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효율·육질개선 '두마리 토끼' 잡아

[농수축산신문=송형근 기자]

▲ 원천농장 전경.

서울에서 건축 설계 일을 하다 1300마리가 넘는 한우를 기르는 아버지의 사육 노하우를 배우고자 경북 안동으로 내려온 36세의 한 청년이 있다. 이승준 원천농장 대표는 아버지인 이재환 대표가 키워온 농장을 함께 관리하며 소 보는 방법, 사양관리 방법, 성적개선 등의 다양한 노하우를 습득하고 있다.

 

원천농장은?

▲ 원천농장은 육성구간에 양질의 건초를 혼합한 조사료를 먹이면서 사료효율 개선을 이룩했다.

원천농장이 1000마리 이상의 대규모 사육 농가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이재환 대표의 과감한 선택 덕분이었다고 한다. 

이승준 대표는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경제 위기 때 송아지 가격 또한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 아버지인 이재환 대표는 위기를 기회삼아 대규모 투자를 결심하고 당시 송아지를 집중적으로 매입했다”며 “이후 500여마리를 사육하는 농장으로 빠르게 성장시킨 뒤 10여년 전부터는 농장의 사육체계를 정립해 1000마리 이상의 사육량을 꾸준히 유지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사육농가로 거듭난 원천농장은 사육성적과 사양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농협사료 대표농가’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육성구간 집중관리로 조기 출하 이끌어내

비육전문농장들은 보통 대부분 30개월령 이상의 한우를 출하하지만, 원천농장은 이보다 2~3개월 가량 빠른 27~28개월령의 한우를 출하한다.

이승준 대표는 “육성구간 집중관리를 통한 조기 출하로 농장의 회전율을 높이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농협사료 경북지사의 사료 배합비 컨설팅과 아버지로부터 전수 받고 있는 사양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료를 먹이고 있다”고 말했다.

원천농장은 육성구간에 티모시, 알팔파 헤이, 연맥, 옥수수 사일리지 등 양질의 건초를 일정비율로 혼합해 TMR(완전배합사료) 믹서에 넣어 발효한 혼합 조사료를 먹이고, 비육 후기에는 사료와 볏짚을 무제한으로 먹이고 있다. 비육 전기 사료는 짧게, 비육 후기 사료는 길게 먹이는 것이 특징이다.

조기 출하의 가장 큰 단점은 성적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인데, 원천농장은 매월 사료 이용물량이 평균 250톤에 달할 정도로 많은 양의 사료를 먹이고 있다. 이러한 덕분인지 원천농장은 출하 시 평균 생체중 760kg, 등심단면적은 90㎠를 기록하고 있으며 60% 이상의 1+등급 이상 출현율 약 6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승준 대표는 “사료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다보니 사육과정의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다”며 “건초매입 루트를 다양화, 규모화해 구매 비용을 줄이고 육성구간에는 배합사료보다 혼합 조사료를 더 먹인 것이 원가절감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절감한 원가는 첨가제 구매 등에 투자하고 있어 사료효율과 육질개선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가 행복한 농장 만들어야

이승준 대표는 사람이 살기 위해 소를 키우는 것이 아닌 소와 함께 더불어 살기 위해 소를 키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승준 대표는 “여름철 소들의 스트레스를 줄여주고자 우방 내 생석회와 발효제, 수분흡수제 등을 살포해 바닥 관리에 신경을 쓴다”며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음수대의 주기적인 청소를 실시하고 있으며 폐사율을 줄이기 위해 청결한 사료 보관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끝>

 

[Mini Interview] 이승준 원천농장 대표

“나만의 브랜드 만들어 유통사업에도 도전하고파”

▲ 이승준 원천농장 대표

이승준 원천농장 대표는 2017년 아버지의 농장이 있는 경북 안동 지역으로 내려오면서 잘 키운 한우를 직접 판매하는 활동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의 사육 노하우를 전수받아 소들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고 성적이 우수한 한우를 출하하는데 그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변화하는 유통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원천농장만의 특성화된 브랜드를 만들어 유통 사업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원칙을 지키며 농장의 내실을 다진 뒤 경북 지역 내 다양한 청년농업인들의 조직 활동에도 참여해 정보 공유를 통한 네트워크 구축에도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3년차 축산인으로서 아직 나아갈 길이 많다”며 “신구조화가 어우러진 원천농장을 만들어 향후 지역 축산업 발전을 위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진지한 자세로 축산업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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