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가락시장 시설현대화 안정적 추진과제는 무엇인가 [下] 시장도매인제 도입 제대로 검토해야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上] 자부담, 공사 지연 요소 해소돼야

[下] 시장도매인제 도입 제대로 검토해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현대화사업을 통해 시장도매인제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무리한 도입 추진은 시설현대화사업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내년 1월 도매권역 1공구(채소2동)에 대한 공사를 발주해 2022년 12월에 완공한다는 게 서울시공사의 계획인데 저온가공판매장 26개 가운데 15개를 시장도매인들을 위한 점포로 사실상 배정해 놨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가락시장에 시장도매인제를 도입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음에도 개설자와 관리조직이 도입 주장을 펼치면서 건설 계획에 넣어놓은 것이다.

농식품부는 유통포럼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수렴을 통해 시장도매인제 도입 부분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 일환으로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에 강서농수산물도매시장 시장도매인제 운영 성과, 과제 등에 대한 연구용역을 맡겼다.

생산자 조직이 실제로 강서시장의 시장도매인제에 대해 들여다보고 가락시장에 도입하는 게 바람직할지 연구해보라는 의미에서다. 아직도 강서시장에서는 시장도매인들이 경매 전 판매하는 가격과 경매 이후 판매하는 가격이 다르고 경매가격을 토대로 1000~2000원을 붙이거나 내리는 형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개설자와 관리조직이 섣불리 시장도매인제 도입을 운운하는 모습을 보이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공사 내부에서 조차 시장도매인제 도입 보다 시설현대화사업이 우선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장도매인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본부 측과 실 사업부서 간 의견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공사 관계자는 “거래방법의 도입 보다 먼저 검토돼야 하는 사항은 어떻게 하면 시설현대화사업을 하루 빨리 완료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계획”이라며 “저온가공판매장 점포는 가변형이기 때문에 우선은 시설을 제대로 지어놓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경호 서울시공사 사장은 최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시장도매인제 도입에 관해 유통주체 간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가락시장 내부에서 해결될 수 없다”며 “도매시장법인의 제3자 판매와 중도매인의 직접집하를 같이 허용하는 게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전문가는 “정부가 가락시장의 시장도매인제 도입을 위한 선행조건에 이해관계자들간의 합의를 요구한 것은 시장도매인제 도입·운영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함이다”며 “가락시장 출하자 4만여명이 시장도매인제 도입을 반대하는 서명을 제출한 이유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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