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적기에 공급받기 어렵고 숙련도 높이는 데도 한계
공판장물량 확대 등 난항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사업 앞둬
인력확보문제로 제 기능 못하면 대형선망어선 거점을 타지역으로 옮기게 될 수도

[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감천국제수산물 도매시장에 위치한 수산물공판장들이 항운노조의 인력문제로 공판장물량확대 등에 난항을 겪고 있다.

부산수산물공판장에 따르면 공판장의 양륙, 배열, 선별 등을 하는 항운노조 인력은 모회사인 부산공동어시장의 항운노조 어류지부로부터 파견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공판장에 근무하는 항운노조 인력들을 적기에 공급받는 것이 어려울 뿐더러 인력들의 숙련도를 높이는 데도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특히 성어기에 부산공동어시장의 상장물량이 급격히 늘어날 경우 감천에 위치한 공판장으로는 인력을 보내주기도 힘든 실정이다.

이같은 문제는 어업인들에게도 불편함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어업인들은 공판장으로 입항하면 빠른 시간 내에 양륙을 마치고 출어를 해야 한다. 하지만 공판장의 인력문제로 양륙작업 등이 늦어질 경우 어업인들의 대기시간도 그만큼 길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부산수산물공판장과 부산시수협이 운영하는 공판장, 공판장의 중도매인 등은 항운노조 어류지부 측으로 감천항에 별도의 지부를 설립해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지만 항운노조 측이 지부 설립에 소요되는 예산, 감천공판장의 짧은 조업기간 등을 이유로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부산공동어시장이 현대화 사업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부산공동어시장이 현대화사업에 착수할 경우 현재 어시장부지를 절반으로 나눠 공사에 들어가게 된다. 이 경우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어선이 줄어들면서 경매 등을 수행할 수 있는 물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재 주로 부산공동어시장을 이용하는 대형선망어선들은 부산공동어시장의 현대화사업 중 이용할 수 있는 최적의 위판장을 찾아야 하고, 규모가 큰 선망어선을 유치하고자 하는 지역 수협의 위판장에서도 유치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감천항에 위치한 공판장에서 인력문제로 위판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할 경우 대형선망어선들이 이용하는 위판장을 타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백기점 ㈜부산수산물공판장 경영본부장은 “감천공판장에도 대형선망어선의 운반선 6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지만 하역 등에 필요한 숙련된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경우 대형선망어선을 유치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며 “이 때문에 공판장에서는 항운노조 측에 감천에 별도의 지부를 설립, 숙련된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공동어시장의 한 관계자는 “부산공동어시장의 항운노조가 감천항으로 인력을 지원하는 형태가 이어지는 것은 어시장이나 공판장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어시장의 상장물량이 늘어나더라도 감천항에 일부 인력이 지원돼야 하기 때문에 어시장과 공판장 모두에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부산공동어시장은 현대화사업으로, 감천에 위치한 공판장들은 인력확보문제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될 경우 대형선망어선들이 거점을 타 지역으로 옮기게 될 수도 있다”며 “이는 공동어시장, 공판장, 항운노조 모두에게 최악의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창은 대형선망수협 지도상무는 “대형선망어선의 어획물은 선어상태로 거래되기 때문에 양륙·위판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조합원 선사들이 타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피할 수가 없을 것”이라며 “어시장이 현대화사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감천항의 공판장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인력문제를 해결하고 부산시 차원에서 대체위판장 확보 등에 나서줘야 조합에서도 조합원들이 부산 관내 위판장을 이용하라고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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