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STAR 청년농업인을 찾아서 ⑩김기현 힐링벅스 대표

식용곤충, 농업의 '블루오션' …세계시장 가치 상승 중 송형근 기자l승인2019.10.0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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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송형근 기자] 

▲ 전북 김제시 연정동에 위치한 힐링벅스 전경

농업의 블루오션 시장이라고 불리는 식용곤충 시장. 우연히 찾은 식용곤충 농장에서 곤충이 미래식량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치를 충분히 느껴 모든 것을 접고 굼벵이 농장을 차린 청년이 있다. 전북 김제에서 굼벵이(흰점박이꽃무지)를 길러 판매하는 김기현 힐링벅스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대학 시절 원예학을 전공하고 농촌진흥청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더 많은 것들을 공부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얻었지만 강렬했던 곤충의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한 그에게는 곤충 말고 더 이상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운명처럼 다가온 굼벵이와 동행 중인 김 대표의 창업스토리와 향후 곤충산업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 굼벵이, 반드시 뜬다!

▲ 김기현 힐링벅스 대표가 곤충 사육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찾아온 수강생들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학부시절 원예학을 전공한 뒤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에너지환경공학과에서 연구원으로 2년간 근무했다. 이 때 시설 원예 농가들을 위한 맞춤형 냉난방 기술 개발, 신재생 에너지 이용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미래농업, 스마트팜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농진청 연구원 시절 다양한 작목을 재배하는 농가를 돌아볼 기회가 많았는데, 2015년에 우연히 방문했던 한 굼벵이 사육농가에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가능성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원으로 일하며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것도 보람된 삶이라고 생각했지만, 농장주와의 이야기를 통해 곤충의 미래식량 가치에 대한 기대가 확신으로 굳어졌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는 이후 집에서 해외의 식용곤충산업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며 학습한 끝에 ‘곤충을 직접 길러봐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연구원 생활을 그만 둔 뒤, 소위 ‘굼벵이 좀 잘 기른다’고 소개된 굼벵이 사육농가를 직접 찾아다니며 사육 노하우 익히기에 돌입했다.

김 대표는 “100군데가 넘는 굼벵이 사육농가를 돌아다녔는데, 농장주마다 기르는 방식이 다 달랐다”며 “사육방식을 정리해가면서 나만의 노하우를 쌓는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2016년 창업 전 시범사육을 시작하면서 실무 경험을 쌓기 시작한 그는 2년간의 시범사육을 통해 위생·안전성까지 갖춘 사육방식을 정립, 누가 농장을 찾아와도 사육장을 공개할 수 있을 만큼의 노하우를 쌓은 후 지난해 1월 힐링벅스를 설립했다.

김 대표는 영농기반이 없던 사업초기, 후계농업경영인 육성사업 정책자금을 지원받은 것이 창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사육사를 설치할 때 단가를 절약하기 위해 직접 설계, 자재 구입 등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 판로 개척, 생존의 절대 법칙

비승계농인 김 대표는 힐링벅스를 설립할 당시부터 현재까지 여러 거래처를 확보하며 굼벵이 원물과 가공을 통해 생산하는 환, 진액 등을 판매하고 있지만 처음 한두달은 굼벵이가 생각대로 잘 판매되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시장 내 정착과 판로 개척에 많은 어려움을 겪을 당시 운이 좋게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사업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수입이 없던 영농초기 매달 나오는 지원금으로 버틸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는 판로 개척을 위해 약방, 건강원 등에 직접 영업을 뛰며 원물 판매에 집중하는 것과 동시에 지난해 7월부터 처음으로 가공제품을 생산, 온라인을 통한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온라인 판매 비중이 약 80% 이상을 차지한다.

현재는 곤충산업에 뛰어들기 위한 귀농귀촌인들이나 은퇴 후의 삶을 설계하기 위한 예비 퇴직자들이 힐링벅스를 찾아 사육노하우를 묻는 경우가 꽤 많아졌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곤충 사육을 시작하기 전에 산업 구조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고 유통, 즉 판로 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절대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사실 우리나라와는 달리 해외에서는 이미 전 세계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곤충을 필수 영양원으로 꾸준히 이용해왔다. 높은 단백질 함량과 쉬운 사육 방식 등을 곤충산업의 큰 매력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가 2013년에 발표한 식용곤충에 관한 보고서에는 곤충을 ‘작은 가축’으로 지정할 정도며 식용곤충의 세계 시장 가치는 지난해 4억6000만달러에서 2023년에는 11억8000만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Mini Interview] 김기현 힐링벅스 대표 

“기회의 시장 곤충 산업, 해외시장 공략은 필수!”

김기현 힐링벅스 대표는 국내 곤충 사육농가의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고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서는 해외시장에 대한 공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미 많은 곤충 사육농가분들이 알고 있겠지만, 소비자들이 원물 자체를 아직 단순히 벌레로 생각하며 혐오감을 갖는 인식을 전환하기가 아직까지는 쉽지 않다”며 “하지만 산업이 발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며 홍삼, 인삼이 중국에서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활발히 판매되는 것처럼 태국, 동남아, 나아가 유럽 지역에까지 곤충을 판매할 수 있게 해외 유통망 구축을 위한 정책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곤충산업은 곤충에 대한 인식개선, 제도 개선 등 더 많은 발전이 필요하지만 향후에는 해외로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 [힐링벅스는...]

전북 김제시 연정동에 위치한 힐링벅스는 약 3000㎡ 규모의 굼벵이 사육장, 체험·교육 공간으로 구성된 복합곤충사육시설로 굼벵이 원물과 환, 분말, 진액 등의 가공 제품을 판매하며 굼벵이와 관련된 체험학습 프로그램 운영을 앞두고 있다.


송형근 기자  mylove@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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