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STAR 청년농업인을 찾아서 (9) 이원호 소플러스유 대표

아빠가 만든 안전한 유제품…맘카페 '입소문' 안희경 기자l승인2019.08.13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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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승계 비율이 가장 높은 축종은 단연 낙농이라고 볼 수 있다. 쿼터제 운영으로 인한 진입장벽까지 존재해 신규 낙농인은 사실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낙농가들은 승계와 관련된 세대 간의 갈등도 많은 편이다. 그러나 목장을 물려받으면서 생산을 넘어 목장형 유가공으로 유통을 시작, 생산에서 유통까지 안정적인 판로를 구축한 2세라면 어떨까.

부모의 신뢰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부모의 신뢰를 넘어 자신의 유가공제품을 사는 소비자들의 신뢰까지 챙긴 이원호 소플러스유 대표를 만나보자.

▲ 이원호 대표가 생산하고 있는 소플러스유 제품들. 플리마켓을 중심으로 판매가 되고 있고 재구매율이 매우 높다.

# 재원목장에서 소플러스유까지

목장을 하시는 아버지 덕에 당연히 낙농을 천직으로 생각했다는 이원호 대표는 제대로 된 목장을 해보겠다는 생각에 일찌감치 전공을 축산으로 선택하고 축산전문가로의 공부를 시작했다.

“건국대 축산과를 졸업했습니다. 서울에서 공부를 하다가 대학원을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공부를 더 했는데 이왕 목장을 할거면 하루라도 빨리 하는게 낫다는 생각에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버지인 이재철 씨가 1985년 송아지 2마리로 시작한 재원목장은 현재 90마리 젖소를 키우며 일 1톤 이상의 원유를 납유하는 목장으로 충북에서 최초로 HACCP(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을 받은 목장으로 유명하다.

“아버지는 낙농의 전문가시죠. 목장을 두손으로 일구시고 자수성가하신 분이기 때문에 제가 학교에서 배운 것과는 차원이 다른 깊이 있는 현장의 지식들을 갖고 계세요.”

2세들이 목장에 들어오면 고민하는 것을 이 대표 역시 경험했다. 생산에서는 아버지는 따를 수가 없었고 목장을 도와드리며 젊은 시절을 보내는 것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4년도에 본격적으로 목장에 들어왔는데 유가공 교육이 있더라구요. 교육을 신청해 몇차례 받았는데 유가공으로 틈새시장을 노려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버지가 생산하는 우유에는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본인이 만들 유제품에도 자신이 있었다. 그렇게 2017년 ‘소플러스유’가 탄생했다.

 

# 착유에서 가공까지 ‘두루두루’

목장형 유가공으로 브랜드를 내고 아버지는 원유를 생산하고 2세는 유가공제품을 생산하는 목장들은 종종 있다. 그러나 이 대표가 그들과 다른 점은 착유를 포함한 목장의 원유생산을 하면서 유가공을 전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착유를 포함한 목장의 일은 모두 합니다. 아버지가 목장의 일을 맡고는 있지만 대부분의 생산 업무는 함께하고 있습니다. 원유를 생산하고 목장을 운영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니까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대표는 목장형 유가공을 시작하면서부터 자체브랜드를 가지고 유가공제품을 판매할 계획을 세웠다. 목장 한켠에서 작업대를 만들어 적당한 양을 생산해 주위에 나눠 먹다가 제품을 판매한 것이 아니다.

“2017년 말에 유가공장 공사를 착공해서 이듬해 6월에 완공했습니다. 처음부터 판매를 목적으로 했습니다. 숙성치즈로 시작해서 지금은 요거트와 신선치즈 위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생산한 원유로 직접 유가공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원유와 유제품 모두 자신이 있습니다.”

# 맘카페, 프리마켓에서 입소문 ‘톡톡’

목장형 유가공 사업의 가장 큰 어려움은 판로개척이 어렵다는 것이다. 택배 판매와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들로의 납품 등을 통해 성공한 목장형 유가공 업체들이 있지만 마케팅 비용도 많이 들고 안정적인 납품 업체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이 대표는 제품에 대한 자신감과 가족경영의 이점을 통해 시장개척에 나섰다.

“아내가 간호사 출신인데 위생과 안전에 철저한 성격입니다. ‘간호사 엄마와 농부 아빠가 만든 유제품’이라는 콘셉트로 지역 맘카페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6개월 아이를 키우는 아빠이기도 한 이 대표는 아내가 임신을 하면서 가입한 지역 맘카페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늘기 시작했다. 다른 지역 맘카페에서도 문의가 왔고 지역에서 하는 플리마켓에서도 인기가 좋았다.

“인스타에만 올려 놓고 별도의 마케팅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대신 발로 뛰는 마케팅을 하죠. 플리마켓에서 요청이 와서 판매를 하러 가기도 하면서 지역 맘카페에서는 제법 인기가 있는 제품이 됐습니다. 따로 납품을 하지 않아도 온라인 스토어를 중심으로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아기에게 건강하고 안전한 제품을 먹이고 싶었던 아빠의 유제품은 그대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전해졌다. 재구매율이 높은 소플러스유 제품들은 목장 수익을 기준으로 볼 때 큰 편은 아니지만 유가공장을 운영할 정도의 수준은 된다.

“소플러스유 제품이 청주, 충북을 넘어 다른 지역까지 판매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아빠가 만드는 건강하고 안전한 유제품을 제 아이들이 아닌 다른 아이들도 먹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미니 인터뷰]이원호 소플러스유 대표

“재원목장에서 소플러스유까지 모두 이름을 걸고 할 수 있을 때까지 더욱 열심히 해야죠.”

재원목장에서는 농장을 승계받는 2세 낙농가로, 소플러스유에서는 목장형 유가공 제품을 가공하고 판매하는 CEO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원호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목장과 유가공장을 넘어 유통까지 할 수 있는 종합 축산인을 꿈꾸고 있다.

“아버지에게서 목장을 물려받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상의 숙제입니다. 좋은 목장을 만들고 좋은 원유를 생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는 제가 하고 있는 유가공장을 생각해야죠. 지금은 운영비 수준이지만 차후에는 목장의 주요수입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목장 수입의 50%까지 유가공장의 수입을 올리고 싶다는 이 대표는 매주 아버지와 회의를 한다.

“목장이 제대로 돌아가고 유가공장도 자리를 잡으면 미래에는 6차 산업까지 진출해 볼 생각입니다. 나중에 서울에서 ‘소플러스유’를 만나시면, ‘아 이원호가 성공했구나’라고 생각해주시겠죠?”

 

※ [소플러스유]

소플러스유는 충청북도 청주시 청원구 풍정1길에 위치한 치즈와 요거트를 생산하는 목장형 유가공장이다. 2017년 가공시설을 완공하고 이듬해 바로 HACCP을 취득한 소플러스유는 월 치즈 20kg과 요거트 400kg을 생산한다.


안희경 기자  nirvana@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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