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에 ASF 겹쳐 소비줄까 '걱정'

[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각종 행사 줄줄이 취소

가축운반차량 이동제한으로

도축장서 발 묶여 출하 어려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됨에 따라 한우업계에까지 서서히 여파가 미치고 있다. ASF의 영향이 아직은 크지 않은 수준이지만 한우 관련 행사가 연달아 취소되는가 하면 일부 지역의 경우 이동제한 등으로 인해 한우 유통에서도 일부 문제가 발생하는 등 ASF 발생이 한우업계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한우 행사 취소

지난 9월 17일 경기 파주에서의 국내 첫 ASF 확진 이후, 경기 연천·강화 등 계속해서 ASF가 확산되자 축산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방역을 위해 예정됐던 한우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한우 업계에도 ASF 발생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지난 9월 28일 개최 예정이던 ‘문경약돌한우축제’를 비롯해 오는 11월 첫 개최를 앞두고 있던 ‘2019 홍성한우 바비큐 페스티벌’ 등 이미 전국 곳곳에서 한우 관련 행사가 취소됐으며, 오는 10월과 11월에 예정된 대부분 행사의 개최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이에 한우업계에서도 전반적인 한우 소비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양한 행사를 통한 한우 소비 기회가 줄면서 전체 한우 산업에도 적잖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김영원 전국한우협회 국장은 “날씨가 선선해지는 가을을 즈음해 전국 곳곳에서 열리는 한우 관련 행사에서 소비되는 소고기가 적지 않다”며 “벌써부터 11월 행사 취소 여부까지 고민하는 지자체들이 많은 만큼 전반적인 소비 위축, 소값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덕래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부장도 “추석 등 명절을 지난 직후에는 육류 소비가 많이 줄어든다”면서 “이같은 비수기에 더해 ASF로 인해 전국의 한우 관련 행사의 취소가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한우업계가 적지 않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가축 수송 차량 이동통제

소와 돼지를 함께 사육하는 일부 농가에서는 ASF 발생에 따른 가축운반차량 이동제한으로 인해 소 출하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소와 돼지를 번갈아 수송하는 차량의 경우 돼지 운반 후 도축장에서 발이 묶여 제때 한우를 출하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한우업계 관계자는 “한 대의 차량을 이용해 소와 돼지를 번갈아 운송하는 곳은 주로 영세한 농가”라며 “국가적인 비상상황에서 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우선이기에 서로 말은 아끼고 있지만, 한우의 경우 ASF로 인해 주로 영세농가가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ASF의 조기 종식을 위해선 특히 돼지와 다른 축종간 교차 운송 차량의 이동 자체를 전면 금지하는 등 보다 강력한 대책을 수립,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축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과 같이 질병 방역이 중요한 시기에 돼지와 다른 축종을 교차 운송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도축장 인근이나 입구 등에서 교차오염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는 만큼 교차수송은 막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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