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으로 인한 품위 하락·저온창고서 숙성시켜야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올해 배 재배농가들이 태풍으로 인한 품위 하락, 낙과 등을 우려해 조기 수확에 나선 가운데 유통인들은 조기 수확한 배는 내년 설 명절 이후에 출하할 것을 주문했다.

최근 16호 태풍 ‘링링’에 이어 17호 태풍 ‘타파’, 18호 태풍 ‘미탁’ 등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면서 천안, 안성 등지에서 배 조기 수확이 이뤄졌다.

이에 앞서 가락시장 경매사들은 그동안 설 명절에 출하할 배의 경우 나무에서 과숙이 이뤄져야 상품성을 갖출 수 있기 때문에 오는 15일 이후에 수확할 것을 농가에 당부해 왔다.

그러나 태풍으로 인한 낙과가 일부 지역에서 발생함에 따라 피해 농가들이 지난달부터 수확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숙이 제대로 되지 않은 배는 과가 작을 뿐만 아니라 산도가 높아 상품성이 떨어진다. 이에 유통인들은 조기 수확한 배를 저온창고에서 명절까지 보관한 후 출하해야 수취가격 하락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갑석 중앙청과 과일팀 부장은 “여러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다 보니 피해를 우려하는 경우가 많다”며 “조급하게 출하하지 말고 저온창고에서 좀 더 숙성한 후 출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장은 “가뜩이나 배를 명절용 과일로 인식하는 분위기에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배가 시장에 출하될 경우 전체 배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며 “경매사 등을 통해 수확, 출하, 유통 상황 등을 파악한 후 출하해야 농가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락시장 중도매인들은 “농업인들은 명절에 판매하지 못하면 피해를 본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섣부른 출하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며 “명절 이후 중·소과 판매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조기 수확 배는 이 시기에 출하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초 여름에도 저장된 배가 출하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계획 출하가 농가 수취가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상품성이 떨어지는 배는 재고로 이어져 전체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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