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홍정민·안희경·이문예 기자] 

낙농
원유생산량 소폭 증가
농가수는 여전히 감소세

 

동물약품 
소독약품 수출 증가로
수출액 3억달러 달성 전망

 

올해 한우는 높은 도매가격에도 불구하고 안정적 사육기반 확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낙농은 농가수가 여전히 감소하는 속에서도 호당 사육마릿수가 증가하고, 원유생산량도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양돈은 국내에서 첫 ASF(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으로 농가들의 일상과 인식을 바꿔놓고 있으며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지속 발생하면서 향후 대응도 주목되고 있다. 가금은 공급과잉으로 고질적인 수급불안문제가 올해도 여전히 지속됐다.

배합사료와 동물약품 부문은 녹록하지 않는 업계 내외부 상황에서도 생산량 증가, 수출확대 등을 통해 선전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 안정적인 사육 기반 확보 노력

▲ 올해 한우업계는 한우산업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제도 마련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올해 한우업계에는 즐거움과 불안감이 공존했다. 한우 농가들은 높은 한우 도매가격에 방긋 웃다가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울상을 지었다.

한우 사육마릿수가 계속해서 300만마리를 넘어서는 상황에서도 한우 도매가격은 kg당 1만7000원 선을 유지하며 예년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사육마릿수 증가에도 도축마릿수는 정체해 ‘이렇게 가다간 언젠가는 산업이 무너진다’는 위기감이 고조됐다. 

이에 올해 한우업계는 한우산업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선제적 수급조절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WTO(세계무역기구) 개도국 지위 포기에 맞서며 정부에 한우산업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제도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한우 생산자 단체인 전국한우협회는 송아지 생산안정제의 개편과 비육우 경영안정제 도입 등을 지속적으로 주장하며 한우농가들의 보다 안정적인 사육 기반을 확보하고자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한우 농가들은 미허가축사 적법화나 퇴비 부숙도 검사 의무화 등 지속적으로 밀려드는 축산업 규제와도 맞서 싸워야 했다. 관련 문제점들을 계속해서 짚어나가며 토론회, 간담회 등을 열어 정부와 접점을 찾고자 노력했다.

 

낙농, 원유생산량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

올해 원유생산량은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원유생산량 추이에 따르면 10월까지 누적 원유생산량은 일평균 5633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약 0.4% 늘어난 상태다. 11월과 12월 원유생산량도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올해는 전체적으로 원유생산량이 1% 내외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농가수는 여전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분기까지 낙농가수는 약 6274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50마리 이상 낙농가수가 1.5% 줄어 규모화된 농가들의 폐업도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총 사육마릿수는 올해 3분기까지 40만3485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줄어들었다. 호당 사육마릿수는 64.3마리로 지난해보다 1.6% 늘었다. 호당 사육마릿수는 몇 년째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원유와 유제품 국내소비는 10월 기준 356만8514톤으로 지난해보다 1% 가량 늘었다. 주요 유제품 소비를 살펴보면 치즈가 지난해보다 7.6% 늘어나면서 13만8450톤을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효유도 지난해보다 3.8% 소비가 늘어나면서 49만4568톤을 기록했다. 고무적인 것은 시유 소비가 지난해보다 1% 이상 늘어난 것으로 백색시유 보다는 가공유의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양돈, ASF 영향 커

양돈은 지난 9월 파주에서 ASF(아프리카돼지열병)가 발생하면서 산업계 전반이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게다가 회식 감소, 주52시간 근무 확대, 이베리코 등 수입 돈육의 판매 강세에 더해 HMR(가정간편식)의 수입 돈육 이용 확대 등으로 국내산 소비위축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양돈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양돈 총 사육마릿수는 1140만 마리, 출하마릿수는 1765만 마리로 지난해 보다 각각 0.6%, 1.7% 증가했다. 그러나 출하 마리당 가격은 34만8000원으로 지난해 37만9000원 보다 8.2% 감소했다. 수입물량은 39만5000톤 수준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를 기록한 46만3000톤 보다는 14.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SF로 이동제한이 장기화되면서 이에 따른 분뇨 처리 문제와 밀사가 지역별로 심각하게 대두되기도 했다. 또한 사료업체나 수의, 시설·기자재 업체 등의 컨설팅이나 방문 활동에 제약이 뒤따르고 후보돈 도입 중단과 모돈 갱신 소홀 등으로 생산성은 하락됐다. 한돈의 품질 문제를 비롯해 대체육 이동 등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가금, 수급불안 골머리

