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위축에 전통시장 현대화로 산닭 판로까지 줄어

[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토종닭 업계가 소비 침체로 인한 가격 하락 장기화로 울상을 짓고 있다. 공급 과잉,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둔화, 산닭 판매 전통시장의 시설 현대화 등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가격 하락 장기화에 토종닭 업계 ‘긴장’

토종닭 업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여름부터 시작된 가격 하락 국면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토종닭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생산비 이하로 떨어진 토종닭 가격은 지난 2일까지도 회복되지 못한 채 kg당 1100~1300원으로 낮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토종닭의 kg당 생산비가 최소 2000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7~8월 평균 산지시세는 계속해서 생산비에 미치지 못하는 1000원 안팎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지난 복철에도 토종닭 산지시세는 생산비를 넘어서지 못했다.

토종닭협회 관계자는 “이번 복철에도 토종닭 가격이 생산비를 밑돌아 농가와 업계의 어려움이 컸다”며 “2007년 이후 복철에 산지시세가 생산비 이하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업계의 상황을 전했다.

 

토종닭 제품 다양화 · 군납 등 소비처 확대 필요

업계에서는 기본적으로 토종닭 가격 하락이 공급 물량 과잉과 소비 감소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여름은 지난해에 비해 비교적 낮은 기온에 토종닭의 증체가 빨랐고 폭염으로 인한 폐사 등 변수도 적어 물량 공급이 원활했다. 그러나 소비는 오히려 감소해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조명옥 토종닭협회 농가분과위원장은 “토종닭은 전통시장에서 산닭으로 판매되거나 가든, 유원지 등에서 소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소비자들의 기본적인 소비심리가 좋아져야 나들이나 등산 등 활동이 많아지고 토종닭 소비가 늘어나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이어진 전통시장의 시설 현대화 작업의 영향도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2017년 경기 성남의 모란시장이, 지난 7월 1일에는 산닭 유통 규모로 손가락 안에 꼽히던 부산 구포시장이 현대화 작업을 거치며 토종닭 산닭 거래 기반이 큰 폭으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토종닭협회 관계자는 “토종닭의 30~35%가 전통시장으로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토종닭 유통의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던 전통시장이 사라지면서 산닭 판매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해법은 소비 증진밖에 없다”고 지적하며 “토종닭 제품 다양화와 군납 등 소비처 확대와 같은 전방위적인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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