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수요 늘지 않아 가격 지지할 수 없어
경락가격은 손익분기점인
8000원 보다 낮은 6000원선

수입김치 영향으로 판매 어려워
운송비에 폐기비용까지 지불 비일비재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고랭지 배추 작황이 지난달 말 이후 지속된 비와 폭염의 영향으로 저조함에도 불구, 소비침체 등의 요인으로 경락가격이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는 등 출하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무 또한 강원도 전체 재배면적의 10% 가량 물량이 시장격리됐지만 다음달까지 손익분기점보다 턱 없이 낮은 가격을 형성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과 강원도 배추, 무 출하자들에 따르면 다음달 배추 도매가격은 10kg 상품이 6000원 선을 보일 전망이다. 무 역시 20kg 상품기준 8000~9000원에 거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추 출하자들은 기상 악화로 추석 출하량의 절반정도가 포전에서 망가졌지만 경락가격은 손익분기점인 8000원 보다 낮은 6000원 정도라며 상품비율이 전체 출하량의 30~40%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다음 작기 농사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노성상 태성화물 소장은 “비 이후 폭염으로 인한 병해로 포전 대부분의 배추를 버려야 하지만 다음달까지 손익분기점 보다 높은 가격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올 봄 김치공장에서 배추를 많이 저장했고 수입김치로 인해 식자재 업체의 배추 소비도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상호 태백농협 팀장은 “당초 예상보다 작황이 좋지 않음에도 가락시장 도매가격이 평년대비 60~70% 정도를 형성할 만큼 상황이 녹록치 않다”며 “평년에는 8월에 김치공장 수요가 지속적으로 있었지만 올해는 김치공장에서 봄에 생산과잉 된 배추를 충분히 저장해 수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이어 “수입김치 반입량이 매년 증가하다보니 꾸준히 소비가 매년 줄고 있다”며 “이 같은 이유로 배추를 재배하는 농업인들이 작목을 전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산지의 우려에 오현석 대아청과 영업2부 부장도 “작황이 저조해 예상보다 물량이 줄었지만 수요가 늘지 않아 가격을 지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김치공장 수요뿐만 아니라 수입김치 반입량 증가로 다음달 평균가격이 평년보다 낮은 6000원 정도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전체 재배면적의 10% 정도인 89만1000㎡에서 생산된 물량 9000톤을 시장격리 했지만 가격지지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광형 한국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출하자들이 지속적으로 무를 재배하기 위해서는 평균 경락가격이 1만2000원 정도를 형성해야 하지만 다음달까지 8000~9000원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배추뿐만 아니라 무도 김치공장의 저장량, 수입김치의 영향으로 판매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 산지유통인은 “일부 무가 8000~9000원 정도에 거래될 뿐 전체적으로 봤을 때 무 출하 시 손해를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소비침체에 품위저하로 경매가 제대로 되지 않은 무가 많아 운송비에 폐기비용까지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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