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서정학 기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 14일 산림청·산림조합중앙회·한국임업진흥원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국정감사의 주요 내용을 전한다.

 

# 산불·산사태 재난 대책 개선 요구

산불·산사태 등 재난 대책 개선을 요구하는 여야 의원들에 질타가 이어졌다.

오영훈 의원(더불어민주, 제주을)은 “침엽수가 불에 취약하다는 연구결과가 있음에도 산림청은 산불피해지역에 다시 침엽수를 조림하는 경우가 많다”며 “산불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산불위험지역에 불에 강한 활엽수 등을 적극 조림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수분함량 10% 기준으로 침엽수는 활엽수에 비해 불이 더 잘 붙고 불길도 오래 지속된다. 그럼에도 산림청이 산불피해지역 복구조림에 사용한 침엽수의 비율은 2017년 75.4%에서 지난해 81.8%, 올해 85.5%로 증가했다. 그만큼 활엽수 사용비율은 줄어 올해 14.1%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김재현 산림청장은 “산불피해지역이 국유림이면 쉽게 활엽수를 조림할 수 있지만 사유림에서는 산주들이 침엽수를 다시 심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토양에 맞는 수종을 심어야 하는 문제도 종합적으로 고려한 대책 마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산사태 취약지역 내 사방댐 설치 비율이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는 문제제기도 있었다.

강석호 의원(자유한국, 영양·영덕·봉화·울진)은 “지난해 산사태 취약지역 2만5545곳 중에서 산사태 예방을 위한 사방댐을 설치한 곳은 1만1868개소로 전체의 46% 수준에 그쳤다”며 “또한 20년 이상 노후화돼 정밀점검 등이 필요한 사방댐도 761개소로 파악되고 있어 안전조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무분별한 산지전용·훼손 막아야

무분별한 산지전용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만희 의원(자유한국, 영천·청도)은 “지난해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위해 전용한 산지가 많아 문제가 됐는데 이제는 풍력발전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산지 보전의 역할을 맡고 있는 산림청은 풍력발전소 설치로 산지가 무분별하게 전용되는 걸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위해 산지전용을 신청한 건수는 지난해 5553건으로 2017년 2384건 대비 크게 늘어난 양상을 보였다. 이에 산림청은 지난해 태양광 시설의 산지 설치를 제한한 바 있으나 최근에는 풍력발전시설이 문제라는 것이다. 지난해 풍력발전시설 설치 산지면적은 25만3383㎡로 2017년 18만3156㎡ 대비 늘었다. 올해 5월 기준 면적도 20만8514㎡로 나타났다.

불법산림훼손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완주(더불어민주, 천안을) 의원은 “전국에 불법산림훼손이 심각한데 산림청의 단속인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산림청은 드론순찰이나 인력확대를 통한 단속과 점검을 강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국·사유림의 불법산림훼손 건수는 1만485건, 피해면적은 4229ha에 달한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불법산림훼손건수는 2016년 대비 582건 줄었지만 피해면적은 오히려 329ha 증가했다.

이 가운데 불법산림 단속인력인 산림청 특사경은 지난해 말 기준 225명으로 집계됐다. 국유림 전체면적이 161만8000ha인 점을 감안하면 특사경 1인당 연간 7191ha를 담당하는 상황이라 대책 마련이 촉구됐다.

 

# 임산물 유통혁신방안 마련하고 산림조합 경영혁신 필요해

임산물 유통혁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박완주 의원은 “현재 임산물 유통의 방향을 제시할만한 온·오프라인 유통망이 부족한 실정이다”며 “임산물의 선별과 포장, 보관, 판매까지 할 수 있는 거점 임산물 종합유통센터 건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120개소 임산물 산지종합유통센터 출하액은 1559억원으로 같은 기간 단기임산물 생산액 2조9000억원 대비 5%에 불과했다. 임산물 직거래 매장의 경우 현재 42개소가 운영되고 있으나 1개소당 운영수익이 연간 평균 300만원 수준 밖에 되지 않는 실정이다. 아울러 산림조합중앙회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푸른장터’의 지난해 매출액은 8억7000만원 수준이나, 일일 접속자는 242건에 불과했다. 이는 2017년 435건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이에 대해 이석형 산림조합중앙회장은 “온라인 임산물 쇼핑몰 운영이 미흡한 점을 알고 있다”며 “임산물 유통 혁신을 위해 온·오프라인 매장 활성화 방안을 찾겠다”고 답했다.

산림조합이 산림청 산림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수익사업을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완주 의원은 “산림청의 산림사업을 산림조합이 수주하는 비율이 2008년 64%에서 지난해 40.7%로 지속적으로 감소했으며, 이 중 87.1%가 수의계약으로 진행됐다”며 “그러나 산림조합중앙회의 지난해 총 매출액 2410억원 중 37%가 산림사업 매출로 여전히 높은 비중을 나타내 아직 산림사업을 대체할 신규사업 발굴이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박 의원은 “산림조합은 산림사업 의존도를 더욱 낮추고 자체적으로 수익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말말말

“제 페이스북을 오가는 사람보다 푸른장터 오가는 사람이 적습니다” - 박완주 의원이 산림조합중앙회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일일접속자수가 너무 낮은 것을 꼬집으며.

 

“태양광 발전시설에서 교훈을 얻은 게 없으십니까?” - 이만희 의원이 산지를 보전해야 하는 산림청만큼은 풍력발전시설을 우한 산지전용을 막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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