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유용 서울대학교 교수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 

최근 들어 대한민국의 축산업은 사면초가가 된 형국이다. 국내에서 축산업은 환경오염, 악취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다양한 규제를 받고 있고, 생산비 이하에서 거래되는 계란, 돼지고기는 이미 1년 가까이 변화의 조짐도 없다.

또한 수입 축산물로 한몫을 보려는 사람들이 급속하게 축산물수입에 매달려 기록적인 쇠고기, 돼지고기의 수입량을 나타내고 있다. 도대체 이런 상황에서 국내 축산업은 어떻게 벗어나야 할 것인가 ? 

우선 정부의 주도로 점차 강해지는 규제와 단속의 범위와 강도는 축산업으로 영위하는 사람들에게 더 이상 우리나라에서 축산을 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는 것 같아 심히 걱정스럽다.  국내 농산업이나 축산업에 대한 정부의 장, 단기 정책은 사라진지 이미 오래돼 축산업의 장기목표는 선언적인 문구에 지나지 않고 있다. 

여전히 국내 축산업은 우리나라 안에서 고급 단백질공급원인 축산물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대접도 못받고 있다. 정부로부터 뿐만 아니라 국내 축산물소비자들에게까지 아직도 국내 축산물은 외국에서 수입되는 축산물에 비해 위생적이지 않고, 품질이 떨어진다는 잘못된 인식을 개선시키지 못하고 있으니 축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책임도 또한 크다고 생각한다.  
 

우선 산란계산업의 경우 이미 오래전부터 불황을 겪고 있다가 살충제계란 사건이 발생하면서 국내 산란계농장은 생산비 이하에서 계란을 생산하는 기간이 너무도 오래 지속되고 있다. 산란계산업에서 회생을 위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만 남아 있는데, 상생을 할 수 있는 방안의 모색은 산란계농장, 사료회사, 유통업체들이 함께 고민을 해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실천해 가야 한다. 정말 허비할 시간이 없는 위급한 상황이다. 
 

양돈산업은 또 어떤가? 2018년 11월부터 생산비이하로 폭락한 국내산 돼지고기 값는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세계경기가 가라앉고, 국내 경기도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 기업체별로 회식금지, 52시간 근무체제가 정착되면서 돼지고기의 소비량은 정체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산 및 수입되는 돼지고기의 양은 늘어나고 있으니 당연히 예상되는 불황이라고 비난받아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지금까지는 생산성향상이나 생산비 절감에 대한 중요성을 부각시키며 농장에서의 관리에만 치우쳐왔다면, 이제 국내산 돼지고기를 ‘한돈’이라고 명칭을 특화해 부르고 있는 상황에서는 한돈이 수입 돼지고기에 비해 어떤 장점이 있는지 소비자들이 현실감 있게 느낄 수 있는 홍보전략이 필요할 것 같다.

한우의 경우 수입되는 쇠고기양이 점차 증가해도 국내산 한우의 시장은 잘 지켜지고 있는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 한돈자조금을 이용, 국내 소비자들에게 더욱 효과적인 국내산 한돈에 대한 인식제고에 힘써야겠다.

2018년부터 갑자기 스페인산 돼지고기가 이베리코라고 둔갑해 수입되며 흥행에 성공한 것과 같은 어이없는 일이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다. 일단 홍보가 되면 많은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는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국내산 한돈의 품질이 수입 돼지고기에 비해 차별적인 것을 개발해야 하는 시점에도 와 있다고 생각된다.

국내산이나 외국산 돈육이 거의 요크셔, 랜드레이스, 듀록을 이용한 삼원교잡종인데, 비슷한 품종에서 품질의 차이가 얼마나 나타날 수 있을까?
 

개별 양돈장들은 지금까지 노력해 왔던 바와 같이 다른 양돈장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가질수 있도록 생산성향상과 생산비절감노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요즘과 같은 저돈가 시대에서는 비육돈 두당 생산비의 절감을 통해 경쟁력있는 농장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살아남는 농장이 강한 농장’인 것을 명심하고 개별 농장별로 경쟁력을 갖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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