지수 개선에 일등 공신이다.  

국내산 육류에 대한 국민들의 선호가 높아지고 축산업이 크게 성장했지만 축산 경영인 모두가 행복한 것은 아니다. 축산 경영은 가장 난이도가 높은 종합 생물산업이다. 동물학, 질병학, 생리학, 번식학, 유전학, 영양학, 사료학, 경영학이 어우러졌을 때 축산 경영은 고객을 만날 수 있다. 이렇게 복잡한 사업을 열 댓 마리 키우던 외양간식 축산방식으로는 단 1년도 경영을 지속할 수 없다. 또한 고도성장기의 농정처럼 축산업 보호의 혜택만 기다릴 수도 없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경영기록은 경영개선의 첫걸음이면서 기본이다. 기록은 흑자경영의 발판이다. 농장수익을 올리려면 경영을 기록하고 집계-분석-진단-계획-실천-목표수정-경영변화라는 수레바퀴를 반드시 굴려야 한다.

개선은 기록없이 이뤄질 수 없고, 축산경영은 사료비 부담이 크며, 현금 흐름이 빈번하므로 세심한 경영관리가 되지 않고서는 경영의 악화를 단기간에 경험할 수 있다. 

특히 한우 경영은 소의 임신 기간을 포함하면 수정에서부터 소비자 식탁까지 약 40개월 이상의 긴 기간이 필요하다. 수정의 이력부터 송아지 생산을 거쳐 비육과 출하까지 전 생산 과정을 관리하고 기록해야 한다. 가계부나 개체기록장을 써서 기록할 수 있으나 분석과 개선에 활용하기 어렵고, 시중의 영농일지로도 축산경영의 복잡함을 담기 어렵다. 이모저모 고민하고 판단해야 할 것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엑셀(Excel)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분석도구를 만들어 활용한다 하더라도 한계가 분명하다. 한우 경영은 개체관리에서부터 번식, 도체등급, 교배계획과 관리를 거쳐 수익성까지 방대한 축산정보를 연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축산 경영은 과학이다. 경영개선을 위해서는 데이터로 증명해야 하며, 체계적 관리와 분석으로 흑자경영의 기초를 만들어 가야 한다. 그 방법은 국립축산과학원의 한우리시스템을 망설이지 않고 도입하는 것이다. 한우리시스템은 축산농가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인터넷포털사이트에서 ‘국립축산과학원 한우리’를 검색하거나 국립축산과학원 누리집(홈페이지)을 통해 한우리시스템에 접속하고 회원가입 절차를 거치면 축산 경영은 과학이라는 갑옷으로 환골탈태한다. 농장주가 직접 개체별 고유번호, 생년월일, 성별, 혈통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시군농업기술센터에 문의해 교육과 상담을 받을 수도 있다.

농업은 경영이고 경영은 기록이다. 축산 경영 기록의 첫 발자국, 시작은 작을지라도 그 끝은 위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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