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개체수 줄이기 관건...일부 유럽국가선 멧돼지 백신 개발 중

[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독일은 사냥법 개정안 통과시켜
멧돼지 사냥 허가

유럽은 멧돼지 밀도 매우 높아
제 각기 다른 사냥법 개정해야
동물복지운동가와의 마찰도 문제

 

미국대두협회가 지난 14일 ‘사료산업에서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대응전략 온라인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당초 오프라인 행사로 계획됐지만 국내 ASF 발병으로 온라인 행사로 치러진 것이다. 이날 컨퍼런스는 온라인으로 이뤄짐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ASF 상황이나 유럽의 ASF 상황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발표가 이어져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발표를 중심으로 전세계 ASF 상황을 점검해 본다.

 

중국, ASF로 돼지 50% 이상 줄어 

‘미중 대두교역에 관한 최신 정보 및 아프리카 돼지 열병의 영향’을 발표한 장시아오핑 미국대두협회 중국대표는 ASF로 인해 중국돼지의 50%이상이 폐사됐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장시아오핑 대표는 “중국 전체 돼지 사육마릿수와 ASF로 인한 폐 마릿수가 공식집계되지는 않고 있지만 돼지 생산 상위 15개 성의 통계연보를 통해 추산할 때 50%이상의 돼지가 ASF의 영향으로 폐사했다”며 “정부가 ASF 피해농가에 보상금을 주기로 약속했지만 실제 지급은 지자체 예산으로 이뤄져야 하고 대규모 양돈장이 위치한 곳은 대부분이 작은 지자체로 예산이 적어 보상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때문에 농가가 당국에 신고를 하지 않고 시장가격으로 보상을 받으려는 심리로 도축장에 보내거나 유통업자들에게 돼지를 판매하면서 ASF가 더욱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며 “ASF 확산으로 중국내 돼지고기 가격이 높아지면서 소비자까지 피해를 입고 있지만 빠르게 성장한 중국 양돈산업이 구조조정을 통한 양질의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장시아오핑 대표는 ASF 문제로 중국 축산업의 크고 작은 문제들이 가려지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로 인한 원료수입 문제도 중국 축산업의 큰 이슈이기 때문에 이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시아오핑 대표는 “미국 대두 수출국 중 1위였던 중국이 관세인상으로 인한 무역마찰로 미국대두수입량을 대폭 줄이면서 미국 대두의 중국 점유율도 반이상 줄어들었다”며 “중국은 이로 인해 질이 더 나쁜 브라질산 대두를 높은 가격으로 구매해야 하는 등 미국과 중국 모두 피해를 보고 있어 빠른 해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멧돼지 많은 유럽, 개체수 줄이기가 ‘관건’

이아니 아드리안 치하이아 루마니아 사료협회 회장은 ‘아프리카 돼지열병:사료 생산자와 원료 공급자의 숙지 사항과 행동지침’을 발표했다.

이아니 회장은 "유럽에서 2007년부터 거의 100만마리의 돼지가 ASF로 살처분 당했다"며 "인류의 무관심이 ASF 바이러스를 확산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아니 회장은 “벨기에, 체코, 헝가리, 벨라루스 등의 지역에서 멧돼지를 매개로 ASF가 확산됐다는 것이 확인됐고 실제로 다뉴브강을 헤엄쳐서 루마니아로 건너온 멧돼지가 발견됐다”며 “유럽은 멧돼지 밀도가 매우 높고 1년에 두 번 출산을 할 정도로 번식이 활발하기 때문에 멧돼지 개체수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멧돼지 포획을 가능하게 하려면 유럽 여러나라들이 제각기 다른 사냥법을 개정해야 하고 동물복지운동가들과의 마찰도 해결해야 한다”며 “독일은 사냥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사냥협회에 멧돼지 사냥을 허가하면서 개체수를 줄이는 동시에 일부 유럽국가에서는 멧돼지 백신을 개발하고 있지만 야생 멧돼지에 백신을 접종시키는 것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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