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 먹거리의 '지속가능' 실현의 장

[농수축산신문=서정학 기자] 

‘농부시장 마르쉐@(이하 농부시장)’에선 농업인은 물론 소비자를 위한 다양한 활동도 진행된다. 소비자는 농부시장에서 생산자와의 소통으로 농업과 먹거리에 대한 이해를 높이면서 여러 워크숍과 교육에 참여해 친환경적인 삶의 방식을 체험할 수도 있다. 농부시장에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아봤다.


(상) 생산자 위한 마케팅·실험·협업의 장

(하) 자연스러운 식문화 체험·교육의 장
 

▲ 농부시장 마르쉐에선 쓰레기 발생을 줄이기 위해 식기구를 대여해주고 소비자에게 개인 식기구를 들고올 것을 권장하고 있다

# 생산자 믿고 안전한 농산물·먹거리 구매

소비자들은 농부시장에서 믿을 수 있는 농산물과 먹거리를 구매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농부시장에 참여하는 생산자들은 친환경적인 농법으로 재배한 농산물과 제철 먹거리를 주로 공급한다. 아울러 생산자들은 이 같은 농산물이 어떻게 재배됐고 무엇에 좋은지 소비자에게 적극 설명하고 시식을 권한다. 이처럼 생산자와 얼굴을 맞대고 농산물과 먹거리에 대한 설명을 들은 소비자는 ‘믿고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이란 신뢰를 갖게 되고, 이는 곧 구매로 이어지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농부시장 마르쉐@ 혜화’를 찾은 이예림 씨는 “농부시장에서 농업인들이 적극적으로 농업과 농산물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모습을 보면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정도”라며 “그런 농업인과 그들의 농산물은 믿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농산물을 구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 지난 10일 농부시장을 찾은 이예림씨와 심지향씨는 농부시장의 생산자들을 믿고 자주 농산물을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친환경·지속가능 가치 실현하는 장으로 기능

농부시장은 친환경·지속가능성 등 농업과 먹거리와 관련된 가치를 실현하는 장이 되고 있다.

(사)농부시장 마르쉐(이하 마르쉐)는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면서 농부시장을 운영한다. 농부시장에서 1회용 식기나 봉투를 일절 제공하지 않으면서 소비자에게 개인 식기구나 장바구니를 가져오도록 권장하는 식이다. 농부시장에서 발생한 음식물 쓰레기를 모아 농가에게 퇴비로 사용하도록 제공하기도 한다.

아울러 마르쉐는 이벤트팀으로서 친환경 세제를 무료로 리필해주는 등 친환경 제품을 공급하는 단체의 농부시장 참여를 장려하고 있다. 농부시장에서 ‘토종이 참! 좋더라’ 워크숍, ‘우리는 1회용이 아니니까’ 교육 등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농업과 식문화를 주제로 한 워크숍과 교육활동을 진행하는 것도 마르쉐의 주요 사업이다.

이처럼 1차 생산물과 가공품만이 아니라 농업과 먹거리와 관련된 여러 가치를 전하는 활동을 겸하면서, 농부시장은 특히 가치를 실현하고 소비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2030세대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농부시장에 참여했던 김인식·김귀연 부부는 “평소에 건강한 식문화와 친환경 활동에 관심이 많은데도 일상에서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우리와 같은 많은 사람들이 농부시장 마르쉐에 와서 가치 있는 활동에 참여하고자 하는 욕구를 실현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 환경과 먹거리에 관심이 많은 김인식(왼쪽)·김귀연 부부는 친환경적인 가치를 실현하는 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 농부시장 마르쉐를 매번 방문하게 된다고 말했다.

# 도시 곳곳에서 ‘자연스러운 식문화’ 질문 던져

마르쉐는 시장 모델을 일상에 보다 가깝게 확장하면서 도시 곳곳에서 ‘자연스러운 식문화’가 무엇인지 소비자에게 자문하도록 하고 있다.

마르쉐는 농업인과 요리사, 수공예가 등이 다양하게 참여하는 농부시장 외에도 농업인 위주의 ‘채소시장’도 운영한다. 채소시장은 농부시장보다 소규모인 반면 월 2회씩 각각 다른 장소에서 열린다. 올해 채소시장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과 마포구 합정동에서 매달 열렸다. 소비자는 채소시장에서 농산물 구매와 함께 요리사가 채소시장의 농산물을 이용해 만든 식사를 먹거나, 마르쉐 운영진과 채소시장의 농산물로 함께 요리를 해 먹는 모임 등에 참여할 수 있다.

마르쉐는 이처럼 도시장터의 모델을 확장하면서 도시민들이 일상에서 농산물과 먹거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관심을 갖도록 하고 있다. 직접 밥을 해 먹기보다 외식하는 날이 더 많고 즉석식품의 수요도 늘어나는 시대에 소비자들로 하여금 농산물이 먹거리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체험하도록 해 ‘자연스러운 식문화’란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하는 것이다.

이보은 마르쉐 상임이사는 “마르쉐는 농부시장과 채소시장을 통해 소비자가 ‘자연스러운 식문화’가 무엇인지 돌아보도록 하고자 한다”며 “소비자가 식탁에 올라온 농산물과 음식이 어떻게 재배되고 조리되는지 알면 자연스럽게 생산자에게 감사하게 되고, 생산자를 배려하는 삶과 식문화를 이루게 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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