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갑원 축산환경관리원 경영전략실장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과거 우리의 농업은 쌀과 축산이 어울러지는 자급자족형 농경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이런 농경문화는 점점 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경지면적 중 논 면적은 84만4000ha로 2009년 101만ha보다 16.4%가 감소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육우 사육마릿수를 보면 309만마리로 2009년 224만1000마리보다 37.9% 증가했다. 

또한, 통계청 ‘양곡소비량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국민 한 사람이 1년 동안 소비한 양곡의 양은 69.5kg로 1988년 133.4kg에 비해 47.9%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우리의 농경문화 또한 자급자족형에서 지역생산소비형으로 변화해야 할 것이다. 

즉 지역에서 나온 농축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로컬푸드 개념처럼 지역에서 발생되는 유기성 자원을 지역의 토양으로 돌려주는 방향으로 바꿔야 할 것이다. 이런 개념을 정리하면 ‘지역 자원’ 순환형 경축순환농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 자원’ 순환형 경축순환농업이란 지역 안에서 사육되고 있는 가축의 배설물을 고품질의 퇴·액비로 만들어 농경지·초지로 환원시켜 곡물, 사료작물, 조사료 등을 생산해 다시 가축에게 공급해 최종적으로는 지역의 토양을 건전하게 유지·보전하면서 생산된 농축산물의 품질과 생산량을 높이는 지속적인 선순환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행돼야 할 과제가 있다. 우선 토양에 들어가는 유기성자원의 양분수급조절을 위한 시스템 구축을 통한 토양양분의 체계적인 관리를 실시해야 할 것이다. 토양에 시비되고 있는 유기성자원의 종류별 전산통계를 통한 투명한 관리를 기초로 지역 자원이 지역 안에서 순환될 수 있도록 실질적 지원·정책 방향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는 경종농가에서 퇴·액비 이용 확대를 위한 적정 퇴·액비 시비량, 시비방법 등에 대한 연구개발과 교육을 강화하고 지역 안에서 생산되는 곡물사료, 조사료 등이 지역에서 소비될 수 있도록 유통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셋째로는 유휴농지를 비롯, 영농여건불리지역 등의 농경지를 활용한 ‘지역 자원‘ 순환형 경축순환농업지구를 선정, 지역여건을 고려한 시범사업을 실시해 모델을 만들어 확산해야 할 것이다. 넷째로 경종농가에서 쉽게 지역 자원인 퇴·액비를 이용할 수 있게 가축분뇨 자원화시설을 확대하고 살포 대행업무 등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역 자원이 지역 안에서 환원돼 경축순환농업을 할 수 있도록 가축분뇨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축산법, 비료관리법 등 법률을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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