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만 쏙쏙 뽑아 훌륭한 식품원료로 각광

[농수축산신문=송형근 기자] 

식품원료 소재 활용 기술 개발 

단백질 성분 분말로 만들어
물에 완전히 녹아
다양한 식품에 쉽게 사용 가능
소량으로 단백질 함량↑

소비자 인식 개선·판로확대 기대

풍미·식감은 개선해야

 

식용곤충은 오래전부터 미래 대체식량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아직 식품원료로 사용하기에는 소비자들의 혐오 인식이 높아 풍미, 식감 등을 높여야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5월 발표한 ‘2018년 곤충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곤충 사육농가는 2015년 724가구에서 2016년 1261가구, 2017년 2136가구, 지난해 2318가구로 4년 사이 3.2배 증가했다. 곤충 관련 매출액 또한 2015년 162억원, 2016년 225억원, 2017년 345억원, 2018년 375억원으로 같은 기간 2.3배 늘어났다. 하지만 대부분 농가가 개별로 판매하는 등 유통체계는 미흡했으며 패널, 비닐하우스 등의 시설에서 사육·가공하는 등 시설 현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곤충 관련 매출액 400억대 시장 진입이 가시화되자 정부와 국회, 지자체 등이 곤충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앞다퉈 노력을 다하고 있다. 농가 단위의 곤충 사육이 꾸준히 늘고 식품 원료로 활용이 가능한 기술 등이 개발되자 정부와 지자체가 식용곤충 인프라와 유통망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단백질만 추출해 식품원료로 활용할 수 있어

▲ 쌍별귀뚜라미

농촌진흥청은 최근 식용곤충 중 하나인 쌍별귀뚜라미에서 뽑은 단백질 성분을 농축해 식품원료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쌍별귀뚜라미가 갖고 있는 단백질 성분만을 가수분해한 뒤 농축해 식품원료로 활용한 것으로 식용곤충을 그대로 넣거나 분말로 넣었을 때 잘 녹지 않아 식감과 맛에 영향을 주는 점을 개선할 수 있게 됐다.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발효가공식품과 연구팀에 따르면 먼저 소재의 저장성과 성분 함량을 높이기 위해 쌍별귀뚜라미 내 지질 성분을 제거한 뒤 시판 중인 단백질 가수분해 효소를 처리해 적정 온도에서 농축 후 건조시켜 분말로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분말의 단백질 함량은 78.9%로, 쌍별귀뚜라미에 들어 있는 60∼70% 수준의 단백질보다 많다. 또한 단백질 성분을 가수분해한 뒤 분말로 만들어 물에 완전히 녹을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식품에 쉽게 사용할 수 있고, 적은 양으로도 단백질 함량을 높일 수 있다.

특히 공정에 의한 원료 성분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분석한 결과 지질과 아미노산 등 총 23종의 대사체 물질에서 변화를 보였다. 인지질(LPE)과 잔틴 성분은 착유 과정을 거치며 각각 14.2%, 2.7% 줄어 건조 분말보다 물에 잘 녹았다. 티로신, 글루타민산, 페닐알라닌 등 아미노산과 그 유도체는 6.6% 늘어 맛과 영양이 개선됐다.

최준열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발효가공식품과장은 “식용곤충은 높은 영양성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인식 등으로 판로확대에 어려움이 있는게 사실”이라며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이 같은 어려움를 해소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곤충산업 발전 위한 지자체의 노력

▲ 경북도 관내에서 생산되고 있는 식용곤충 가공품.

경북도는 관내 식용곤충 사육농가의 판로 확대 지원을 위해 지역행사와 연계한 유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 열렸던 ‘경북 농식품 산업대전’, ‘2019 대구·경북 농산물 상생장터 화합한마당’, 이달 초 대구에서 진행된 ‘경북도 친환경농산물 품평회’ 등의 행사에서 식용곤충의 우수성에 대해 집중 홍보했다.

경북도는 암 환자 면역력 향상 효과가 입증된 갈색거저리(고소애), 피부 노화 억제·보습 개선 등에 도움이 되는 흰점박이꽃무지(굼벵이) 등 식용곤충에 대한 마케팅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충북 괴산군은 곤충 표준사육시스템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하고 농가들이 생산하는 균일한 품질의 곤충을 일괄 수매해 가공한 뒤 판매하는 유기곤충산업 클러스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곤충산업을 미래성장산업으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활동하는 김종회 의원(무소속, 김제·부안)은 지난달 농촌진흥청 국정감사에서 곤충산업의 도약을 위한 선결과제로 △곤충농가 사육시설 규모화와 현대화 △대량사육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 △해외시장 개척 등 대량 소비시장 창출 Δ지역별 분산되어 있는 소비·유통 체계 고도화 △식용곤충에 대한 선입견 해소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곤충산업법 제정과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국내 곤충 연구기관들의 협력체계 강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전문기업, 사육농가 등 산·학·연 등이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 의원은 “곤충산업은 미래 고부가가치 성장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선진국들은 오래 전부터 시장 선점을 위한 연구개발과 산업화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또한 뒤처지지 않도록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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