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기해년, 60년 만에 찾아온 황금돼지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올해는 황금돼지의 기운을 받아 재물이 넘치고 큰 복이 올 거라는 기대와 달리 역대급 파고로 농축수산업계 모두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연초부터 월동무 가격이 폭락한 것을 시작해 기상호조로 주요 농산물의 작황이 호조를 보이면서 마늘, 양파, 대파 등 주요 채소류 가격 폭락사태가 이어졌다. 버티다 못한 농업인들은 근본적 채소수급대책을 세울 것을 요구하며 ‘채소값 폭락 대책 촉구 농업인 총궐기대회’ 등 연일 시위를 이어갔다.  
 

또 지난 가을에는 링링, 타파, 미탁 등 태풍 3개가 연달아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농업, 농촌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태풍으로 침수와 낙과 피해가 발생하면서 출하를 앞둔 농업인의 속은 타들어갔다.
 

축산업계는 지난 9월 우려했던 ASF(아프리카돼지열병)가 국내에서도 첫 발생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다행스러운 것은 발생 초기 신속한 대응으로 전국 확산을 막았으며, 초기에 민간농장에서 14건의 질병이 발생된 이후 추가로 발생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 멧돼지 전염 사례는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지만 축산농가와 정부, 축산관련 단체와 업계의 협업으로 농장에서의 추가 발생은 철저하게 막아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바이러스 점차 남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긴장의 끈은 놓으면 안되는 상황이다. 축산업계는 올해 많은 논란을 일으킨 미허가축사 적법화 문제는 어느정도 마무리했으나 내년 3월 도입되는 퇴비부숙도 검사 의무화란 숙제를 떠안고 해를 넘기게 됐다.
 

이와 함께 우리 정부가 미국 통상 압력에 굴복하고 WTO(세계무역기구)개도국 지위를 포기한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농업계 비난여론은 빗발쳤었다.

농가경제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농축수산물 가격폭락으로 신음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지막 보호막까지 걷어낸다는 사실에 격분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농업인들은 농사일을 내려놓고 초겨울 찬바람을 마다하지 않고 다시 여의도로 집결했었다.
 

올 한해 농업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또 다른 이슈는 공익형 직불제 도입이었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국회에 상정된 공익형 직불제 관련 예산은 당초 농업계 요구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 2조4000억원으로 확정됐지만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낳고 있다.  
 

숨가쁘고 힘겹게 달려온 2019년, 어려운 한해였지만 잘 버티고 이겨낸 우리 모두를 격려하고 다시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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