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얼마전 개인 휴가로 프랑스 파리와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다녀왔다.
 

20여년만에 찾은 두 도시는 20살의 기억과는 다른 곳이 돼 있었다. 제자리에 있는 것은 센느강과 몬주익 분수쇼 정도였다.
 

그때의 감흥과 그때의 풍광이 아닌 불혹이 되어 맞는 새로운 기억으로 자리 잡게 됐다. 스무살의 내가 관광지와 문화에 집중했다면 불혹의 나는 축산 기자로서 각 도시의 식음료와 식육문화 등 식품 트렌드에 어쩔 수 없이 주목하고 있었다. 
 

파리의 첫날 밤 친구들과 가볍게 맥주 한잔을 하려고 들른 한 카페는 많은 생각을 하게했다. 불어로 쓰인 메뉴라 메뉴를 확인하지 못하고 옆 테이블의 안주를 흘긋거리며 주문을 마쳤다. 맥주 두병을 시켜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고 계산을 하려 보니 다소 높은 가격이었다. 파리의 물가려니 하고 나와 다음날 다른 곳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그 카페의 가격이 20% 이상 높다는 것을 알게 됐다.

호텔 앞 카페였던 터라 다시 들러 유심히 보니 유기농 제품만을 판매하는 유기농 카페였다. 다시 들어가 제대로 주문을 하고 주인과 대화를 나눴다.

카페의 모든 식재료는 유기농이고 맥주 등 주류도 모두 유기농이었다. 테이블의 소금, 후추까지 모두 유기농이었고 유기농 직물이나 꿀 등을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었다.
 

카페 주인은 유기농 카페가 채식주의자나 건강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찾는 특별한 카페가 아닌 파리 전체에 흐르고 있는 유행이라고 소개했다. 무심코 찾은 우리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일반 카페와 비슷한 메뉴와 맛이었다.

유기농이기 때문에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을 위한 메뉴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일반 카페와 같이 맛있고 보기 좋은 메뉴가 있다는 것에 고민이 시작됐다.

유기농은 아직도 소비자의 이면을 말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유기농을 구매하겠다고 대답하지만 실제 구매를 할때는 가격이 높은 유기농을 구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매대에 유기농 제품만 진열 된다면 어떻게 될까.

지난달 미국에서 찾은 한 대형마트에는 유기농, 동물복지 축산물만 있었고 일반 축산물은 아예 없었다.
 

유기농이 대세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전세계 식품시장에 흐르고 있는 트렌드이고 이것은 단순한 유행이 아닌 건강에 주목하기 시작한 소비자들의 생각이 반영된 유행이라는 것을 우리도 인식하고 변화를 준비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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