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한태 기자] 

화분매개 곤충의 보호와 증식을 위한 농업환경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제생물다양성기구(IPBES)의 화분매개 평가에 참여했던 정철의 안동대 교수 등 다국적 연구자 집단은 농업의 화분매개의존도와 작물다양성 감소가 식량안보와 경제적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 연구 결과를 국제 과학잡지 ‘글로벌 체인지 바이올로지(Global Change Biology)’ 최근호를 통해 보고했다.

‘작물 다양화와 병행되지 않은 화분매개 곤충 의존 증가로 세계 농업 생산성이 위협받고 있다’ 제하로 게재된 이번 연구결과에서는 꿀벌 등 화분매개 곤충의 생존을 위협하는 현재의 농업 생산방식은 농업생산성과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화분매개 곤충에 대한 의존도는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고투입 집약농업과 단작 재배 증가로 화분매개 부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식량농업기구(FAO) 자료에 따르면 1961년부터 2016년까지 세계적으로 벌과 곤충 등에 의한 화분매가가 필요한 농작물 재배면적은 137% 증가한 반면 작물 다양성은 20.5%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에 논문에서는 특정 작물이 우점하는 불균형은 야생벌 등 화분매개자들이 작물의 개화기 등 한정된 시기에만 먹이와 양분을 섭취할 수 있어 생존에 위협이 되는 만큼 연속적으로 꽃이 필 수 있게 다양한 작물과 농업환경을 유지해 화분매개자들에게 안정적으로 먹이와 서식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경우 작물재배가 소규모로 이뤄져 작물 다양성이 풍부한 편이었으나 높은 농업생산성을 구현하기 위한 고투입 농업 생산체계와 기후변화, 산업화 등의 여파로 화분매개자의 밀도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야생의 화분매개 곤충자원의 보강뿐만 아니라 상업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꿀벌, 뒤영벌 등 화분매개자원의 생산 공급체계의 안정화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정철의 안동대 식물의학과 교수(3P 화분매개중점연구소장)는 “이번 연구에서는 최근 일련의 농약에 의한 꿀벌 중독 현상을 다룬 연구를 넘어서 농작물을 비롯한 농업경관의 변화를 통해 화분매개자를 보호·증식하고, 이를 통해 작물 생산성을 높이는 화분매개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는 정책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화분매개 친화형 농업생산체계는 농업 생태계의 생물 다양성 관리를 통해 화분매개 등 생태계 서비스가 충만한 지속가능한 농업생산체계 구현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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