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계열업체, 낮은 닭고기 가격에 울상

[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닭고기 계열업체들이 올해 복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해 울상이다.

올해 유난히 낮은 닭고기 가격 때문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초복이던 지난달 12일 닭고기 평균 생계유통가격은 대닭~소닭 기준 kg당 1100~1300원 수준이었다. 중복에는 이보다 조금 오른 1200~1400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며 말복 다음날인 지난 11일에는 1197~1300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kg당 최대 700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초복 평균 생계유통가격은 kg당 1400원이었으며, 중복에는 1700~1800원, 말복에는 1800~1900원이었다.

국내 닭고기 계열업체의 한 관계자는 “‘육계업계는 복철에 거둔 수익으로 1년을 버틴다’고 표현할 정도로 여름 복철은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며 “이번 복철엔 그럭저럭 닭고기 판매가 잘 됐지만 가격이 너무 떨어진 탓에 수익성도 줄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계열업체 관계자도 “올 복은 ‘10년 만에 맞이하는 최악의 복’이었다”며 “복철 판매가 한 해의 수익을 좌우하는데, 올해 연말 결산을 해봐야 알겠지만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이 공급 물량 과잉에서 비롯된 것이라 입을 모은다.

권정오 한국육계협회 부장은 “지난해에도 육계 사육마릿수는 많았지만 유례없는 폭염으로 증체가 더뎌지고 폐사가 많이 발생해 닭고기 가격이 일정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올해는 종계·육계 사육마릿수가 많았지만 복철 폭염으로 인한 폐사, 증체 부진도 비교적 적었고 지난해에 비해서는 수요도 조금 부진했던 것이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앞으로 복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도 심심찮게 나온다. 육계 공급 과잉이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잡고 있고, 닭고기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는 등 복철 수요 감소 요인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김창섭 체리부로 부회장은 “젊은 층일수록 복철 보양식을 섭취해야 한다는 생각이 덜하고, 보양문화도 점차 다양해져 복철 닭고기 수요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업계도 복 특수보다는 연중 소비를 늘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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