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기·과열경쟁 따른 시장교란...정부 대책 시급

[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 마트에 진열된 오리 관련 식품들

복경기 후에도 약 420만마리 비축
냉동비축물 소진 위해 경쟁 심화
소비 확대 요인 찾아야

 

국내 오리산업이 복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면서 하반기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당초 예상과 다른 날씨 탓에 복경기를 통한 재고 소진이 미진한 것으로 나타난 데다 오는 11월 시행되는 오리 휴지기제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도 세워야 할 판이다.

현장에선 벌써부터 휴지기제에 따른 시장교란과 오리 수급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책과 관련업계의 대응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복특수 없었다.

오리고기 생산량은 전년보다 증가했다. 6월 육용 병아리 입식 마릿수는 5월 산란 종오리 마릿수 증가로 전년보다 7% 가량 증가한 695만~700만 마리로 추정됐다. 7월 도압마릿수는 6월 육용 병아리 입식이 늘면서 지난해보다 늘어났다. 

하지만 올해 초복인 지난달 12일은 서울기준 낮 최고 기온은 29도에 머무는 등 전반적으로 30도를 넘지 않는 날씨였다.

설상가상으로 말복은 일요일로 직장 수요가 없었고 곳곳에서 비가 내렸다. 중복을 제외하곤 복특수가 사라진 것이다.

 

휴지기 냉동비축물량 여전해

2017년부터 휴지기제 시행과 AI(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파동에 가까운 오리가격 인상을 경험한 오리업계는 냉동비축 물량을 크게 늘리면서 오히려 이로 인한 수급 불균형을 경험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오리 산지가격 추이를 보면 월초 생체 3.5kg 기준, 5000원으로 시작해 월말에는 약 7000원까지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는 복 수요에 힘입어 초복을 전후로 가격이 지난 7월 15일 5506원에서 19일에는 7193원으로 30% 이상 상승했으며 중복에도 여전히 높은 가격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올해는 복특수 이전에도 약 5000원대를 유지하며 좀처럼 가격을 끌어올리지 못했고 복경기 이후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오리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휴지기제 시행과 AI 발생으로 어려움을 겪은 오리계열업체들이 저마다 냉동비축물량을 늘리면서 한때 1000만마리에 가까운 냉동비축물량을 비축해 뒀다”며 “휴지기제 시행 후 소진이 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복경기가 지나간 현재도 약 420만마리의 냉동오리 비축물량이 있는 것으로 파악돼 냉동비축물량에 따른 업체의 적자폭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과열경쟁도 문제

과열경쟁도 또 다른 시장교란의 원인이 되고 있다.

현재 대형마트의 훈제오리 600g 소비자가격은 7000~8000원대로 업태별로 차이는 있지만 덤핑판매가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리 계열업체의 한 관계자는 “냉동비축물량 소진을 위해 업체의 과열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제품별 행사와 가격할인이 주를 이루며 훈제 오리의 가격이 평소보다 30% 이상 저렴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휴지기제로 교란이 온 오리 수급시장이 제자리를 찾는 데는 정부의 제대로 된 정책과 눈에 띄는 소비요인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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