▲ 올해도 가금류의 수급불안정성은 여전했다. 공급과잉을 해소할 수급조절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가금산업은 올해에도 고질적인 수급불안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육계업계는 1년 내내 공급 과잉의 늪에서 허덕였다. 연중 최대 대목이라 불리는 복철마저도 닭고기 공급 물량 과잉과 소비 둔화가 맞물려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산란업계도 올해 산란계 사료 판매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수준을 육박했다. 산란계 사육마릿수가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다.

가금업계에서는 ‘계속 이렇게 가다간 공멸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농가 자율에 맡긴 수급조절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수급조절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또한 올해 가금업계는 ‘안전한 먹거리 확보’라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해야 했다. 지난 2월 23일에는 난각 산란일자 표시제가 시행됐고, 내년 1월 1일부터는 닭·오리·계란에 대한 이력제가 시행된다. 내년에는 가정용 계란에 대해선 선별포장업 허가를 받은 선별포장업장을 반드시 거쳐야 해 이를 위한 농가들의 준비도 분주하다.  

오리산업은 올해 휴지기의 어려움에서 비롯된 수급불안 속에서도 산업발전을 이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오리 생산액은 1조 3269억원으로 전년 8747억원 대비 무려 5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최고조였던 1조 4000억원의 생산액에 버금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배합사료, 생산량 늘었지만 영업이익률 최저

올해 배합사료 생산량은 ASF 발병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3%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ASF 발병으로 경기도 일대의 돼지가 살처분 됐음에도 양돈사료는 지난해보다 4.3%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11월까지의 누적 생산량은 622만8614톤으로 전체 축종 중 육계를 제외하면 가장 많이 늘어났다. 양계사료는 지난해보다 4% 늘어났다. 육추는 지난해보다 3.1% 가량 줄어들어 잠재 생산력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지만 산란계는 4% 가량 늘어났고 육계사료는 5.1% 가량 늘어나면서 사육마릿수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몇 년간 하락세를 지속했던 낙농사료는 지난해보다 0.9% 줄어들면서 보합세를 보였다. 비육사료는 3% 이상 늘면서 사육마릿수가 늘어났음을 입증했다.

이같은 배합사료 생산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사료업체들은 올해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는 후문이다. ASF 발병으로 경기도권 양돈 대군 고객을 잃게 된 사료업체는 물론 경기도일대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는 소문이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1% 이하로 떨어지면서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2%대의 영업이익률에도 어려움을 호소했던 사료업체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부 업체는 낮은 영업이익률로 인수합병이 무산되는가 하면 대대적인 인원감축을 감행하며 경영비 절감에 나섰다.

 

동물약품, 수출 3억달러 달성 가능

한국동물약품협회에 따르면 세계 동물약품 시장규모는 2008년 191억달러에서 연평균 6%이상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보여 지난해에는 340억달러 수준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는 아직 최종 집계가 어렵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 ASF 발생으로 축산업 경기 전반의 침체로 어려움은 있었지만 동물약품은 예년 수준의 성장은 가능하다는 평가다.

특히 소독약품 시장이 평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수출액도 지난해에 비해 다소 증가하면서 올해 정부 목표인 3억 달러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국내 내수금액이 세계시장의 약 2% 수준밖에 점유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동물약품 산업발전을 위해선 세계시장을 향한 수출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