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제주감귤, 이것만은 알고 먹자

기상여건에 따라 당도 달라…제때 수확한 감귤이 '제일'
천혜향·레드향·황금향 품종명 아닌 '상표명'
매해 상표 보호 위한 비용 지불하고 농협 통해 일정한 품위 기준 준수 감귤 출하
서정학 기자l승인2019.10.2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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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서정학 기자] 

날씨가 추워지면 달달한 감귤의 맛이 생각난다.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감귤, 우리들은 이 감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식품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올바르게 소비하라는 취지에서 국내 감귤 주산지 제주에서 감귤에 대해 알아봤다. 제주감귤, 이것만은 알고 먹자.

# 국내 감귤 품종 40여가지…온주밀감 주로 재배 

감귤의 종류는 얼마나 될까? 감귤은 세계적으로 100여개의 나라에서 2000여종이 재배되고 있다고 알려진다. 국내에선 400여종이 있으며 40여 품종이 주로 재배된다. 

이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품종은 밀감류인 ‘온주밀감’이다. 손바닥보다 작고 껍질을 쉽게 벗길 수 있어 대부분 생과로 먹는다. 제주도의 노지에선 대부분 온주밀감이 자란다. 

밀감류와 오렌지류를 교배시켜 만든 ‘탄골류’ 중에는 ‘부지화(한라봉)’, ‘세토카(천혜향)’ 등이 국내에서 주로 자란다. 밀감류는 자연재배하면 10~12월에 수확하는 데, 이보다 수확시기가 늦어 이듬해 2~3월이 넘어서도 수확하는 부지화와 세토카 등의 품종은 ‘만감류’라고도 부른다.

제주에서 재배되는 대표적인 만감류 품종은 부지화와 세토카, 감평(레드향), 베니마돈나(황금향) 등이 있다.

# 천혜향·레드향, 품종이 아니라 상표명!

천혜향과 레드향은 더 이상 생소한 이름이 아니다. 2010년대부터 제주에서 만감류 생산이 늘어나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알게 됐다. 그러나 이것이 ‘품종명’이 아니라 ‘상표명’이란 걸 아는 사람은 적다.

감평과 세토카, 베니마돈나 품종에 각각 ‘레드향’과 ‘천혜향’, ‘황금향’이란 상표명을 등록한 건 제주감귤 생산자 단체, 농협 등으로 이뤄진 ‘제주감귤연합회’다. 감귤연합회가 각 품종의 고유한 특징을 살려 이름을 짓고 상표명을 등록한 것이다. 일례로 감평은 껍질색이 붉고 향이 강해 레드향, 세토카는 천리를 가는 향을 품고 있다고 해 천혜향으로 이름 지었다. 연합회는 2016년에 감귤 통합브랜드 ‘귤로장생’도 등록한 바 있다. 이는 같은 품종이라도 제주라는 특정한 지역에서 재배되는 감귤의 차별화를 이뤄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다.

문제는 이 같은 상표가 제한 없이 마구잡이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출원상표는 감귤연합회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의 많은 생산자와 소비자들이 이러한 인식 없이 레드향과 천혜향, 황금향 등을 마치 보통명칭처럼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상표의 식별력과 가치를 떨어뜨린다. 감귤연합회와 제주농가는 상표에 걸맞는 수준의 감귤 재배를 위해 노력하는 데, 다른 곳에서 저품위의 감귤에도 같은 이름으로 판매해 전체 상표 이미지가 나빠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에 대해 김동륜 농협경제지주 제주지역본부 감귤지원단 팀장은 “감귤연합회는 천혜향과 레드향, 황금향의 상표권을 갖고 매해 상표 보호를 위한 비용을 내고 있으며, 농협을 통해 일정한 품질 기준을 준수한 감귤을 출하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표가 보통명칭화 되면 상표권 보호가 어려워지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를 제대로 알아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 무조건 노란 귤이 맛있을까?…감귤 당도 기상여건에 따라 많이 달라져

소비자 입장에선 감귤의 맛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소비자들은 당도가 높은 감귤을 선호한다. 노란 과피색의 감귤이 더 맛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농업인들은 무조건 노란 귤이 맛있는 게 아니라 녹색이 섞였어도 제때 수확한 감귤이 제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한 일부 농가에서는 감귤의 과피색을 더욱 노랗고 광택이 나게 하려고 착색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어 완전히 노란 귤이 무조건 좋은 귤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울러 소비자들은 같은 곳에서 구매한 감귤의 맛이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 걸 경험해봤을 것이다. 이는 농업인이 최선을 다해 재배해도 기상여건에 따라 감귤의 당도가 크게 변할 수 있어서다. 감귤의 당도를 높이려면 수확하기 수개월전에 단수를 통해 물 공급을 조절해야 하나 올해와 같이 태풍이 연달아 오는 경우 잦은 비로 당도가 낮아질 수 있다.

이정아 최남단 체험감귤농장 대표는 “감귤 맛은 재배기간의 기상여건과 수확시기 등에 따라 달라진다”며 “노란 과피색이 반드시 높은 당도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며 제때 수확한 감귤의 맛이 제일이다”고 강조했다.


서정학 기자  sjhgkr@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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