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한우 산업에 긴장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인식이 산업 전반에 퍼지고 있다. 

사육마릿수 증가 등 내부 요인은 물론이거니와 수입 소고기의 공격적 마케팅과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 변화 등 외부 요인에 의한 다변화 압박이 한우 산업의 크나큰 긴장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미 수입 육류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장벽은 무너진 지 오래다. 과시적 소비에서 실용적 소비로 변화하며, 품질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합리적 가격인지가 하나의 중요한 소비 기준으로 자리하고 있다.  

주로 특별한 날 구이용으로 소비하던 소고기가 이제는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육류로 인식되는 것도 가격에 대한 민감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한우가 가격적인 면에서 좀 더 유연해져야 하는 이유다.

고급육 전략만을 내세우는 것이 장기 생존 전략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은 소고기 자급률의 지속적 하락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고급육으로 한우를 소비하는 이들이 여전히 많지만 새로이 유입되는 소고기 소비층을 공략하지 못하면 수입 소고기에 많은 부분 자리를 내어줄 수밖에 없다. 

고급육 시장과 중급육 시장으로 이분화해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은 그동안 계속해서 제기돼 왔지만 이제는 더 이상 가볍게 들어선 안 된다. 회식이 아니어도, 상견례 자리나 중요한 약속 자리가 아니어도 즐길 수 있는 부담 없는 가격의 한우고기 생산을 위한 고민도 필요한 때다.

개체 능력을 조기에 판별해 고급육과 중급육용으로 나눠 사육하면 불필요하게 장기 비육할 필요도 없어 생산비가 절감되기 때문에 농가 입장에서도 손해 볼 것 없는 방법이다. 

물론 특별한 날 격식 있는 자리에서 좋은 한우를 먹는 것은 자랑일 수 있겠지만, 일상에서 한우고기를 먹는 일이 누군가에게 자랑할 만큼 어려운 일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한우 먹지’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날을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