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L SPECIAL] 전국한우협회 20년의 발자취

1999년 협회 출범… 농가 권익 보호 위해 달려온 20년 이문예 기자l승인2019.09.20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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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전국한우협회가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한우산업을 바로세우겠다는 일념 하나로 꾸린 조직이 사람으로 치면 벌써 성인의 나이에 들어선 것이다. 

지난 20년간 한우산업의 기틀을 다잡고 뿌리를 든든히 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해 온 한우협회는 이제 성년으로서의 또 다른 발걸음을 내딛을 준비를 하고 있다.

 

~1999년 산재된 목소리, 불안정한 한우산업

▲ 1985년 ‘소값피해보상운동’ 당시의 모습. (출처: 민주화운동 기념 사업회)

한우산업은 1984년 육우 수입에 따른 소값 파동, 1996년 공급 증가에 따른 소값 파동 등 두 번의 소값 파동을 겪는다. 2차 파동 당시엔 한우 농가의 절반이 한우 사육을 포기할 정도로 엄청난 여파가 몰아닥쳤지만 농가를 하나로 묶는 구심점이 없어 정부와 의견 조율이 원활하지 못했다.

 

1999년 9월 ‘전국한우협회’ 출범

 

▲ 한우협회 창립총회의 모습과 당시 배포된 책자의 겉표지.

1990년대 들어서는 한우산업의 존립을 위협하는 다양한 문제들이 터지기 시작했다. 내부적으로는 소값 파동의 후유증으로 한우 사육기반이 크게 흔들렸고, 외부적으로는 소고기 수입 개방 압박이 이어지며 계속해서 한우산업이 거세게 요동쳤다.

이에 농가들은 한우산업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통일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조직 마련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이로써 1999년 9월 14일 ‘전국한우협회’가 탄생한다. 이때부터 비로소 한우산업의 의미 있는 걸음이 시작됐다.

 

2001~2003년 한우농가 권익보호 활동 개시

▲ 2001년 인천의 검역 계류장 앞에서 한우 농가들이 생우 수입 반대 집회를 연 모습.

전국한우협회는 한우산업의 안정화를 위해 가장 먼저 생우(生牛) 수입 반대 투쟁을 이어갔다. 한우산업의 불안정성 심화, 외래 가축 질병 전파 등의 우려 때문이었다. 끈질긴 반대 운동 끝에 결국 생우 수입은 무력화됐으며, 한우협회를 중심으로 한우농가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2005년 ‘한우자조금’ 설치 

▲ 2004년 자조금 대의원 선출 투표.

2005년 2월, 드디어 한우 부문에도 자조금이 설치된다. 농가에 자조금 설치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는 데 한우협회 지도부의 활동이 큰 역할을 했다. 한우자조금은 여러 축종 중 가장 늦게 출발한 자조금이지만 현재는 농가들의 적극적인 협조 아래 가장 성공한 자조금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한우자조금 거출률은 무려 98.5%였다.

 

2006~2008년 한우산업 보호 위한 투쟁

▲ 2007년 열린 한우인 총궐기대회의 모습. 농가들이 한·미 FTA를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06년, 광우병 발생국인 미국으로부터 소고기 수입이 재개된다는 소식에 전국이 분노로 들끓었다. 한우협회도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을 막기 위한 투쟁을 시작했는데, 이런 움직임은 장장 100일 가까이 이어진 대국민 촛불 집회의 불씨가 됐다.

결론적으로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은 완전히 막아내지 못했지만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도’와 ‘소고기 이력추적제’의 확대 시행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었다. 이는 한우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크게 높이는 계기가 됐다.  

 

2008년 ‘제1회 한우의 날: 대한민국이 한우 먹는날’

▲ 대한민국이 한우 먹는날 진행되는 한우 숯불구이 축제의 모습.

소중한 민족 자원으로서의 한우의 가치를 되새기고 한우를 지지해 준 국민들에게 보답하는 의미로 펼쳐진 행사다. 당시 남호경 전국한우협회 회장은 “한우가 최고, 제일, 으뜸이라는 뜻을 담아 1이 세 번 겹치는 날을 택해 11월 1일을 대한민국이 한우 먹는 ‘한우의 날’로 정한다”고 선포했다.

대한민국이 한우 먹는날은 현재까지 국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대표적인 한우 축제로 이어져 오고 있다.

 

2015~2016년 농가 권리 회복 박차

▲ 한우 부산물 정상화를 위한 육류가공처리업체와의 업무협약식.

전국한우협회는 2015년, 마리 단위로 거래되던 부산물 거래에 경쟁거래 방식을 도입해 부산물도 제값을 받고 팔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또한 2016년에는 한우협회, 도축장, 육가공업체를 연결하는 한우 직거래 유통망을 구축해 협회 회원이면 누구나 조건 없이 출하 신청만으로도 소를 출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는 결국 농가의 권리를 되찾는 과정이었다.

 

2019년~ ‘안정된 한우산업, 함께하는 민족산업’

▲ 지난 1월 열린 전국한우협회 완주군지부의 OEM 사료 공급 기념 행사의 모습

최근 전국한우협회는 농가들이 안정적으로 한우를 사육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월부터는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사료를 본격 출시해 사료 가격 안정화를 위해 나섰으며, 계속해서 미경산우 비육사업 확대, 송아지생산안정제 개선·비육우 경영안정제 도입 등 한우산업 보호대책 마련을 강하게 주장해 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미허가축사 적법화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 최대한 많은 농가가 안정적으로 산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Interview]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

한우협회의 역사 '투쟁의 역사'… 끊임없이 투쟁하고 결속 의지 수없이 다져

▲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

지난 20년간 전국한우협회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한우산업을 지키기 위해 그간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야 했을지 어렴풋이나마 가늠할 수 있다. 한우산업을 위태롭게 하는 수많은 장애 요소들을 헤치고 나아가려면 외부로는 끊임없이 투쟁하고 내부로는 결속을 위한 의지를 수없이 다져야 했으리라.

김홍길 한우협회장은 2015년부터 한우협회를 이끌어 오고 있는 수장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한우협회의 역사를 함께 한 산증인이기도 하다. 그는 한우협회의 역사를 ‘투쟁의 역사’라고 재해석했다. 

김 회장은 “‘이 땅 위에 자존심 한우’를 지키기 위해 헌신한 선배 한우지도자들과 한우인들이 없었다면 현재의 한우협회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농가의 권익 보호를 위해서라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고 돌진한 이들의 희생 위에 현재의 한우협회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의 노력과 희생을 값진 행동으로 빛나게 하기 위해 한우협회는 늘 한우 농가의 더 나은 축산 환경을 위해 고민하고 우리의 농업·농촌의 발전을 위해 연구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우산업은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또한 미허가축사 적법화, 퇴비 부숙도 검사 의무화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산재해 있는 상황이다.

김 회장은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고 한우가 고유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전국의 모든 한우인들이 지성을 모으고 결단을 행동으로 이끄는 추진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우협회는 최근 한우산업의 새로운 도약과 농가 권익 보호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특히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미경산우 비육 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경영안정제 도입으로 산업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한우인들의 큰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한우협회가 스무살이 된 만큼 앞으로는 더욱 더 깊이 있는 눈으로 산업을 바라보고 각각의 사안에 대한 성숙한 판단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아직 젊고, 패기와 열정으로 가득한 스무살입니다. 당장의 어려운 장애물들을 돌파해 나갈 에너지가 있습니다. 동시에 우리는 어른이 됐습니다. 한우산업이 단기적 이익에 매몰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농업과 농촌을 살리는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이문예 기자  moonye@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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